▷잔디=번식기인 6~8월에 꽃가루를 날린다. 꽃가루는 호흡기나 눈으로 들어가 재채기·맑은 콧물·코막힘·기침 같은 비염, 천식 증상과 충혈을 유발한다. 잔디 종류는 버뮤다글래스, 티머시글래스 등 20여 가지인데, 잔디 알레르기가 있으면 모든 잔디에 반응한다. 잔디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예방을 위해 골프장, 공원처럼 잔디가 많은 곳을 피하고 외출은 오전 10시 이후에 하는 게 좋다.
한양대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오재원 교수는 "오전 10시 전에는 잔디 꽃가루가 지상 1m 50㎝까지 떠오르기 때문에 코, 입으로 흡입되기 쉽다"고 말했다. 외출하고 돌아온 뒤에는 옷을 갈아입고, 샤워를 통해 몸에 묻은 꽃가루를 씻어내야 한다.
▷곤충=야외활동이 늘면 모기, 벌, 진드기, 개미와 접촉할 시간이 많다. 곤충은 사람 피부에 붙어 침을 꽂을 때 타액을 흘리는데, 이 타액 속에는 피부를 흐물흐물하게 만드는 단백질이 들어 있다. 이 단백질이 피부 세포와 만나면 물집이 생기거나 넓게 붓는다. 전신에 염증 반응이 생겨 호흡 곤란이 오는 아나필락시스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곤충 퇴치 약을 적극 사용하고, 모기가 집중적으로 활동하는 저녁 8시 이후에는 외출을 삼가는 게 좋다.
곰팡이 알레르기를 예방하려면 비 온 다음날 외출을 자제하는 게 좋다. 비 오는 날은 습도가 높아서 곰팡이가 잘 증식하지만, 빗물에 쓸려 내려가므로 몸속에 들어올 확률이 낮다. 하지만 비가 그치면 전날 증식한 곰팡이가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몸속에 쉽게 들어온다.
▷금속=금, 은, 납, 철이 땀과 만나면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땀에 있는 염소 이온은 금속을 녹이는데, 녹은 금속이 몸의 단백질과 만나면 피부 가려움증, 따가움, 진물을 유발한다.
평소엔 괜찮다가 여름에 액세서리를 하거나 금속제 허리 고정장치가 달린 바지를 입었을 때 증상이 나타난다면 금속 알레르기가 의심된다. 안경테를 고를 때는 니켈 등의 금속 성분이 없는 플라스틱 소재를 고르는 게 좋다.
▷햇빛=자외선이 피부의 표피층을 통과해 상피세포를 자극하면 피부가 예민해진다. 이로 인해 가려움증, 물집, 부기, 화끈거림 등이 생긴다. 자외선은 사계절 내내 있지만, 여름에는 자외선 지수가 강한 날이 다른 때보다 훨씬 많다. 옷소매가 짧아 자외선에 직접 노출되는 부위가 많아지는 것도 문제다.
아주대병원 피부과 김유찬 교수는 "얇은 긴 소매의 옷으로 피부를 가리고, 노출되는 피부에는 자외선차단제를 발라야 한다"며 "자외선이 강한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외출을 자제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여름 식품=수박, 복숭아, 토마토, 참외 등 여름에 나는 과일·채소를 먹으면 입술이 따갑고 붓는 사람이 있다. 과일·채소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꽃가루 알레르기와 똑같은 반응이 신체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권혁수 교수는 "과일·채소 중 꽃가루와 비슷한 분자구조를 가진 것을 먹으면 몸이 꽃가루를 마셨을 때와 똑같이 반응한다"고 말했다. 피부 반응 검사를 통해 자신에게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꽃가루와, 그 꽃가루와 비슷한 분자구조를 지닌 식품을 알아두고, 섭취를 피하는 수밖에 없다.
피부가 빨갛게 달아오르거나 붓고 가려울 때는 얼음찜질, 감자 팩을 해서 피부를 진정시키는 게 좋다. 증상이 심하면 병원 치료가 필요하다. 김유찬 교수는 "항히스타민제·스테로이드제·면역억제제를 바르거나 먹으면 완화된다"고 말했다. 기침, 콧물이 심하면 천식·비염 치료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