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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의 앵무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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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한상 등록일 24.05.20 조회수 15

월요일의 앵무새

 

           정유경

 

"다시 또 월요일이야.

5일을 또 어떻게 버텨.

이번 주에도 수업은 따분하고

쓸데없이 숙제는 많을 테지.

눈치 없이 계속 장난만 치는

유치한 남자애들은 또 어떻고......"

 

운동장을 터덜터덜 걸으며 

아이들을 따라 나도

이렇게 말할 때

나는 월요일의 앵무새가 된 것 같았다.

 

앵무새는 앵무샌데

조금 특별한 앵무새다.

난 비밀이 있는 앵무새거든.

 

공을 차며 운동장을 달리는

그 애를 따라가는 내 눈길과

살짝 올라가는 내 입꼬리를 생각하며

아이들 몰래 잠깐 기뻐하다,

다시 생각해 보니

비밀이란 게 나한테만 있진 않을 것 같았다.

 

다른 아이들 중에도 몇은

나처럼 따라 말하고 있을 뿐인지도 모르는 거지.

그러면 누가?

 

순간 교문은 커다란 새장 문이 되고

새장 안으로 들어오는 앵무새들이 보였다.

제각각 말하고 싶은 뜨거운 것이 있어

가슴이 빨간 앵무새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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