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월 시집'은 서점에서 책의 분홍색이 너무 마음에 들어 읽어볼까 하며 구입했던 책이다. 곧바로 읽지는 않았고 '장기하의 금지된 예술'이라는 라디오에서 백석 시인의 에피소드가 나왔는데 김소월, 백석, 윤동주 세 시인의 연관성에 대한 스토리를 듣고 나니 김소월 시인의 시집이 생각나 읽게 되었다. 세 시인을 비교하며 설명을 하자면 김소월, 백석, 윤동주로 이어지는 활동 시기에 따라 시어의 나이도 차이가 났다. 백석 시인은 함경도 방언을 많이 섞었기에 김소월 시인과의 큰 시간적 차이는 느끼지는 못했다만, 윤동주 시인과 두 시인과의 어투, 시어는 시간의 흐름이 느껴졌다. '김소월 시집'에서 인상 깊었던 시는 '부헝새'와 '기회'였다. '부헝새'는 야행성인 부엉이가 깜깜한 바다 만을 봐 밝은 바다를 모른다는 것이었는데 마치 김소월 시인이 스스로의 미래를 암사라도 한 것처럼 독립을 못보고 별세하며 그가 노래했던 부엉이의 처지가 되었다. 신기하면서도 씁쓸했다. '기회'는 다리를 건널 수 있는 기회를 놓쳐 당신과의 만남을 하염없이 기다리기만 하는 나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기회라는 단어가 지금까지의 삶에 있어 사랑의 기회, 자기 계발의 기회 등등 수 없이 많은 기회를 지나보낸 것은 아닐까 하며 괜시리 과거를 후회하게 했다. 그래도 지금이라는 결과에 백 퍼센트 만족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실수라고 여겼던 선택지가 돌아보니 기회를 잡았던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슬픔을 좀 덜어낼 수 있었다. 나와 많은 이들이 김소월 시인을 아쉬워하는 것처럼 누군가에게 길이 기억되고 종적이 짧다며 아쉬워했으면 한다. 내 시를 혹은 무언가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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