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 탐구력이 관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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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완산고 | 등록일 | 25.05.16 | 조회수 | 13 |
현 입시제도에서 일반적으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방법은 수시의 학생부교과전형(교과)·학생부종합전형(학종)·논술, 그리고 정시의 수능 등 4가지다. 이 가운데 학종은 점점 더 중요도가 상승하는 전형이다. 학종 합격생들은 교과 적합성과 학교생활 충실도가 높고, 반수 등으로 대학을 이탈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 때문에 대학들은 학종 선발 비율을 점차 늘리는 추세다. 더불어 서울대가 2023학년도부터 정시 선발에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평가를 반영한 것을 시작으로 점점 더 많은 대학이 이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고교학점제와 함께 내신 체계가 9등급에서 5등급으로 바뀌는 2028학년도부터는 이런 경향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박정준 팀유니온 대표 소장은 앞으로의 대입에서는 ‘학생이 고등학교에서 어떤 탐구를 했고, 어떤 태도로 성장했는가’를 학생부로 증명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신 2.5등급 합격 범위는 건국대부터 서울대까지박정준 대표 소장은 공교육에서 20여 년간 진로, 진학 전문가로 일하며 전국 입학사정관 대상 의무 연수 강사 및 대학 공공사정관, EBSi 강사 등으로 활동해왔다. 덕분에 “입학사정관들을 가르치는 강사” “대한민국에서 학생부를 가장 많이 본 전문가”란 평을 듣고 있다. 그가 현재 몸담고 있는 팀유니온은 교육 격차 해소와 학생 탐구 역량 강화를 위해 모인 전직 교사들과 입학사정관들의 연합체로, 대학이나 시도교육청 등과 연계한 주제 탐구 캠프를 비롯해 학생들의 탐구 역량 강화를 위한 여러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최근에는 ‘합격 생기부 절대 원칙 탐구력’이라는 책도 출간했다. 학종에서 학생부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가요. 내신이 비슷한 경우 학생부에 따라서 대학 라인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나요. 내신 2.5등급이 학종으로 붙을 수 있는 대학의 범위는 건국대부터 서울대까지입니다. 실제로 내신 2.9가 서울대에 붙은 사례도 있고요. 학종에서 자기소개서가 폐지된 현재는 학생부가 거의 유일한 평가 자료입니다. 탐구 주제 설정, 독서, 발표 활동이 진로와 잘 연결된 학생은 내신이 높은 등급이 아니어도 상위권 대학에 합격할 수 있습니다. 극단적으로는 같은 반에서도 1등이 연고대에 불합격하고 4등이 서울대에 붙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학생부의 영향력이 큽니다. 4등 한 친구의 학생부가 그만큼 특별했다고 볼 수 있겠네요. 요즘 학종은 단순한 성취도보다 탐구력과 학업 태도를 중요하게 봅니다. 1등 학생이라도 지필 평가에만 집중하고 수행평가나 독서, 리더십 활동 등이 부족하면 학생부의 깊이가 약해 보일 수 있습니다. 반면 4등 학생이 스스로 탐구 주제를 설정하고, 대학 입학처 자료를 참고해 학과 관련 활동을 체계적으로 수행했다면 더 돋보일 수 있죠. 자신이 지원하려는 대학의 학과가 어떤 공부를 하는 곳인지 정확히 알고 활동에 임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입학사정관들이 선호하는 학생부의 공통점이 있다면요. 핵심은 ‘태도’와 ‘역량’이 돋보이는 학생부입니다. 태도는 단순한 수업 태도를 넘어, 지적 호기심과 학문에 대한 진지한 자세를 의미합니다. 특히 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스펙에 집중하다가 오히려 이런 태도를 드러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상위 대학일수록 학업 태도를 중요하게 보며, 역량 측면에서는 특히 탐구력이 중요합니다. 자기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해본 경험이 있느냐,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을 어떻게 확장해나갔느냐가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생명공학과에 진학하고 싶은 학생이 학교에서 미생물에 대해 배웠다면, 조금 더 깊이 알고 싶은 마음에 관련 책을 보고 동아리에서 이와 관련된 연구를 해본다든가 하는 식이죠. 학문에 임하는 태도가 진지하고, 호기심을 스스로 해결해본 경험이 많은 학생이 학종에서 합격하는 학생부를 만들어냅니다. 태도가 좋은 학생의 학생부에는 어떤 표현이 있는지,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해주신다면요. ‘이 학생은 정말 학교의 모든 선생님이 다 예뻐하는 아이구나’가 온몸으로 보이는 학생부가 있어요. 문체의 온도가 다르거든요. “수업 시간에 교사와 눈을 맞추며 집중하는 학생” “한 학기 동안 17번 이상 발표하며 지식을 말로 표현하는 능력이 뛰어남” “질문을 가장 많이 하며 모둠 활동에서 리더십을 발휘함” “과학적 호기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수업에 임함” 이런 문장들은 단순히 꾸며낸 게 아니라 실제 행동과 태도를 보고 적은 기록으로, 교사의 진심이 드러난다고 볼 수 있죠. 이런 학생들이 학종에서 실패할 확률은 별로 없을 겁니다. 이 대목에서 오해하면 안 되는 게, ‘학생들이 내신에 수능까지, 공부하기도 바쁜데 선생님한테 잘 보이기까지 해야 되냐’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그런데 수업을 열심히 듣고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보이는 태도인 거지, 선생님하고의 개인적인 관계로 접근하라는 게 아닙니다. 동일한 학생부로 연세대나 고려대는 떨어졌는데 서울대에 붙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사례들 때문에 학생들이 혼란스러워하기도 하는데요. 예전에는 대학별로 인재상과 평가 기준이 다소 달랐지만, 지금은 관점이 많이 통합되었습니다. 일부 대학은 평가 요소나 인재상 기준이 약간 다르기도 하고, 지원 모집단위와 경쟁률, 조 편성 등의 변수로 인해 예외적인 결과가 나올 수는 있어요. 하지만 대체로 ‘승자독식’, 즉 우수한 학생부로 여러 대학에 동시 합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목·자사고와 일반고 학생부의 차이가 있을까요. 학생부 기재의 수준이 차이 난다기보다 교육과정의 차이가 반영되는 것이라고 보는 게 맞습니다. 전국 단위 자사고(전사고)와 특목고는 일반고와 비교해 교육과정이 다르거든요. 사실 전사고와 특목고 중에서도 하나고와 민사고는 수시 중심 학교들인 반면 상산고나 외대부고는 정시로 더 많은 학생을 보내고 있습니다. 서울의 광역 자사고들도 거의 정시 중심 학교들이고요. 그런데 요즘은 이 학교들도 현역 학생들을 배려해 교육과정을 조금 더 수시에 맞춰서 짜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전엔 학부모들이 아이들에게 부담된다는 이유로 수시 중심 학교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올해는 정시 중심으로 운영하겠다는 학교가 오히려 미달이 됐어요. 광역 자사고가 수시에 조금 더 힘을 싣게 되면 교내 프로그램을 더 많이 만들려고 할 거고, 학교 활동의 차이로 인해서 학생부 기재도 차이가 날 수는 있을 겁니다. 그렇게 되면 일반고에 비해 수시에서 좋은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아지겠죠. 그럼 앞으로 입시에서 일반고가 더 불리해지겠네요. 그럼에도 많은 입시 전문가가 여전히 일반고 진학을 권합니다. 현 고등학교 1학년부터 내신 5등급제가 적용돼 10% 안에 들어야 1등급을 받는데, 자사고에서 그 안에 들어가기는 쉽지 않거든요. 수능에서 1등급을 맞는 학생도 자사고에서는 내신 4등급(9등급제 기준)이 나올 수 있어요. 자사고에서도 10% 안에 들 확신이 있다면 유리하겠지만, 불확실하다면 일반고에서 내신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교내 활동을 주도적으로 해나가는 것이 더 현명한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대가 2년 전부터 정시에도 학생부를 반영하고 있지만 영향력이 미미했는데요. 2028학년도부터는 학생부의 영향력이 더 커진다고요. 수능은 1단계에서는 등급 합으로 반영하고, 2단계에서는 백분위 합을 반영합니다. 그러면 수능이 거의 자격고사처럼 되는 거죠. 대신 학생부는 훨씬 촘촘한 정성 평가 기준이 생기고, 교과 역량 평가도 강화됩니다. 현재 서울대의 입시 방향을 보면 ‘어느 전형으로 오든 내신을 챙기면서 학교생활도 충실히 하라’는 게 분명하게 보입니다. 서울대 외에 연세대, 고려대, 한양대 등에서도 정시에서 내신을 반영하긴 하지만 대부분 정량 평가인데, 향후엔 서울대처럼 정성 평가 중심의 정시 전형을 고려하는 대학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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