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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을 때보다 나눠 줄 때 기쁨이 더 큽니다" RCY지도교사 김지인선생님
작성자 이효향 등록일 21.11.01 조회수 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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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인T

 

받을 때보다 나눠 줄 때 기쁨이 더 큽니다”  

(특집 인터뷰 / 화산중 김지인 교사)
2021년 10월 14일(목) 15:44 [완주전주신문]                                
 
전국 단위로 학생을 선발하고 기숙사를 운영하는 기숙형 자율중학교로 알려진 화산중학교(교장 심웅택).

이 학교는 매년 높은 경쟁률과 우수한 학생들을 꾸준히 배출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문학교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더해 화산면행정복지센터(면장 박도희)에 백미를 기탁하고, 성금을 기부하는 등 최근에는 지역 사회에 나눔과 봉사를 실천하는 학교로도 소문나 있다.

바로 그 중심에는 4년 동안 화산중 RCY(청소년 적십자)동아리를 이끌어온 김지인(44)교사가 있다.

그는 “받을 때보다 나눠 줄 때 기쁨이 더 크다”는 것을 강조하며, 학생들의 올바른 가치관과 인성 함양을 위해 기꺼이 텃밭이 돼 줬다.


▲ 지역사회 기부를 많이 하고 있는데요.

= 올해 8월 달에 화산면에 우리 학교 RCY동아리 학생들이 십시일반 모은 성금으로 쌀을 기탁했어요.

지역에 기부문화를 좀 더 활성화 하고, 어려운 이웃을 소중히 생각하자는 마음으로 매년 쌀을 기부하고 있습니다.

물론 지역 주민들을 위해 기부하는 것도 좋지만 작년부터 장애인복지관이라든지 사회복지설에도 기부하고, 기부처를 다양화하고 더 늘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비용 마련은 어떻게 하시나요.

= 학생들이 내는 회비로는 부족하죠. 그래서 제가 농어촌청소년육성재단, 청소년 단체 등 여러 기관이 주관하는 공모사업에 계획서를 작성해서 응모해 선정되면 사업과 연계해서 학생들과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작년의 경우, 견과와 쌀을 넣고 튀긴 오란다를 아이들과 직접 만들고 포장해서 독거 어르신들에게 드렸는데 반응이 정말 좋았어요.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모여서 만드는 게 어려워 카스테라를 구입해서 전달해 드렸습니다.
공모 준비하는데 몸은 좀 힘들지만 많은 보람이 있습니다.


▲ RCY 동아리 운영이 잘되고 있는데요. 비결은 무엇인지요.

= 처음에는 40명이었다가 60명으로 늘고, 작년에는 79명, 올해는 100명이 넘었어요. 계속 늘다 보니 이제는 학년 별로 활동을 하게 되더라고요.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모여서 활동하기 어렵게 됐는데요.

아무래도 빡빡한 학업에서 벗어나 외부 기관이나 단체 등을 방문하면서 기부를 통해 공부 외에 많은 것을 배우고, 여러 체험활동을 하며 즐거움도 느끼기 때문에 RCY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 같아요.

이제 우리 학교의 RCY는 특별함이 아닌 자연스럽게 이어가는 전통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 화산중 교사가 첫 직업인가요?

= 아니요. 원래 학부전공은 미술이고, 특수교육으로 석사학위를 받았죠.

현재 저는 학교에서 특수학급 교사를 맡고 있는데요. 예전에는 전주에서 공연, 문화예술 등 문화기획 관련 일을 했어요. 전통문화센터에서 실제 근무하기도 했고요.

일을 하다 대학원 공부를 하게 됐는데요. 문화쪽 일도 해보고 싶고, 교사도 되고 싶고, 마음이 두 갈래였죠.

고민하다 우연찮게 2006년 이 학교에서 일을 하게 됐어요.

솔직히 처음에는 숨이 막히더라고요. 자유롭고, 창의적인 공간에서 일하다 장애학생을 가르치는 전혀 환경이 다른 곳에서 근무하다보니 너무 힘들어 ‘그만둘까?’고민도 했었어요.

“그래도 제가 선택했기 때문에 견뎌보자”고 마음먹으니 어느 순간부터 익숙해져서 지금까지 교사직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제는 특수교육 관련 일에 대해 관심이 더 많아졌어요.
▲ 교사를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 언어장애학생도 있고, 폭력성을 가진 학생도 있어서 처음에는 무서워서 도망가고 싶었어요.

기억에 남는 일은 산골 중턱에 사는 친구가 하나 있었는데요.

농사지은 양파나 마늘을 뽑아와 주기도 했고, 미꾸라지도 잡아오고... 지금은 서른 살 성인이 됐어요.

많이 생각나는데요. 제 휴대전화 번호가 올해까지 018이었어요. 졸업 후에 아이들이 전화로 음악CD구워 달라고 오기도 하고 여러 부탁을 하는데요. 저는 그때마다 비싸지 않은 김이나 생필품을 사놓고 기다렸어요.

그러면 그 친구들은 올 때 마다 고사리 말린 것, 꾸지뽕 줄기 같은 것을 가지고 왔어요.
그 친구들이 가장 힘들었지만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 문화기획 관련일이 도움이 되셨나요?

= 근무 당시에는 문화사업 가운데, 주로 공연, 행사 일들을 많이 했어요. 학교에 와보니 이런 일들을 경험한 선생님이 안계셨어요.

아무래도 아이들을 가르치는 게 주 업무다 보니... 근데 저는 문화 기획 일을 해봤기 때문에 학생들과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었어요.

정말 도움이 많이 됐어요. 제가 문화기획 관련 일을 안했다면 아마도 생각의 폭이 작았겠죠.


▲ RCY활동하다보면 공부에 소홀하지 않나요?

= 부모님이 학교 올 때는 성적을 상담하기 위해서죠. 아이들의 활동에는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아요.

그런데 활동을 배울 곳이 없어요. 도덕책에 아무리 좋은 말이 나와도 우리가 실천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잖아요? 물론 공부에 크게 방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나눔과 봉사 활동을 진행해 왔는데요.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보상이 뒤따릅니다. 가령 꽃가꾸기를 한다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을 하나 주면서 좋은 활동을 하도록 하는 거죠.

지금은 아이들에게 “복지관 간다”고 하면, 자연스럽게 “아~ 작년에 했던...”이라고 대답합니다. 매해 RCY단원들은 활동에 익숙해집니다. 이런 교과목은 없어요.


▲ RCY담당교사 힘들지 않나요?

= 교장선생님께서 부탁을 해서 맡게 됐어요. 솔직히 일이긴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하겠다고 대답했죠.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을 했는데 계속하다보니 거기에다 제가 의미를 두는 겁니다. 그리고 하면 할수록 기분이 좋아지고요. 윗분들에게 인정받는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그냥 나를 아는 분이 “김지인 선생님!”하고 찾아와 부탁할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제가 안전 담당이라 소방서에서도 찾아오셔서 도움을 요청하는데 어려운 운 일이 아니기에 협조해 드립니다.

저희가 도움을 받았으면 받았지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올해로 RCY를 맡은 지 4년 됐지만 육체적으로 힘들지 않고요. 지금은 받을 때 보다 줄 때 기쁨이 커 뿌듯합니다.


▲ RCY활동 중 기억에 남는 일은?

= 도전을 많이 했는데요. 아이들과 함께 강정을 만드는 과정은 너무 힘들죠. 하지만 이 아이들에게 이러한 경험은 지금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잖아요.

사실 잘 먹어서 영양실조는 걸리지 않아도 문화를 경험하지 않아 ‘문화실조’에 걸린 아이들이 많아요.

그래서 아이들이 최대한 많이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합니다. 제가 아이들을 외부로 많이 데리고 나가는 이유죠.

어느 날, 한 친구에게 소바를 사줬는데, 처음 먹어봤다는 겁니다. 소바가 소머리국밥인줄 알았나봐요. 그 친구가 나올 때 깜짝 놀라더라고요.

아이들에게 안 가본 곳, 안 해본 것들, 그리고 하고 싶은 것들을 물어봅니다. 그리고 “제가 3년 동안 다 해줄게”라고 말해주는데요. 교장선생님께서는 기준만 넘지 않는다면 제게 다 맡겨 주십니다.


▲ 앞으로 RCY를 어떻게 끌고 가고 싶나요?

= 기본적으로 나눔이 녹아든 RCY를 만들고 싶어요. 제가 모든 명칭을 ‘공감 나눔’, ‘소통나눔’으로 붙이는 이유는 ‘나눔’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에요.

‘나눔’은 어렵지 않아요. 누구나 할 수 있어요. 그동안 면사무소, 장애인복지관에 기부하는 것 외에도 후진국에 학용품 선물상자를 보냈고, 제가 119청소년단 완주군지회장을 맡으면서 소방서와 함께 안전뉴스 경진대회에 참가하는 등 많은 활동을 했습니다.

앞으로 복합문화지구 누에 지역거점으로서 문화사업의 일환으로 나무의자를 만들어 화산천변이나 학교 진입로에 설치해 누구나 쉼터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하반기에는 새로운 일보다 그동안 해왔던 일들을 잘 마무리 하고 싶습니다.


▲ 끝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 저는 타인의 시선에 의해 살고 싶지 않아요. 내 마음이 가는대로 살고 싶습니다. 한번 뿐인 인생이잖아요.

정년이란 게 없어요. 제가 마음이 굳게 섰을 때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고 싶어요. 제가 선택한 길이 옳은 길이고, 그렇기 때문에 후회는 안할 것이고요.

우리 자녀들에게도 그렇게 말해주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교사로서 후회하지 않고, 또 “엄마는 괜찮은 사람이야”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 것을 다짐합니다.
원제연 기자
“언론사 & 단체 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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