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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말라가는 아이들과 입시제도의 굴레, 무엇이 그들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작성자 백수아 등록일 19.08.28 조회수 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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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학교의 내신 지옥, 이대로 괜찮은가

  2018년 8월 29일, S 여고 쌍둥이 시험문제 유출 사건이 온 국민에게 알려졌다. S 여고 쌍둥이 시험문제 유출 사건은 쌍둥이의 아버지인 前 교무부장이 ‘교무부장’이라는 직위를 남용해 시험문제를 유출하여 쌍둥이의 전교 등수를 올리고, 과목 성적우수상을 받은  사건이다. 사건 초기 前 교무부장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었으며, 11월 7일 구속영장이 발부되어 수사가 시작되었다.

  학부모와 학생 등은 내신지옥이라 불리는 ‘강남 8학군’에 속한 S 여고에서 이러한 사건이 일어난 것을 둘러싸고 많은 비난과 비판을 가했다. 지난 8월 29일에 사건이 시작되었지만 11월 7일에서야 구속영장이 발부된 점, 쌍둥이의 아버지인 前 교무부장이 혐의를 인정하지 않은 점, 사건 발생 시 쌍둥이 자매가 학교에 꾸준히 재학 중이며 반성이나 사과의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 모든 교사의 모범이 되어야 하는 교무부장이 이러한 일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큰 공분을 사고 있다. 공정 모임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S 여고 사태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절대 용서하지 않는 3대 비리(입시 비리, 병역 비리, 채용 비리)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사회적 파장이 매우 크고 국민들을 분노케 한 중차대한 사건”이라며 “지금까지 드러난 사건은 빙산의 일각일 뿐, 내신 관리가 허술한 학교에서는 내신 비리가 비일비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사건에 대해 분노만을 표현할 것이 아니라 이러한 상황에 이르기까지 어떠한 환경이 갖추어져 있었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 한국대학교육협회가 발표한 ‘2020학년도 대학 입학 전형 시행 계획’에 따르면 수시로 77.3%, 정시로 22.7을 선발한다고 발표했다. 우리의 입시 전형을 볼 때, 정시보다 학교 내신을 통해 대학의 문을 여는 수시가 더 비중이 크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쌍둥이의 아버지인 前 교무부장이 다른 학생들의 노력과 땀을 배신하는 행위를 한 것이다. ‘아버지라서’라는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 이유가 면죄부는 될 수 없다. 이렇게까지 행동한 이유가 무엇인지 주목해야 한다. 수시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현시점에서 내신을 따야만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는 압박감, 그 내신을 잡기 위한 치열한 사교육 경쟁,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는 중압감이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짓누르고 있는 것이 아닐까. 2005년부터 꾸준히 증가하는 내신 성적 부담으로 인한 고교생 자살과 같은 반 친구끼리도 필기를 보여주지 않는 상황들, 이러한 것을 학생들이 이겨내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학교에서 학습하며 지식을 습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친구들과의 관계, 선생님과의 관계를 통해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다. 학교는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서 본격적으로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배우는 곳이다. 경쟁 속에서 점점 척박해지고 메말라가는 관계를 바라보면서 우리의 입시 제도를 되돌아보아야 할 때가 온 것이다.

  S 여고 쌍둥이 시험문제 유출사건은 빙산의 일각일 뿐일 것이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제2의 아버지, 제 2의 S 여고 前 교무부장이 또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누구나 제도를 비판하지만, 그 누구도 실질적인 해결책은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S 여고 시험문제 유출 사건을 계기로 흔들리는 대입 제도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고찰하는 바이다.

 

 

백수아 기자

 

이미지 출처: https://news.naver.com/main/read.nhn?oid=003&aid=00088218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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