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년 10반

3-10반 학급게시판입니다. 

 

(飛上) 꿈!

  • 선생님 : 이유진
  • 학생수 : 남 0명 / 여 27명

자동피아노 (천희란) / 언어와 매체 (1학기)

이름 고결 등록일 20.08.13 조회수 14

 이 책의 초반부를 읽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난해하다'였다. 역설법이 너무 많이 사용되었고, 언뜻보면 문장들 사이의 인과관계가 보이지 않았으며, 처음부터 끝까지 독백체로 이루어져있다. 이 책은 반복적으로 나에게 질문한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이 책의 주인공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동 피아노이다. 무슨 곡을 연주해야하는지 입력만 하면 자동으로 노래를 연주한다. 각 챕터들은 클래식노트들의 넘버로 구성이 되어있는데, 주인공은 연주를 들으며 자신만의 세계속으로 빠진다. 그리고 연주가 끝나는 순간, 그 끝을 죽음이라고 생각하고 그와 동시에 또 다른 시작이라고 생각을 한다. 생각의 끝이 죽음으로 표현되는 동시에 그 끝난 생각 덕분에 삶을 살아가게 됐을지도 모른다. 각 챕터의 새로운 음악들과 함께 이 과정은 계속된다.

 책 속의 구절 중 '나는 어둠속에서 스스로를 연주하는 피아노를 상상한다. 그리고 곧, 다시 내 안에 갇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라는 구절을 통해, 또 다른 해석으로는 자동피아노는 주어진 업무를 기계적으로 충실히 이행하는 자아를 뜻하는것 같기도 하다. 주인공은 주인공의 의지와는 다르게 사회가 입력한 음악을 연주해 왔던 피아노이며, 공연이 끝나면 홀로 무대에 남겨지는 존재이다. 연주를 하는 동안만 살 수 있기에 영원히 연주가 끝나지 않기를 바라지만 어찌됐건 연주는 끝이 나고 주인공은 홀로 죽음을 맞이한다.

 음악의 끝을 죽음이라고 생각한 관점이 신선했지만, 단번에 이해하기에는 꽤나 무리가 있는 소설이었다. 일단 비유와 함축이 너무 많았고, 각 문장들의 연관성을 찾지 못해 애를 먹는 경우도 있었기에 읽는데 꽤 힘이 들었다. 하지만 어찌되었건 끝까지 읽었고, 마지막 해제 부분을 읽으면서 모든것이 다 이해가 되어 온몸에 전율이 이는것을 느꼈다. 또 읽으라면 여전히 힘들긴 하겠지만, 죽음에 대해 다시한번 고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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