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1반

배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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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하는 그대하자
  • 선생님 : 윤희철
  • 학생수 : 남 25명 / 여 0명

8.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김새별, 전애원) / 국어 2학기

이름 심수현 등록일 21.02.05 조회수 26

20대 초반 가장 친했던 친구를 오토바이 사고로 잃고, 장례를 치르던 중 친구의 마지막을 정성스럽게 보듬어주는 장례지도사의 모습을 보고 장례지도사의 길을 걷게 된 한 청년이 장례지도사 시절 누군가의 요청으로 인해 유품정리를 해주었다가 10년째 유품정리사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딱 하나 정해진 것이 있다. 그건 바로 ‘죽음’이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의학이 발달해도 아무리 착한 삶을 살았어도 분명히 죽기 마련이다. 우리는 죽는다는 걸 알면서도 삶을 살아간다. 그렇다면 나의 마지막 모습은 어떨까? 그건 나도 누군가도 알 수 없다. 그래서 우리의 마지막은 누군가에게 정리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의 마지막은 누가 정리해주게 될까?

이 책을 통해 나는 서른 편의 죽음을 보게 됐다. 보면서 눈물은 흘리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마음이 참 쓰리고 아팠던 건 사실이다. 유난히 이 책 속엔 누군가의 아버지 어머니가 참 많이 나왔다. 그리고 대부분이 고독사였다. 자식들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아 몸이 아파도 연락하지 못하고 전화를 할 때마다 늘 괜찮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결국 사는 게 바빠 한 달에 한 번 연락하게 됐던 자식들이 뒤늦게 몇 달이 지나서야 아버지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자책감에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렇게 슬퍼해주는 자식이라도 있으면 참 다행이련만,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난 후 남겨둔 돈을 찾기 위해 온 집안을 뒤집어 놓는 자식들도 나오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되기도 했다. 그리고 안타깝게 어머니를 살해한 아들의 이야기, 가족들 몰래 신내림을 받곤 홀로 살아가다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한 여자, 쓰레기장에 살고 있던 가족들, 누군가의 죽음보다는 자신들의 집값이 내려갈까 봐 전전긍긍하던 집주인들의 모습 등 다양한 이야기가 여기에 담겨져 있다. 보면서 참 안타깝고 마음이 아픈 사연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의 마지막을 정성스럽게 보내주는 유품정리사들에게 소금을 뿌리고 쫓아내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약간 화가 나기도 했다. 그들이 욕하고 소금을 뿌리는 죽음이 나의 가족 또는 지인, 나 자신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들은 알지 못한다.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유품정리사’라는 직업을 알게 되었는데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누군가가 할 수 없을지도 모르는 일을 그들은 선입견을 가지고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견뎌내며 일을 하고 있는 거니까. 누군가의 죽음의 흔적을 보는 것은, 또 그것을 지워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테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홀로 떠나는 그 길이 조금 더 외롭지 않도록 그들이 살았던 흔적을 정성스럽게 정리해 주는 그들이 있었기에 고인들도 편안하게 떠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죽음’이 가져오는 것들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그리고 소중한 사람들을 한 번 더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더 이상 쓸쓸히 홀로 죽어가는 사람이 없도록. 누군가에게 ‘죽음’이라는 두 글자로 잊히는 사람이 되지 않도록. 그리고 홀로 가는 이들의 마지막 길에 항상 그들이 함께해주었다는 걸 이 책을 통해 모두가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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