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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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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No. 54 신은철 2010.12.16 10:41
흘러가는 강물을 내려보며 그대 손잡고 만경강 가를 거닐다 나란히 강둑에 앉아 보니엠의 흘러간 노래 *‘rivers of Babylon’을 흥얼거렸네, 강 건너 저쪽과 이쪽을 함께 바라보며…… 강은 샘을 뱀처럼 기어 나와 그대와 나 사이로 흘러흘러 바다로 가고…… 그대, 길을 가다 주저앉고 싶을 때면 주저 없이 강둑에 앉아 춤추며 가는 물줄기를 한참 바라볼 일이다. 우리 땅으로 뜨는 해와 지는 해를 동에서 서으로 날아가는 저 새들을 함께 올려 볼 일이다. 공책을 뒤집어 놓고 시도 한 수 적어 볼 일이다. 잎 벗은 형제 느티나무도 옆에 잡아다 다함께 주저앉히고서…… *‘rivers of Babylon’: 70년대 말 전 세계적인 디스코 열풍 가운데 대표적인 그룹으로 인기를 누린 보니엠의 1978년 히트곡
No. 53 신은철 2010.12.06 14:26
그래요 -참 보고픈 당신 당신, 붉은 해가 하늘 내를 힘차게 헤엄치는데 형제 나무들이 뿌리를 땅에 묻고 다함께 아침 하늘을 떠받치고 있더군요. 형제 물오리들이 헤엄치는 강을 건너 평화로이 그대 있는 집엘 갑니다. 울며 웃으며 길을 가는데 낡고 허름한 또 다른 우리 집들 보이구요, 당신은 천연덕스럽게 남의 아낙이 되어 두부와 호박을 썰어 넣고 구수한 된장국 끓여 아침상을 보고 있더이다. 그래요, 처음엔 그대만이 그대인 줄로 알고 온갖 일마다 투정을 부렸지요. 그래요, 어느 날 날벼락 맞듯 **신발 한 짝을 잃어버리고, 당신 손잡고 절뚝이며 깊고 푸른 연못에 다녀온 뒤론 진정한 헛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지요. 당신은 사랑스럽다는 듯 연방 싱글거리며 창문에도 들어와 앉아있고 내 앞에 불퉁거리는 철없는 제자로도 계단 위에 손길 기다리는 허섭스레기로도 어느 겨를에 와 있습니다. 그래요, 기다리지도 않아도 당신은 곳곳에 미리 와 있고, 그래요, 마음 편히 머무르면 어디나 당신과 나의 집이 됩니다. 봄에는 봄꽃 흩날리고, 여름에는 열매 달리고, 가을 언덕엔 산국 들국 지구요, 겨울 마른 가지엔 다시 봄 눈 곁에서 눈꽃 엽니다. 그래요, 사시사철 우리 마을엔 마음꽃 지고 피고 그래요, 떨리는 맘으로 타오르는 등잔불을 불어 끈 후론 당신은 내 마음 가득 맑은 빛 한줄기로 내려앉고 날마다 내 마음은 당신을 향해 돌아섭니다. 그래요, 그래도, *참, 보고픈, 당신 * 김용택의 시 '참 좋은 당신'에서 빌려옴. **신발 한 짝: : 신화, 인류 최고의 철학, 나카자와 신이치, 동아시아, 181쪽~ 에는 '신발 한 짝'의 신화적 의미에 대해 자세히 풀이하고 있음.
No. 52 신은철 2010.12.03 09:53
*방자 유문(遺文) -사랑을 잃은 향단에게 -김대우 감독의 ‘방자전’에 부침 먼발치에서 서로를 곁눈질하며 길을 걷다가 엎어진 그대를 들쳐 업고 허둥지둥 산길을 달려 내려올 때 당신 향주머니에서 풍겨 나오는 향기에 아뜩해 산국 들국 감국 쑥부쟁이 구절초 향내 온 산하에 만발하였음을 그때는 알지 못하였지요. 해와 달은 뜨고 또 지고 세상은 또 나는 그대의 등을 밀어 절벽 아래 깊은 연못으로 떨쳤지요. 당신을 업고 산비탈을 뛸 적 **따옥이 쑥꾹새 앵매기 할미새 온갖 뭇 새들이 영원을 노래하고 있었음을 그때는 알지 못하였지요. 그때 계곡을 타고 흘러내린 그대의 꽃신 한 짝은 떠돌다 그만 얼음 속에 갇히고 땡볕 가시덤불 속에서 푸른 보리방아 찧고 그저 헤헤 웃으며 당신과 지난날을 얘기했지요. 당신은 봄 햇살 따뜻한 툇마루에 앉아 봄꽃 향기에 취해 웃고 나는 다시 당신을 등에 업고 영혼의 층층대를 오르면 그대와 세상으로 가는 길이 비로소 내 안에 있음을 이제는 다 알지요. * 서정주의 시 ‘춘향 유문(遺文)’이 있음. ** 민요 ‘새타령’에서 인용함.
No. 51 신은철 2010.11.26 09:22
다시 칠판에 시를 적으며 -신비와 저항 스물 몇 처음 교단에 서서 첫눈인양 분필가루 맞으며 나, 떨리는 손으로 칠판 가들막하게 파닥이는 청춘의 우리말로 사랑의 시를 첫사랑 우리 아이들에게 또박또박 적어 주었지. 해맑은 봄꽃 닮은 재깔이던 계집아이들 모이 물은 어미 보는 햇병아리마냥 일제히 나를 치어다보았지. 덕유산을 갓 넘어온 햇살이 환하게 얼굴 붉히며 교실 가득히 굴러다니고 있었음을 이제 막 생각이 나네. 덕유산 산꽃 들꽃 그 아이들 스스로 잘 자라서 지금은 햇병아리 같은 제 새끼들에게 먹이도 들꽃도 정성껏 물어다 주고 있겠지. 마흔 몇 나, 오늘 얼른 창문을 열고 자박자박 운동장을 질러오는 아침 햇살 한 자락 어둔 교실로 불러 들이네 칠판 가득히 사랑과 평화의 시를 다시 아로 새기네
No. 50 신은철 2010.11.16 12:13
성자(聖者) 나무들 -입동 무렵 이웃 마을은 오늘 영하의 날씨 돌아갈 집이 없는 이웃들은 찬 바닥에서 일어서질 못 하네. 아씨시의 성자가 아버지 앞에서 황금 비단 옷을 최후의 한 올까지 아낌없이 벗고 있네. 한 잎 한 잎 되돌려 주고 있네. 철이 깊어갈수록 떨고 있는 어머니 넓디넓은 품 안에 마지막 한 잎마저 되돌리고 가는 입동 무렵 우주 곳곳에 성자 나무들의 성장 기꺼운 그대들 눈부신 쇠약
No. 49 신은철 2010.11.09 16:41
늦가을 서정 한 달 내내 못 갈아입은 땀에 푹 젖은 속옷 한 자락 가을 하늘에 을씨년스레 걸려 있네. 되짚어 길을 내려가는 이들은 농익은 마음 한 자락씩 지상 위에 화사하게 깔아두었네. 그 마음 밟고 밟아 오르다보면 그대는 나는 서로에게 간절히 이를 수 있을까? 고향 산봉우리에 첫눈 오신다니 설레고 설레여라 서릿가을 뜰 위로 붕붕 뜬 마음 한 잎 한 잎 시나브로 쌓여 고이네.
No. 48 박민재 2010.11.05 16:51
안녕
No. 47 교사 신은철 2010.10.30 09:10
집에 가는 길 -또 한 번의 귀가를 꿈꾸며 나 다시 아픔을 털고 일어나 집으로 돌아가는 만경강과 함께 걸으리라 어쩌면 당신도 이미 알고 있을 장밋빛 석양 무렵의 샛길 삼례에서 전주로 가는 별 볼일 없는 바로 그 길 우리 젊은 날 짝사랑처럼 애 터지게 흔한 길 바랑엔 거친 보리 한 줌, 고운 햅쌀 한 줌 아내 몰래 넣어 걸으리라 걷다간 돌아올 철새를 위해 우거진 갈대밭에 뿌려도 주고 남는 몇 알은 나도 달게 먹으리 지는 가을 바람에 쓸쓸히 흔들리는 갈대, 억새 부푼 마음도 일일이 내 안에 쓸어 담으리 통통하게 속 차오르는 가을 배추 노란 속살을 들추어 탱글탱글 젖가슴 시큼한 탱자 노란 내음과 세월아 네월아 견주어도 보리 옆에선 발그족족 내 사랑 감들이 수줍게 볼을 밝히리 하마 그 계집애도 다시 와서 이웃마을 마당 깊은 집에 살고 있을지 집에 가는 걸 잠시 잊고선 힐끔 핼끔 무던히 해찰도 하리 그러고 나면 그대 내 곁을 스치며 날린 흙먼지도 향기로우리 그대 부옇게 멀어지는 뒷모습이 아려 마른 풀 향기에 야윈 내 뺨을 부비고 또 부비면 뒤늦게 찾아올 그리운 후회 이 길 걸어도 걸어도 하나도 슬프지 않으리 아프지 않으리 마침내 돌고 돌아 우리 집에 닿으리 그대 강 위로 저무는 해가 황홀하네 그대 머물 서녘 나라로 떠오는 해가 눈 부시리 * 하마: 바라건대. 또는 행여나 어찌하면.
No. 46 전주시민 2010.10.24 15:36
산행을 다닌지 오래된 어떤 아줌마입니다. 가끔 눈에 띄는 쓰레기가 있어 좀 맘이 편하질 않았죠..근데 몇일전 삼례중학교학생들 현장체험으로 제가가는 산에 다녀갔더군요..참가슴아픈일이죠? 학생들이 지나간자리가 너무나 어이없었죠...쓰레기들이 난리가 아니었답니다..분명 산에 오르기전에 학생들통솔자가 분명 담임선생님이였을거라 생각됩니다..어찌 배우는 학생들이 그런행동들을 하는지 지도하신선생님또한 참으로 가슴아프더군요..꼭 한번 집어야기에 이렇게 글을 올림니다...
No. 45 신은철 2010.10.20 20:47
구 름 -귀가(歸嫁) 너도 집에 돌아가니? 나도 강 건너 집에 가는 길 하늘 논 이랑이랑 새털구름 집에 가는 날 자꾸자꾸 부름 점점 파래져가는 한내 들 가을 미나리꽝 상큼한 향내 디딤널 삼아 그대 품에 포옥 안긴 듯 집에 가는 일도 잠시 잊고 데굴데굴 하늘 밭 구름 뭉게뭉게 내 맘 절로 하늘로 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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