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면 상승의 가속화, 인류의 생존을 거머쥔 열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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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홍예나 | 등록일 | 23.10.15 | 조회수 | 110 |
발등에 불 떨어진 해수면 상승, 취할 수 있는 법적 조치는 무엇일까?
지구온난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현재, 인류가 지구에 거처할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대부분은 당장 앞날의 안전이 보장되는 것만으로 안주할지 모르나 지구의 해수면은 여태까지의 기록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차오르고 있다. 우리는 아무렇지 않게 에어컨의 온도를 조절하고 있지만, 이 사소한 온도들이 지구에까지 영향을 미쳐 인류의 터전은 곧 사라질 수 있다. 남극 서남쪽에 위치한 스웨이츠 빙하를 아는가? ‘지구 종말의 날 빙하’라고도 불리는 이 빙하는 대륙 안쪽의 빙상이 무너지지 않도록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데, 지구온난화로 따뜻해진 바닷물로 인해 서서히 녹고 있다. 이대로라면 스웨이츠 빙하가 완전히 녹음과 동시에 지구의 해수면이 급격히 상승하여 해안 지역 대부분이 바다 밑으로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지난 30일 동안 녹은 스웨이츠 빙하의 양이 이전보다 두 배가량 증가해 예상보다 이른 시일 내에 인류의 위기가 발생하리라 예측된다. 비단 스웨이츠 빙하의 문제뿐만이 아니다. 남극에 존재하는 빙하가 전부 녹을 시 지구 전체의 해수면 높이는 1~3m가량 상승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이는 자유의 여신상 어깨까지 바닷물이 차오르고 지구 육지의 3분의 1이 잠기게 된다는 의미로, 지구상 약 반절의 인구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몰디브, 투발루 등의 섬나라는 2100년 안에 완전히 사라지고 베네치아, 시드니, 뉴욕, 상하이, 런던 등 주요 도시 또한 해수면 밑으로 가라앉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구온난화로 피해받는 건 인류 외 나머지 생물들도 마찬가지이다. 현재 남극은 사상 최고 기온인 20.75도를 찍었고, 이에 따라 남극의 생태계는 충격적일 정도로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 남극의 주요한 먹잇감과 바닷물을 순환시키고 온실가스를 심해로 내보내는 역할을 하는 크릴새우의 수는 급격히 감소 중에 있으며, 이를 먹이로 하는 남극의 동물들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이렇게 방대한 영향을 미치는 해수면 상승을 대비하기 위해 국제 사회에서는 탄소 배출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협약을 맺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기후 변화 협약의 가장 큰 틀이 된 파리 협정(Paris Agreement)은 2015년에 채택된 UNFCCC의 일환으로, 기후 변화에 대한 국제적인 대응을 촉진한 조약이다. 이전의 교토의정서(Kyoto Protocol)는 선진국에만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과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참여를 거부한 국가들이 많았고 실질적 효과가 미미했던 반면, 파리 협정은 모든 국가가 자국의 상황을 반영하여 참여하는 보편적 체제를 마련했다. 또한 글로벌 온실가스 배출량을 억제하고 지구 온도 상승을 2°C 미만으로 제어하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국가별 계획인 INDCs(Intended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s)를 채택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위 목표 달성이 어려우리라 예측한다. 왜냐하면 전 지구가 10년간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소 45% 줄여야 지구 온도 상승을 2°C 미만으로 제어할 수 있는데, 각 국가가 정한 국가별 목표를 전부 달성해도 2030년 온실가스 감축량은 지금보다 1% 낮아질 뿐이며 실제 모든 국가가 조약의 내용을 이행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중요한 점은, 온실가스 감축을 이행하고 있지 않은 국가 중 하나가 우리나라라는 것이다. 파리 협정 당시 우리나라는 온실가스를 2030년까지 2017년 대비 24.4% 감축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살펴보면 지난 1990년 약 6.8톤이었던 반면 2018년에는 14.1톤으로 두 배 넘게 증가했고, 같은 기간 총 배출량 역시 2억 9천 톤에서 7억 2천 톤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 때문에 국제사회에서는 우리나라를 ‘기후악당’으로 여기며, UN은 한국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7년 대비 50% 감축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국회에서 기후 위기 대응과 관련해 발의된 법안은 총 4건이다. 하지만, 기후변화에 관한 최신 연구 결과를 반영한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명시한 법안은 존재하지 않는다. 반면 기후 위기 대응에 가장 앞장서고 있는 영국의 경우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높여 1990년 수준 대비 68%까지 감축하는 안을 검토 중에 있다. 이렇게 타국에 비해 조약의 이행에 무심한 우리나라에 대해 정상훈 그린피스 기후참정권 캠페인 팀장은 “2030년 목표치를 반영하지 않은 기후 위기 대응법은 전 세계 과학계가 합의한 처방을 무시한 채 요행으로 병이 낫길 바라는 격"이라며 “유엔에서 최악의 기후위기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해마다 온실가스 배출을 7% 이상 줄여야 한다고 명시했음에도 탄소중립의 기초 틀이 되는 법안에 이러한 목표가 포함되지 않는 것은 큰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대로라면 정부가 추진하는 2050년 탄소중립 목표 역시 사상누각이 될 수 있다"라고도 경고했다. 따라서 그린피스는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확대', ‘내연기관차 퇴출 및 전기차 전환', ‘1년마다 목표 달성 검토' 등을 주장했다. 첫 번째 주장에서 재생에너지란 화석연료와 원자력을 대체할 수 있는 무공해 에너지로, 기존에 써오던 화석연료나 원자력은 지구의 한정된 자원을 사용하기 때문에 고갈될 위험이 있고 무엇보다 환경과 인체에 상당한 해를 끼치고 있는 모습인 반면, 재생에너지는 깨끗하고 고갈될 염려가 없을 뿐 아니라 무공해 재생이 가능하다. 따라서 재생에너지 사용 시 기존보다 훨씬 친환경적인 사회가 될 수 있다고 여겨진다. 다음으로, 두 번째 주장 ‘내연기관차 퇴출 및 전기차 전환’에서의 내연기관차란, 가솔린기관 ·디젤기관 ·가스터빈 ·제트기관 등의 내연기관을 동력원으로 하는 기관차로, 화석 연료에 의존하고 높은 배기가스를 배출하며 에너지 효율이 낮기 때문에 자원고갈, 환경 파괴 등의 위험이 있다. 따라서 그린피스는 내연기관차 대신 전기차를 이용할 것을 주장한다. 전기차는 전기를 동력으로 하는 자동차이다. 이는 화석 연료의 연소로부터가 아닌 배터리에 축적된 전기로 모터를 회전시켜서 구동 에너지를 얻기 때문에 비교적 친환경적이다. 세 번째 주장은 1년마다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 실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자는 것이다. 만약 정기적으로 점검하지 않으면 제대로 실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유의미한 방안이라고 여겨진다. 앞서 말한 환경친화적인 방안들을 토대로 법이 제정된다면 국제 사회에서의 원활한 참여와 소통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입법적으로도 매우 획기적인 시도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또한, 이러한 시도는 우리나라 전체를 변화시키는 중요한 기회이자, 더 나아가 국제적인 파급력을 행사하여 지구의 붕괴를 막을 미래의 중요한 결정타가 될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물이 차오를 미래는 머지않았다.
김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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