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가위 기술 발전의 이면: 윤리적 딜레마 

 ‘유전자 가위’란 생명체가 보유한 DNA 절단 기능을 가진 도구를 의미하며 현재까지 개발된 유전자 가위는 1세대 징크핑거 뉴클레이즈, 2세대 탈렌, 3세대 크리스퍼(CRISPR-Cas9)가 있다. 가장 최근 기술인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인간이나 동식물의 세포에서 특정 유전자가 있는 DNA를 잘라내는 효소로, 교정하려는 DNA를 찾아내는 가이드 역할의 RNA와 DNA를 잘라내는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다.

크리스퍼(CRISPR-Cas9)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하면 유전자를 잘라내고 새로 바꾸는 데 최장 수년씩 걸리던 것이 급속도로 진행되어 불과 며칠 만에 이루어지고 동시에 여러 유전자를 손볼 수 있게 되므로 유전자 변형을 더욱 빠르게 일으킬 수 있다.

이러한 유전자 가위 기술이 도입된다면 에이즈, 혈우병 등의 유전 질환을 치료하고 태아의 기형아 유전자를 사전에 잘라내어 기형아 출산을 방지할 수 있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한다면 농작물 품질 개량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유전자 변형 식물(GMO)의 대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유전자 가위 기술은 현재 의학기술의 한계를 뛰어넘는 의학 혁명의 발판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에 따른 윤리적 딜레마로 인해 유전자 가위 기술을 어떻게 규제할 것인가에 대한 중요성과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우리가 가진 DNA는 세포 안에서 RNA로 변한 뒤에 이 정보에 따라 단백질로 나타나는데, DNA의 배열이 특정한 형질로 나타나는 것이 기본이 된다. 여기서 여러 학자들이 떠올린 발상이 바로 ‘DNA 배열을 인공적으로 바꾼다면, 인류는 원하는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지 않을까?’이다. 이미 자연에서는 서로 다른 종이 교접을 통해 본래의 종과는 다른 새로운 종이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자연에서의 진화는 환경, 생물학적 요인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이뤄진다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인류는 DNA 재조합, 재배열 기술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보려는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유전자 가위 기술은 나열되어 있는 특정 배열의 DNA 중 일부를 원하는 대로 자르거나 붙여 새로운 DNA 배열을 만드는 기술을 일컫는다. 크리스퍼에는 ‘Cas9’라는 단백질이 외부에서 침입하여 DNA를 자르는 역할을 한다. 특정 DNA와 결합할 수 있는 가이드 RNA를 만들고, 여기에 Cas9 단백질을 덧붙여 세포에 주입하면 가이드 RNA가 DNA와 결합하고, 이후 Cas9 단백질이 이를 잘라내 DNA의 재조합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석학들은 위와 같은 유전자 가위 기술이 알츠하이머병(치매)과 각종 암 등 치료가 어려운 희귀 질환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사전에 미리 잘라내기 때문에 발병률을 대폭 낮출 수 있을 것이라는 밝은 전망을 예측하고 있다. 또한 유전자 재조합 기술이 합법화 된다면 태아의 특정 유전자를 재조합하여 출산 이전에 가족력이 있는 유전질환 및 희귀 난치병 등 불필요한 태아의 DNA를 제거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유전자 재조합 기술에 대해 비판하는 시각도 물론 공존한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생명윤리학자 Tina Rulli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유전자 편집 기술을 반대한다.”라며 기술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 변형의 위험성, 비윤리적인 우생학적 사용, 일부 부유층에게만 이익이 되는 신기술의 불평등한 접근, 그리고 부모가 디자인된 태아를 만들기 위해 인공적인 기술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A를 허용했을 때 그 결과로 B, C, D와 윤리적으로 허용되어서는 안되는 N까지 허용하게 될 것이라는 이론인 ‘미끄러운 경사길 원리’를 근거로 들어 유전자 가위 기술의 보편화를 비판하는 주장을 내세웠다.

 유전자 가위 기술은 생명 과학 분야에서 혁신적인 발전 가능성을 가져왔으며, 잠재적으로 인류의 건강과 복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이 기술은 동시에 윤리적 및 법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그러므로 유전자 가위 기술에 대한 법률 규제는 매우 중요하다.

먼저, 인간 유전자의 수정이 미래 세대에게 유전적 변화를 전파할 수 있기 때문에 유전자 가위 기술을 사용하여 인간 유전자를 수정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신중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따라서 국제적으로 인간 유전자 편집을 규제하는 법률 및 윤리적 지침이 필요하다.

또한, 유전자 가위 기술로 유전자 변형된 생물체가 자연환경으로 방출될 경우 생태계뿐만 아니라 생물 다양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이와 관련한 법률 개정 및 규제가 필요하다.

유전자 가위 기술의 도입에 따른 법률 규제에는 첫 번째로 임상 시험 이전에 인간에 대한 실험적인 수정을 금지하는 법률을 마련해야 한다. 유전자 가위 기술로 발생하는 윤리적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부 또는 국제기관의 승인하에 유전자 가위 기술을 사용하여야 하고, 개인의 이익 및 만족을 위한 수단으로써의 목적이 아닌 유전적 질환 및 희귀 질환의 치료와 같이 제한된 목적으로만 허용되어야 한다.

두 번째는 유전자 변형된 생물체의 방출을 어떻게 규제할 것인가에 대한 규정을 수립해야 한다. 변형된 모종이 자연환경으로 방출되기 전 특허와 함께 환경 모니터링을 거치는 등 엄격한 규제를 적용시켜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제적 협력을 통해 유전자 가위 기술에 대한 국제 표준과 규제 지침을 개발해야 한다. 국가 간의 유전자 가위 기술에 대한 규제 표준을 개발하고 공유하여 국제적 규제 및 감독이 강화되어야 한다.

 이러한 법률 규제는 유전자 가위 기술을 적절히 활용하면서도 인간의 존엄성과 안전보장, 환경 보호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며 이는 윤리적, 환경적, 그리고 사회적 측면에서의 위험요소를 최소화하기 위한 필수 요건이 될 것이다.

김아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