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트루스, 탈진실의 교묘한 이간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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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유민 | 등록일 | 22.09.16 | 조회수 | 189 |
가려진 진실의 진리를 되찾기 지난 2016년 '옥스퍼드 사전'에서는 "여론을 형성할 때 객관적인 사실보다 개인적인 신념과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현상"을 탈진실(post-truth)이라고 정의했다. 진실이 무의미할 정도로 퇴색되었다는 의미의 탈진실은 일종의 우월주의 사상이다. 탈진실의 대표적인 과학부인주의는 과학적 사실이 자신의 이념과 충돌하면 감정을 진실에 맞추기보다 믿음체계를 비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과오를 벌이거나, 보편적으로 가진 권리를 잃기 싫어하는 자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의혹을 던져서 역정보를 퍼뜨리는 데 혈안이 된 정치꾼들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형성된다. 이렇게 과학계를 위협할 때 모습을 드러낸 탈진실의 전략은 인간의 타고난 인지편향과 편협적으로 미디어를 소비하는 양상에 따라 '모든 사실'에 적용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부분에서 탈진실이 '진실이 개인의 정치적 입장에 종속된다'라는 입장임을 알 수 있다. 언론은 불안정해지는 저널리즘을 감수하고 논란이 될 만한 어떤 이슈든 '양쪽 이야기'를 유연하게 전달하도록 객관성에 집중했다. 그러나 언론이 기계적인 중립성에 사로잡혀 꾸며낸 거짓을 파악하지 못하게 되자, 찬반 의견이 갈리는 주제가 아닌 사실을 전달할 때조차도 양쪽 이야기를 공평하게 보도하는 행위가 발생하였다. 이는 대중들의 큰 혼란과 더불어 과학부인자들에게 이익을 선사하는 결과를 불러일으킨다. 리 매킨타이어의 저서 <포스트트루스>에서는 "우리가 양비론에 빠진다면 세상에 진실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기를 바라는 자들의 손에 놀아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라며 과도한 균형은 오히려 진실의 쇠퇴와 가까워짐을 말했다. 탈진실 현상은 소셜미디어 환경이 급부상하면서 사회 현안으로써 더욱 강조되었다. 이제 대부분의 소셜미디어에서 뉴스를 접할 수 있고, 차단과 삭제 기능으로 자신과 같은 의견을 가진 사람들과만 어울릴 수 있는 것이다. 이는 탈진실의 근본이 되는 인지 편향의 문제가 대두된 이유이다. 하지만 점검되고 검증하는 과정이 과거보다 약해진 오늘날에는 어떤 미디어를 신뢰해야 하는지 구분하기가 간단하지 않다. 전통적인 뉴스 미디어가 현존함에도 불구하고 소셜미디어 뉴스가 강화되는 환경에서 정보의 출처와 믿을만한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지 정확한 판단이 어려워지고 있다. 이 때문에 뉴스를 편식하고 자신의 신념으로만 생성된 사실만 믿어버리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는 세대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게 되었다. 거짓은 돈이 된다. 하지만 진실은 미래가 된다. 수많은 거짓을 수많은 진실로 덮는 것이 대중을 집어삼키는 탈진실에서 탈출시키는 유일한 방법이다. 온갖 미디어에 쉽게 노출되는 디지털네이티브들은 가짜 뉴스를 구별할 줄 알아야 하고, 사람들은 제대로 된 뉴스 미디어를 지원하며, 반드시 내면에 있는 인지편향과 맞서 싸워 소중한 진실을 치켜세워야 한다. 가려진 진실은 켜지지 않는 가로등과 똑같다는 사실과 동시에 탈진실에 걸어진 옷깃을 빼내는 것이 진리임을 깨닫게 되기를 소망한다.
김유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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