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근영여자고등학교 로고이미지

RSS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네이버밴드 공유하기 프린트하기
섬진강 시인 김용택 초청 강연회
작성자 임수진 등록일 10.06.06 조회수 451
첨부파일
지난 6월 5일 토요일, 근영인들을 위한 특별한 자리가 마련되었다. 바로 본교 솔빛관 내 시청각실에서 김용택 시인 초청 강연회가 열린 것이다. 오전 10시 30분에 시작될 예정이었던 본 강연회는 10분 정도가 지연되어 10시 40분에 시작되었으며, 약 2시간 30분동안 진행되었다.
null
강연회가 시작되기 전 교감 선생님의 인사말과 함께 김용택 시인 소개가 이루어졌다. 김용택 시인은 전라북도 임실 진메마을에서 태어나 1969년에 순창 농림고교를 졸업하였으며, 1982년 《창작과비평사》의 21인 신작 시집 《꺼지지 않는 횃불로》에 시 《섬진강 1》 외 8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등단하였다. 대표작으로 시집 《섬진강》(1985), 《누이야 날이 저문다》(1988), 《그 여자네 집》(1998), 《나무》(2002) 등과 산문집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1994), 《그리운 것들은 산 뒤에 있다》(1997) 등이 있다.
본격적으로 강연회가 시작되자 김용택 시인은 학우들에게 “자발적으로 온 것이냐, 아니면 선생님들이 시켜서 온 것이냐.”는 질문을 하였다. 학우들이 “자발적으로 온 것이다.”고 대답하자, 김용택 시인은 만족스러운 웃음을 띠고 “나는 키가 작아 단상 위로 올라가야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null
김용택 시인은 가장 먼저 영화 이야기를 꺼냈다. “예전엔 도서관이 없어서 책 접할 기회가 없었다. 난 공부도 별로 하지 않았다. 그래서 영화를 좋아했다.”며 <인디아나 존스>, <미이라>등의 유명 영화들을 언급하여 학우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요즘 개봉한 <방자전>이라는 영화가 야하다던데, 꼭 봐야겠다.”며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하였다. 현재 상영 중인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에도 출연했다는 김용택 시인은 “어머니께 말씀드려서 꼭 봐라. 김용택 선생님이 중요한 역할이고, 훌륭한 분이니까 보여주세요.”는 말로 학우들의 웃음이 터지게 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1970년부터 시인 활동을 시작했다고 자신을 소개한 김용택 시인은 “이 세상에서 제일 즐거운 것은 노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중고생은 놀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인류는 살아오면서 끊임없이 혁명을 겪었는데, 혁명은 생각과 행동을 바꾸는 것이다. 농업 혁명, 산업 혁명, 시민 혁명을 거쳐 정보 혁명까지 이루어졌다. 정보 혁명은 글로벌이다. 지식이 한 집단이나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 것이다.”고 설명하며 “작년인가 제작년에 학교를 그만두고 세계 10대 빈국 중 한 곳인 아프리카 말리에 갔었다. 그 때 어떤 부족 국가에 초청을 받아서 갔었는데, 그 부족 추장의 목걸이에 핸드폰이 걸려 있었다. 그 핸드폰은 삼성 애니콜 제품이었다. 우리가 앞으로 살 세상은 ‘글로벌’이다. 국가, 국경은 상관없다. 이제 또 한 번의 혁명이 이루어질 것이다. 그것은 바로 ‘저탄소 녹색 혁명’이다. 글로벌한 삶의 자세는 녹색 혁명의 시대에 접어드는 것이다.”는 말을 덧붙였다.
중고등학교에 강연을 자주 다닌다는 김용택 시인은 특히 강남 소재 학교에 많이 갔었다며 강남의 한 여자 중학교 이야기를 꺼냈다. “강남에 있는 한 여자 중학교에 갔었다. 1학년 학생 500명 정도에게 강의를 했는데, 아주 조용하게 잘 듣더라. 왜냐하면 가정 교육을 그렇게 받았기 때문이다. 남의 이야기를 잘 듣고 그 생각이 옳고 바르면 내 생각으로 만드는 것이다.”
김용택 시인은 26년동안 교사 생활을 했는데, 2학년만의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용택 시인은 “2학년들의 특징은 사색과 명상을 절대 하지 않는 것이다. 끊임없이 움직이고 무엇이든 너무 잘 잊어버린다. 하지만 중요한 건 2학년은 정직하고 진실하다. 정직과 진실이 통하는 세상은 희망이 있는 세상이다. 가정과 친구 사이도 마찬가지이다. 나의 진실과 진심이 통하는 친구가 친한 친구이다. 결혼도 나를 가장 잘 알아주는 사람을 찾는 것이다. 남이 나를 몰라주면 답답하다.”며 “또한 2학년은 진지함과 진정성이 있다. 사소하고 아무것도 아닌 일로 진지하다. 그런 게 진정성이 있는 것이다. 진지함과 진정성이 없으면 인생을 헛사는 것이다. 2학년은 세상을 새롭게 보기 때문에 인생이 재미있고 신난다. 살 줄을 안다. 행복하게 사는 거지.”라고 덧붙였다.
김용택 시인은 “나는 글쓰기를 가르친다. 글쓰는 방법과 기술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세상을 자세히 보는 법을 가르친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서 잠들 때까지 끝없이 무언가를 본다. 자세히 봐야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알면 이해하고, 이해하면 내 것이 되고, 내 것이 되면 그게 곧 인격이 되는 것이다. 공부 잘 하는 아이들의 특징도 그렇다. 공부하는 과목을 자세히 본다.”고 설명하며 자세히 보는 것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였다. 또한 “사람은 생각을 따라간다. 생각에 따라 인생이 변한다. 생각이 있는 사람은 헛것을 따라가지 않는다. 온 세상이 생각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만큼 생각은 중요하다. 엄마가 딸에게 ‘너 커서 뭐 될래!’라고 하면 딸은 정말 엄마 생각대로 된다. 못 믿으면 못 믿는대로, 믿으면 믿는대로 된다. 기적같은 일이다. 대개 엄마들은 딸을 못 믿는다. 나는 내 딸을 믿는다. 자기 인생은 자기가 알아서 책임지는 것이다. 무엇이든 생각이 중요하다. 생각을 하면 머리가 복잡해지고 어지러워지므로 그것을 정리한다. 그게 논술이다. 논술이란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을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것이다.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철학적 태도는 신념을 가지게 한다.”고 말하며 “신념은 우리가 살아 왔던, 살고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살아 왔던 세상과 살고 있는 세상을 보면서 좋아하는 것을 찾아라. 느리고 더디더라도 좋아하는 것을 찾아서 밀고 나가라. 창조적인 인간이 되어라. 인생을 끝까지 잘 사는 사람의 특징은 바로 나같은 사람이다. 삶을 재미있게 살고, 열심히 살고,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영화에 출연하는 것처럼 상상도 못한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김용택 시인은 마지막으로 강연을 4가지로 정리해 설명하였다. 첫번째는 ‘늙어 죽을 때까지 공부하는 것’이다. “나는 신문을 세 개씩 본다. 잠이 안오면 공부를 한다. 젊었을 때 열심히 살았기 때문에 퇴직하고 나서도 일이 많다. 끊임없는 공부가 중요하다.” 두번째는 ‘예술적 감성을 키우는 것’이다. “예술을 보는 눈을 키워야 한다. 소설, 시, 그림, 영화 등 무엇이든 좋다. 예술은 느끼고 스며드는 것이므로 몸에 배인다. 예술을 모르면 어떤 분야에서든 뒤쳐진다.” 세번째는 ‘환경을 생각하는 것’이다. “요즘에는 무슨 일을 하든 환경을 생각해야한다. 기업들도 여러가지로 노력하고 있다. 환경은 우리가 살아갈 세상의 가장 중요한 화두이다. 사람이 곧 자연이므로 사람은 자연을 좋아한다. 나무로 만든 집같은 곳에 가면 편안하지 않느냐. 그런 것이다.” 마지막 네번째는 바로 ‘인간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다. “인간은 모두 중요하다. 회사 사장만 부자가 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회사가 부자가 되서 사원들 모두가 행복해지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나는 가난한 시골 마을에서 태어났다. 대학도 가지 않았다. 오랫동안 시골 학교의 선생님이었다. 그러나 행복했다. 지금도 좋다.”는 김용택 시인은 “살면서 가장 잘한 일은 초등학교 교사가 된 것과 교사를 일찍 그만둔 것이다. 지금을 나의 시간으로 가꾸는 태도가 나를 귀하고 소중한 사람으로 만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학우들에게 질문을 받는 시간에 2학년 최수지 학우가 “질문은 아닌데요. 선생님 멋있어요.”라고 하자 김용택 시인은 “고마워. 당연한 말 들으니까 쑥스럽네.”라고 대답했다. 김용택 시인은 “일요일에 잘 놀고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온 힘을 다 해서 자신의 꿈을 가꿔라. 어머니가 자신을 믿도록 하고 나도 나를 믿어라. 그게 중요하다.”는 말로 강연을 마무리지었다.
null
강연회가 끝난 후 학보사 맹갈과의 인터뷰 또한 흔쾌히 수락해주신 김용택 시인은 마지막까지 근영인들을 위한 좋은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학보사: 오늘 강연회의 느낌은 어떠셨나요?
김용택 시인: 잔 아이들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이 진지하고 재미있게 들어주었다. 딸이 졸업한 학교라서 그런지 다른 학교보다 친근감이 느껴졌고 기분이 좋았다.
학보사: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무엇인가요?
김용택 시인: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라. 좋아하면 열심히 하게 되고, 열심히 하면 잘 하게 되고, 잘 하면 사회에서 할 일이 생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평생을 사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다. 세상을 가슴에 품고 사는 큰 산같은 사람이 되길 바란다.
이전글 김승환 교육감 당선자의 게릴라 방문
다음글 享受. 그 무엇보다 뜨거웠던 제 37회 송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