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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나비 찾아 떠난 여행(김용식) / 통합과학(2학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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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한건희 | 등록일 | 20.09.30 | 조회수 | 54 |
나는 나비를 굉장히 좋아한다. 나는 미국생활 6년과 한국생활 5년간 꾸준히 나비를 채집, 사육, 연구해 왔다. 하지만 나비 사육은 아무리 많이 해도 부족한 점이 많을 수밖에 없는 분야라고 생각된다. 내가 지금까지 해온 사육 중에서 100% 생존률로 성공해본 적은 2017년 꼬리명주나비 알 13마리를 채집해서 사육한 적밖에 없다. 10마리 이상의 나비를 100% 생존률로 사육에 성공하였다는것은 자연 상태에서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인공적으로도 매우 힘든 경우이다. 그래도, 내가 사육한 나비 전체를 생각해보면 생존률은 50% 정도밖에 안되는 것 같다. 나는 내가 사육하는 나비들의 생존률을 높이고, 사육 기술을 습득하고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의 대체적인 내용은 저자의 경험들을 각각 하나의 나비와 연관시켜서 설명하는 책이다. 이 책의 내용 중 몇개를 예시로 들면, 옛 시절 보기 힘들었던 밤오색나비를 비오는 날에 채집했던 기억을 밤오색나비와 연관지어 설명하였고, 매우 희귀한 제비나비의 중간잡종형과 암수합체형을 발견한 기억을 제비나비와 연관지어서 머릿속에 아주 깊은 인상이 남을 수 있었다. 그래도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사육' 부분의 '번개오색나비,' '남방제비나비,' '유리창나비' 부분이었다. 저자는 번개오색나비 사육을 '아픈 기억을 남긴 나비 사육'으로, 남방제비나비 사육을 '가장 보람이 있었던 나비 사육'으로, 유리창나비 사육을 '아쉬움을 남긴 나비 사육'으로 표현하였다. 이 세 부분의 내용을 간단히 설명하겠다. 1970년, 번개오색나비는 생태와 특성이 잘 밝혀지지 않은 대한민국 신종이었다. 김용식 저자는 이 나비의 생태를 연구하기 위해 채집을 힘들게 다녔는데, 겨우 날개근육을 다친 암컷 개체 한마리를 채집하였다. 일본 나비 연구사 다케쿠라 박사는 일본으로 이 나비를 데려가 사육장에서 알을 받고, 공동연구발표를 약속한 저자에게 알을 보내주었다. 저자는 이 나비 유충들을 3령까지 잘 키우고 있었지만, 소독차로 인해 이 유충들이 모두 죽어버렸다. 다카쿠라 박사는 11마리의 유충으로 4쌍의 성충을 낸 성공적인 결과를 보였다. 저자는 유충을 잃은 것으로 많은 절망과 충격을 받았지만, 다카쿠라의 전문적인 태도를 보고 많이 배웠다고 한다. 저자가 나비를 사육하며 가장 보람을 느낀 적은 바로 남방제비나비 사육때 있다고 한다. 남방제비나비 암컷에게 알을 받아 사육하였는데, 성충 우화에 성공한 11마리 개체 중 하나는 무미형(뒷날개 꼬리가 없는) 암컷이었다. 무미형 수컷은 그래도 볼 수 있는 개체들인데 무미형 암컷은 매우 희귀한 개체라서 저자는 매우 보람을 느꼈다. 저자가 가장 아쉬워했던 사육은 바로 유리창나비를 사육할 때였다. 저자는 알이 100~200개 있는 유리창나비 알 군집을 발견하여 대부분 나비 사육사들에게 나눠주고 20마리만 사육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무더위로 인해 애벌레들은 한마리씩 죽어갔고, 마지막 남은 애벌레는 물에 빠졌다가 살아났지만, 결국 죽어서 저자는 한없이 허탈하고 허망했다. 이듬해에도 유리창나비 사육을 재시도하였는데, 다시 실패하였다고 한다. 유리창나비는 바람이 불고, 풍게나무가 싱싱한 자연환경에서만 잘 자라는 것 같았다고 한다. 나에게 저자의 나비 사육 경험들이 가장 인상깊었던 이유는, 내가 제일 관심있는 부분이 나비 사육인 까닭도 있지만, 나도 아쉬웠던 나비 사육 경험과 보람있었던 나비 사육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가장 보람있었던 나비사육은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꼬리명주나비 알 13마리를 100% 생존률로 우화시켰던 사육이었다. 나는 사육한 13마리를 모두 방생시켜주었는데, 계속 줄고 있는 꼬리명주나비 개체 수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다음해 개체수는 더 줄고 4개월동안 2마리밖에 못봐서 아쉬웠던 점이 있긴 하다. 그래도 나의 제일 아쉬웠던 사육은 바로 미국에서 기형 모나크나비(제왕나비)를 사육했을 때였다. 자연환경에서는 기형 나비가 10마리중 1마리꼴로 발생한다고 하는데, 내가 채집해온 번데기가 용화할 때 주변 잎들에게 방해를 받아 기형이 된 번데기였다. 이 번데기가 우화했을 때, 성충 나비는 날개에 상처가 있어 원래 날개 맥을 채워야 했던 체액이 모두 흘러 나온 상태로 말라버린 것이었다. 이 나비는 날지 못하여 가을에 멕시코로 가는 대이동에도 참여하지 못할 것이었고, 겨울을 무사히 날 수 있을지도 걱정이었다. 무사히 난다고 해도 짝짓기를 못할 가능성이 매우 컸다. 나는 이 나비에게 'Mona'라는 이름을 지어준 후 커다란 종이상자에 넣고 매일 손으로 설탕물을 먹이며, 매일 놀아주며 2달을 꾸벅꾸벅 키워왔다. 모나크나비는 나비 중 수명이 가장 긴 나비로, 동면 개체는 6개월정도 산다. 그러나, 추워진 날씨와 동면 준비 과정에서 나비는 갑자기 죽어버리고 말았다. 아마도 동면 기간을 맞추지 못해서 그런 것 같았다. 나는 나비를 채집 장소에 묻어주었는데, 2달동안 같이 지내던 정든 나비가 죽어버리니 나는 울컥하고 말았다. 항상 이 나비를 지켜보며 마음이 아팠다. 친구들과 같이 날지도 못하고, 겨울도 제대로 나지 못하고. 이것이 나의 수많은 나비 사육 중 가장 마음이 아팠던 사육인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미국에서 Mona와 같이 지냈던 기억을 생생히 떠올릴 수 있었던게 가장 감동적이었다. 이 책을 통해 많은 정보와 사육 기술도 습득했지만, 저자와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으로써 내용이 나에게 확 들어오는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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