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선가족과 함께한 소중한 추억! 지리산 등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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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재환 | 등록일 | 18.09.30 | 조회수 | 4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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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박다연
몇 번의 망설임 끝에 지리산 등반 캠프를 신청하게 되었다. 작년부터 아버지께서 지리산 캠프를 신청하자고 하셨는데 너무나도 힘들 것 같아서 신청하지 않고 계속 버티고 있었다. 그러다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많은 고민 끝에 친구 윤지와 함께 지리산 등반을 신청을 했다. 이 소식을 들으신 아버지께서는 엄청 기뻐하셨다. 지리산에 가기 하루 전날 저녁, 엄청나게 큰 배낭에 온갖 짐들을 싸고 간식들도 챙겼다. 즐거움이나 설렘보다 두려움과 걱정이 밀려오는 채로 잠이 들었고 어느 새 지리산 등반 캠프가 시작되는 아침이 밝았다. 우리는 4조였고 같은 조 학생들과 부모님들끼리 모여서 인사를 나누고 천천히 친해지게 되었다. 학교 주차장에 모여 8시 50분쯤 지리산으로 향하는 버스가 출발했고 잠깐 잠을 자고 나니 벌써 지리산 입구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려 각자 짐을 챙기고 셔틀버스를 타는 정류장으로 잠깐 걸어서 이동했는데 벌써부터 이마에 땀이 나고 다리가 아팠다. 셔틀버스가 목적지에 도착하고 본격적으로 등산이 시작되었다. 나는 나영 언니와 함께 출발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벌써부터 힘이 들었다. 고통을 참으며 몇 시간을 계속 올라갔는데도 끝이 없었고 너무 힘들어서 중간에 포기하고 싶었다. 상상한 것보다 고통은 그 이상이어서 이 상태로 쓰러져 죽을 것 같았다. 그리고 이렇게까지 힘들 줄 알았으면 평소에 운동을 더 열심히 할 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온갖 생각을 하며 산을 오르다보니 어느새 눈앞에 법계사라는 절이 나왔고 그 앞에서 다 같이 짧은 휴식을 취했다. 서로 간식을 주고받으며 나누어 먹기도 하고 간간히 농담도 하며 에너지 충전을 하고 다시 끝이 없는 산을 올랐다. 법계사에서부터는 아빠와 함께 등산을 시작했다. 아빠와 함께 산을 오르며 얘기도 많이 나누고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오르니 아까보다는 힘이 났고 천왕봉까지 오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올라가다가 힘들면 바위에 앉아 초콜릿을 먹으며 땀을 닦고 다시 올라갔고 중간 중간 지나가는 등산객들에게 반갑게 인사도 하며 서로 격려해주기도 하였다. 처음엔 정말 힘들어서 죽을 것 같았는데 어느새 적응이 되어 웃으며 오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 과정을 거치며 드디어 천왕봉에 도착했다. 천왕봉에서 내려다 본 아래의 모습은 정말 신기할 정도로 작았고 안개에 가렸다가 살짝 살짝 모습이 보여 신비로웠다. 그리고 왠지 모를 지리산의 기운들이 나에게로 오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천왕봉에서 아빠와 사진을 찍고 바람을 쐬며 땀을 식혔고 이후엔 장터목 대피소로 내려가는 길로 향했다. 내려가는 길이라고 해서 내심 쉽게 갈 수 있겠거니 하며 기대했는데 오히려 올라가는 길보다 위험하고 아슬아슬했다. 앞으로 좀만 몸을 기울이면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아서 무서웠고 내려오는 길에 다리가 계속 풀려서 힘들었다. 날씨는 저녁이 되어 가다보니 계속 추워졌고 갈수록 저녁밥 생각이 나서 배가 고팠다. 도대체 언제 도착하지 하며 아빠께 계속 몇 분 후에 도착할 수 있냐고 물어보며 갔는데 저 멀리에 초록색 지붕 같은 게 보이면서 저 곳이 바로 장터목 대피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장터목 대피소가 내 눈에 들어오고 난 뒤 급격히 힘이 솟아서 그 곳을 향해 달려갔다. 대피소에 도착하니 먼저 도착한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이 저녁밥을 만들고 계셨고 모두를 서로에게 고생했다고 격려해주셨다. 숙소에 간단히 짐을 풀고 땀에 젖은 옷 대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은 뒤 밥을 먹으러 취사장으로 갔다. 지리산에서 먹는 저녁밥을 가장 기대하며 간 나에겐 지금이 가장 설레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들어서자마자 고기 굽는 냄새와 라면 냄새가 내 코로 들어왔고 난 더욱 설레는 마음으로 우리 조가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우리 조는 아직 다 오지 않았고 식량은 아직 오지 않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었다. 난 절망하며 우리 조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아무도 나의 전화를 받지 않았고 남아있는 우리 조는 아직 안 온 사람들을 계속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다 다른 조 사람들이 우리에게 고기들을 나누어 주어서 조금이나마 배를 채울 수 있었다. 그리고 나서 나는 산 주변으로 가서 사람들이 오나 확인을 했는데 위에서 윤지와 윤지 아빠가 내려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서둘러 그 쪽으로 뛰어가 짐을 받고 숙소에 갖다 놓았다. 드디어 저녁을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다시 설레는 감정이 밀려왔다. 그리고 우리 조도 드디어 고기를 굽고 밥을 지었다. 하루 종일 고생한 뒤에 먹는 저녁밥은 정말 정말 맛있었고 행복했다. 고기를 다 먹고 학생들은 숙소로 가서 쉬고 어른들은 취사장에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셨다. 그리고 살짝 소화가 되었을 때쯤에 다시 라면을 끓여 다 같이 나누어 먹으며 또다시 배를 채웠다. 양치는 소금을 칫솔에 묻혀서 했는데 소금 때문에 혀가 따가워서 아팠다. 밤에는 학생들끼리 바깥에 나와서 노래도 부르고 학년에 상관없이 랜덤 게임도 하며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고 11시 쯤 되자 다 잠을 자러 들어갔다. 추울 줄 알고 따뜻하게 입고 담요도 덮고 잤는데 생각보다 따뜻해서 새벽에 반팔로 갈아입고 잤다. 둘째 날 아침엔 온몸이 쑤시고 뻐근해서 과연 내려갈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밥은 야외에서 라면과 고기를 먹었는데 경치도 더 좋고 공기도 시원했다. 아침 식사 후 다 같이 모여 단체 사진을 찍었다. 영선가족 모두의 얼굴에는 미소와 기쁨을 찾아볼 수 있었다. 전체사진, 조별사진, 학년사진을 모두 찍고 나서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하산 코스는 장터목 대피소에서 백무동까지였는데 내리막길이어서 생각했던 것만큼 힘들진 않았다. 어쩌다보니 내려오는 길은 나 혼자였는데 혼자라 그런지 산 속이 뭔가 적막하게 느껴졌고 살짝 무섭기도 했다. 혼자 내려오니까 걱정해주시는 어른들도 계셨고 대단하다고 칭찬해주시는 분들도 있었다.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가다보니 마음에 조금 여유가 생겨서 주변 구경도 하고 산속 공기도 느끼며 산을 내려올 수 있었다. 내려오다 보니 어느새 도착했고 먼저 도착한 사람들과 함께 찬물에 발을 담구면서 사람들을 기다렸다. 사람들이 하나둘씩 내려오고 어느 정도 다 도착했을 때 즈음 점심밥을 먹으러 갔다. 점심밥은 조금만 먹고 버스가 있는 곳으로 가서 자리를 잡았다. 자릴 잡고 기다리다 보니 사람들도 밥을 다 먹고 버스로 왔고 조금 뒤에 버스가 출발해 학교로 갔다. 버스 안에선 돌아가면서 소감을 발표했고 서로 공감하기도 하고 웃기도 하며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다 휴게소에 도착했고 선생님께서 아이스크림을 사서 나누어 주셨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나서 잠이 들었고 잠에서 깨고 나서 몇 분 뒤에 학교에 도착했다. 이번 캠프를 통해 아빠와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어서 행복했고 친구들과도 더욱 친해졌다. 지리산을 등반하며 죽을 것 같은 고통이 밀려와 많이 힘들기도 했지만 이내 정상에 도착하여 풍경을 내려다 볼 때는 정말 뿌듯했고 모든 힘든 것이 다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해냈다는 성취의 기쁨은 내 나이 열다섯의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힘들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등산을 하는 이유가 이런데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일까 이번 지리산 등반은 정말 오길 잘했고 사랑하는 아빠, 그리고 친구들, 선생님과 함께여서 더욱 의미가 깊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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