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다 다르다. 서로에게 다다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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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조혜응 | 등록일 | 24.05.09 | 조회수 | 1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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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체험활동-동아리] 독서토론부 독립서점 탐방기
독서토론부 ‘소셜클럽’에서는 함께 소설을 읽는다. 같은 소설을 읽기도 하고, 각자 원하는 소설을 자유롭게 읽기도 한다. 두 번째로 같이 읽은 소설은 OO가 추천한 <궤도의 밖에서, 나의 룸메이트에게>이다. 궤도, 항성, 공전 주기 등 나의 언어 체계에서는 잘 활용하지 않는 단어들이 속속 등장하기에 어색해하며 읽기 시작했다. 다시 한 번 읽고 싶은 여운이 강하게 일어 연휴 기간 동안 두 번을 내리 읽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SF 소설’이라는 새로운 은하계를 만났다.
우주적 관점에서 지구라는 행성에 살고 있는 우리는 티끌과 같은 존재이니 만사에 너무 연연해하지 말라는 격언이 종종 눈에 들어온다.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그 티끌이 바로 하나의 우주와 같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이번 탐방에서 학생들과 시공간을 공유하면서,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서로의 목소리를 경청하면서 다시 한 번 느꼈다. 우리는 다 다르구나.
서점원의 경험과 삶의 태도를 들여다볼 수 있었던 이번 탐방에서 서로에게 다다르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의 모습을 발견했다. 책방을 찾는 독자들의 특성과 취향을 기억하려고 노력하는 서점원, 좋아하는 서점의 위기에 힘을 보태는 사람들. 평소보다 손님이 많은 공휴일, 학생들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시공간을 내어준 서점원이 추구하는 가치는 학생들에게 당도해 있었다. 학생들의 호기심과 동경이 그에게도 다다르길...
대화 중에 언급되며 내적 친밀감을 높여 준 요조의 <실패를 사랑하는 직업>은 2학년 ‘에세이 쓰기’ 수업 때 다뤄진 책이다. 이하루의 <사회적응 거부선언>을 읽었고 작가를 직접 만나보기도 했다는 학생들의 경험담에 서점원은 학교의 큐레이션이 참 좋다며 반가워했다. 책은 우주와 같은 우리를 이렇게 연결 시켰다. 마침 서점의 서가에 꽂힌 <우주의 속삭임>을 발견하고 냅다 집어 들었다. 나의 은하계는 책으로 이어진다.
학생1: 서점원의 목소리가 너무 편안해서 정말 듣기 좋았던 시간이었다. 나도 책을 많이 읽어서 멋지고 전달력 있는 말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덕분에 독립서점의 섬세함을 알게 되었다. 상업적인 서점이나 다른 장소에서는 느낄 수 없는, 손님들과의 깊다면 깊고 얕다면 얕은 여러 관계들이 굉장히 소중하고 멋진 것이란걸 알게 되었다. 그처럼 다양하고 멋진 가치관을 가진 서점원들이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다. ‘모두가 다 다른 이 세상에서 우린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이런 고민이 생겨났다. 어려운 세상인 만큼 무지하면 안되겠다는 것을 느꼈다. 학생2: 서점원께서 생각보다 본격적인 설명을 해주셔서 놀라우면서 정말 감사했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공감되고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듣는 내내 편안한 마음도 있었던 것 같다. 작년에 가서 본 독립서점과 서점원의 이야기를 듣고 난 후에 둘러본 독립서점은 다르게 느껴졌다. 책 한 권 한 권에 그의 사랑이 담겨있는 것 같았고, 책들이 너무 소중하게 보였다. 서점원의 멋진 가치관이 담겨있는 서점이라고 생각하니깐 앞으로 그곳에 계속 찾아갈 것 같다. 그곳뿐만 아니라 더 다양한 독립서점들도 찾아가 보고 싶다.
학생3: 여태까지 독립서점은 한 번도 가본 적 없기에 이번 방문이 더 기대됐다. 도착해서 서점 내부로 들어가니 서점원이 계셨다. 차분하고 나긋나긋함 목소리로 우리에게 독립서점에 대해서, 그리고 해당 서점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 주셨고 설명을 들은 후 각자 공간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그의 설명 중에는 대형서점과 이곳을 비슷하게 느꼈던 분도 있었다는데 내 눈에는 완전히 달라 보였다. 베스트셀러 책장이 없는 것부터 시작해 대형서점에선 볼 수 없었던 책들이 있는 것까지 독립서점의 개성이 눈에 보였다. 구경이 너무 재밌어서 떠나야 할 시간이 됐을 때는 아쉬울 정도였다. 다음에 개인 시간을 내서라도 다시 그곳에 가고 싶다.
학생4: 처음으로 푸고가 희한하다는 것에 이질감이 들지 않는 순간이었다. ‘푸고에서 배우는 것이 헛 배우는게 아니었구나, 진짜 이렇게 생각하고 실천하는 분도 있구나’를 알게 되었다. 이 사실이 내가 푸고에서의 배움에 대한 확신을 갖게 해주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 담당 선생님께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그 시간 만큼은 정말 그 시간 안에 빠져들어 대화한 것 같아 뜻깊었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은 뭘까?’ 못 찾았다는 것에 대한 불안한 고민을 안심 시켜주는 듯했다. “성급하지 않아도 된다, 천천히 찾아가는 거다, 나도 서점원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아직 찾지 못했다.”라는 말들이 위로가 되었다. 서점원처럼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당당하게 하면서 이 사회를 바꿔 나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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