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보다 동아리가 더 좋아졌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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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무흔 | 등록일 | 14.04.07 | 조회수 | 10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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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기사 입력시간 : 2014.04.07 03:34:11 "SNS보다 동아리가 더 좋아졌어요" ■ 전북 무주 푸른꿈고교 '스마트폰 없이 생활하기' 한 달 스마트폰 보관함에 맡기고 저녁 때 연락 온 곳만 확인 동아리 6개 새로 생기고 학업 몰입도 2~3배 올라
3일 오후 8시가 되자 조용하던 교무실이 술렁거렸다. 맡겨둔 스마트폰을 돌려받기 위해 학생들이 보관함 앞으로 삼삼오오 모여들었기 때문. 하루중 스마트폰을 쓸 수 있는 시간은 오후 8시 20분부터 90분간이 전부. 오후 9시 50분이 되면 반납해야 한다. 하지만 학생들의 행동은 의외였다. 연락 온 곳이 있는지를 잠깐 확인한 뒤 친구와 산책 나가거나, 쉼터에서 웃고 떠들며 보드게임을 즐겼다. 기숙사에서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에 몰입하는 학생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스마트폰을 맡긴 117명 중 아예 찾으러 오지 않은 학생도 20명이 넘었다. 중학교 때부터 스마트폰을 썼다는 최유라(19ㆍ3학년)양은 "방에서 혼자 페이스북, 인터넷 게임을 하던 예전보다 그 시간에 책을 읽고 친구들과 속 깊은 이야기까지 할 수 있는 지금이 더 좋다"고 말했다. 전북 무주군 안성면에 위치한 기숙형 대안학교인 푸른꿈고교는 지난달 2일부터 한 달째 '스마트폰 없이 생활하기'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이곳 학생들은 지난해 12월 설문조사와 투표를 거쳐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기로 했다. 김채영(21ㆍ3학년) 학생회장은 "전면사용금지, 제한적 사용, 현행유지 등 세 가지를 선택할 수 있었지만 현행유지 의견은 전교생 120명중 10여명 밖에 안됐다"고 말했다. 원활한 소통을 위해 보급됐으나 대화를 가로막는 불통의 수단이 된 '스마트폰의 역설'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김선재(19ㆍ3학년)양은 "기숙사 방에 친구 몇몇이 있어도 각자 말없이 스마트폰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면서 소통의 방식이 잘못됐구나 싶었다"고 했다. '엄지족'의 반란은 한 달 만에 여러 변화를 이끌어냈다. 스마트폰이 보편화된 2012년 이후 20개가 넘었던 동아리 갯수는 반토막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스마트폰 반납을 시행하자마자 탁구ㆍ밴드ㆍ기타 동아리 등 6개가 새로 생겼다. 점심시간이면 전교생의 절반이 넘는 70여명의 학생이 운동장에서 뛰어놀고, 주말에 집에서 가져온 음식을 나눠먹는 작은 파티 등 예전에 없던 새로운 문화도 만들어졌다. 역사교과를 맡은 박상옥 교사는 "학생들이 더 많은 상상과 생각을 하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더불어 사는 삶을 자연스럽게 터득해 나가는 계기가 됐다"고 평했다. 깊은 관계 맺기도 가능해졌다. 부학생회장 도승규(19ㆍ3학년)군은 "학교 인근의 산길, 하천을 따라 산책하면서 얼굴만 알았던 후배들과 대화도 하면서 친해지게 됐다"고 말했다. 한진희 미술교사는 "예전에는 '얘들아 휴대폰 집어넣자'며 수업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불필요한 잔소리 없이 수업에만 집중할 수 있게됐다"며 " 학생들의 학업몰입도 역시 2~3배는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실험이 푸른꿈고교의 문화로 정착하기 전에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불편하다는 학생들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학생 3명은 스마트폰 반납을 거부한 채 계속 사용하고 있다. 김채영 학생회장은 "친구들의 변화한 모습을 보면 나머지도 언젠가 스마트폰을 맡겨야겠다는 생각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회는 직접 소통하자는 의미로 쪽지 등을 주고받을 수 있는 개인별 편지함도 이달 중순까지 설치할 계획이다. 청소년의 스마트폰 중독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지적되지만 적어도 이곳 학생들만큼은 스마트폰과 거리두기를 통해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아가고 있었다. 3학년인 성유미(20)양은 "스마트폰에 얽매이지 않기 위해 졸업 후에도 '사람과 함께 있을 때는 보지 않는다'는 철칙을 정하고 사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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