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콜린·레시틴 풍부 뇌 발달에 필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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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명옥 | 등록일 | 18.05.11 | 조회수 | 55 |
5월 서울 하늘에 때아닌 우박이 내리는 등 날씨가 변덕스럽긴 하지만 여름의 문턱에 선 것은 변함없다. 일부 ‘성질 급한’ 음식점에선 ‘여름 특선 콩국수 합니다’란 팻말을 붙였다. 콩국수를 언제부터 먹기 시작했는지는 불분명하다. 조선 후기 실학자 이익의 문답집인 ‘성호사설’엔 “맷돌에 갈아 정액만 취해서 두부로 만들면 남은 찌끼가 많은데 끓여서 국을 만들면 구수한 맛이 먹음직하다”란 대목이 나온다. 한국인의 두뇌가 뛰어난 것은 콩을 즐겨 먹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뇌 건강에 도움을 주는 식품을 ‘브레인 푸드(brain food)’라고 한다. 우리 몸이 ‘교향악단’이라면 지휘자는 뇌다. 뇌는 늘 배고파하며 ‘식탐’이 많은 장기다. 우리가 음식을 섭취해 얻게 되는 영양·열량의 첫 번째 소비처이자 매일 (음식을 통해) 공급되는 열량의 20%를 소비하는 장기가 바로 뇌다. 뇌는 ‘식성’이 까다롭기로도 유명하다. 늘 최고급 연료만을 요구하는데 콩이야말로 ‘프리미엄’급 연료다. 한자의 ‘머리 두(頭)’는 ‘콩 두(豆)’와 ‘머리 혈(頁)’을 합한 글자다. 콩이 브레인 푸드인 것은 뇌 발달에 필수적인 콜린·레시틴을 많이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레시틴은 별명이 ‘뇌의 먹거리’다. 콜린은 뇌에서 기억력을 향상시키고 집중력을 높이는 아세틸콜린의 제조 원료다. 중국에서 한나라 이전에 콩을 뜻하는 한자는 두(豆)가 아니라 숙(菽)이었다. ‘숙맥(菽麥)’은 콩과 보리를 뜻한다.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을 표현하는 ‘숙맥’은 콩과 보리조차 구분하지 못한다(숙맥불변)는 데서 유래했다. 한국 여성 등 동양 여성이 서구 여성에 비해 얼굴 화끈거림·불안·불면·손에 땀이 남 등 폐경기 증상을 상대적으로 가볍게 경험하는 것도 콩 덕분일 수 있다. 약 1000명의 일본 여성(35∼54세)을 대상으로 6년간 조사한 결과, 콩류 섭취량이 많을수록 안면 홍조가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콩엔 식물성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의 일종인 아이소플라본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최근 영국 리즈대 연구팀은 35∼69세 영국 여성 3만5000명 이상을 추적한 결과, 콩과 생선을 즐겨 먹으면 폐경이 3년 이상 늦춰지고, 탄수화물 식품을 많이 섭취하면 1.5년 빨라지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발표했다(역학과 지역 건강 저널 최근호). 콩은 별명이 ‘밭에서 나는 소고기’다. 소고기만큼 단백질이 풍부하다는 의미다. 단백질 함량(국산 노란 콩 기준)은 100g당 36.2g에 달한다. 특히 라이신·루신 같은 아미노산(단백질의 구성성분)이 많이 들어 있어 한국인의 주식인 쌀·보리 등의 영양상 약점을 보완해준다. 대신 콩엔 쌀에 풍부한 메티오닌·트립토판 같은 아미노산은 부족하다. 콩밥이 건강에 이로운 것은 그래서다. 한국인이 유목민족이 되지 않고 기마민족이 되게 한 ‘숨은 공로자’가 고단백 식품인 콩이란 분석도 나왔다. 만주·몽골처럼 목축이 발달하지 않았지만 콩 덕분에 단백질·지방 부족에 시달리지 않아 한반도에 정착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콩은 사람뿐 아니라 지력(地力)도 살려낸다. 콩의 뿌리에서 자체적으로 질소화합물을 합성하기 때문에 비료를 주지 않아도 잘 자란다. 콩을 다른 작물과 함께 심으면, 다른 작물에도 질소비료를 공급한다. 과거에 옥수수 등 다른 작물을 심는 밭에 중간중간 콩을 섞어서 심은 것은 그래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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