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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조-부안 마실길
작성자 유경숙 등록일 22.05.25 조회수 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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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햇살 가득한 현장학습 이튿날이 밝았다. 어제보다 밝은 아이들의 표정은 산행이 아닌 마실길 걸음이라는 다소 편안한 현장학습 프로그램이 준비된 덕분인듯 했다. 농구장에 삼삼오오 모여서 든든하게 배를 채울 컵밥과 이틀동안 냉동고에 있어서 깡깡 언 물 2병, 음료수 등을 챙겨서 가방을 두둑하게 만들었다. 어제 간식을 많이 먹은 아이들은 다소 비어보이는 간식봉지를 보며 아쉬운 입맛을 다셨지만 친구들의 간식에 눈독을 들이며 기운을 냈다.

버스에 올라 오늘도 어김없이 서쪽을 향해 내달렸다. 시원하게 뚫린 도로에 펼쳐지는 풍경은 들판에서 산으로, 산에서 바다로 바뀌었다. 어제는 부안의 산세를 두 눈에 담았다면 오늘은 바다를 눈에 담는 날이었다.

부안 채석강에 내려서 오전에 설명해주실 국립공원 안내 선생님들을 만나서 인사를 나눴다. 채석강이라하면 강줄기가 있어야하지만 바다에 왠 강인가하는 의문이 들었는데 명쾌하게 해결해주셨다. 채석강이나 적벽강 같은 지명은 중국의 명승지와 모습이 비슷해서 그 이름을 따왔다고 했는데 겹겹이 쌓인 그 모습은 크레이프 케익의 단면을 연상케하는 촘촘함이 돋보였다.

그 세월은 가늠할 수 없이 아득한 백악기시대부터 만들어진 지층으로 이 위에 아주 먼 오래전에는 한반도를 주름잡던 공룡들이 다니던 길이 지금은 우리가 걷는 길이 되어 지나간 세월을 가늠케 했다.

보이는게 전부가 아니듯이 쌓여진 지층을 보며 그 오랜 시절의 모습을 상상해보고 그려보는 즐거운 순간을 가져보았다. 안내원께서 말씀해주는 단층, 각종 암석들과 지형에 대한 설명을 들을수록 그 형세가 잘 보이고 작은 것이라도 지나칠 수가 없을 정도로 유익한 설명이었다. 과학을 놓은지 오래되었지만 설명을 들으니 지구과학을 좋아했던 중학생 시절의 나로 돌아간듯 했다.

날이 더워서 버스를 타고 적벽강으로 이동했다. 무당과 영험한 기운이 서려있는 이곳은 태초의 지질 모습이 간직된 곳으로 몽글몽글한 조약돌과 푸른 파도 소리는 평온하고 이국적인 분위기까지 느끼게했다.

점심을 먹기위해 다시 버스를 타고 정자가 있는 격포항까지 와서 자리를 잡고 컵밥의 뚜껑을 열었다. 적당히 노릇하게 끝부분이 익은 달걀후라이와 매콤한 제육볶음, 볶음김치가 입안에 들어가니 눈에 보이는 바다풍경이 부곡하와이 뺨치는 휴양지를 선사했다. 다들 맛좋은 식사를 마치고 정리를 한후 고사포해수욕장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오후부터 본격적인 도보여서 가족별로 안전봉, 호루라기 등도 챙겨서 도보길에 안전을 기했다. 바닷길을 걸으며 느껴지는 바닷바람이 두 뺨을 스칠때면 작년 이맘때 이곳을 걸었던 생각이 들고 그때의 추억에 잠시 잠기게 했다. 걷는 걸음 사이로 간혹 드리워지는 나무 그림자에 감사함을 느끼며 개미가 길을 가듯 한 줄로 걸어가며 부안의 바다를 품어보았다.

성천항을 지나서 도착한 고사포해수욕장은 오늘 현장학습의 백미였다. 시원한 아이스크림으로 더위를 식히고 넓게 반짝이는 푸른 바다 속으로 아이들이 하나 둘 빠지며 본격적인 더위사냥이 시작되었다.

물보라를 일으키며 풍덩 빠지고 누구의 팔을 잡고, 밀고 하면서 울려퍼지는 아이들의 웃음과 왁자지껄한 소리는 백사장에 잠자고 있던 게들이 놀라기에 충분해보였다.

3학년 남학생 5명이 홍쌤을 잡아넣기위해 고군분투했지만 역시나 역부족을 느끼며 서로 즐거운 추억의 한순간을 남겼다. 이렇게 하늘 높에 솟은 태양과 눈부신 백사장과 푸른 바다, 그곳에 뛰노는 아이들이 있는 이곳을 누군가 바라본다면 행복이라 제목을 붙이지 않을까 싶었다.

30여분간을 그렇게 놀고 4시가 될때쯤 씻고 말리며 다시 학교로 올 준비를 했다. 노곤노곤하지만 어느때보다 즐거웠던 부안 마실길이었는지 어제와는 다르게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여전히 아이들의 조잘거림이 들렸다.

아이들을 이끈 오늘의 대장 이시윤쌤과 박병구교감쌤, 정정남쌤과 이 모든걸 기록하고 있는 홍쌤 그리고 함께 해주시는 부모님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내일 대미를 장식할 내장산,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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