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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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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님께서 김제고 역사기록물에 관한 서평을 페이스북에 올려주셨습니다.
작성자 박은경 등록일 20.09.09 조회수 240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3300573646662609&id=100001300198622


김승환 교육감님께서 김제고 역사기록물에 관한 서평을 페이스북에 서평을 적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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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7월 교육감이 되고 나서, 도내 학교 상황을 훑어 보았습니다. 그 때 깜짝 놀랐던 것이 각 시·군에서 오랫동안 좋은 전통을 이어왔던 공립고등학교들의 모습이 너무나도 초라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그 지역에서 학생, 학부모 들이 기피하는 학교로 전락해 버린 경우도 있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 학교들을 되살릴 수 있을까?‘ 고심하다가 내린 결론이 ’문제는 사람이다‘였습니다.

이 학교들에 대해서는 교장 임명부터 철저하게 살폈습니다. 교장으로 임명하기에 앞서 적임자를 직접 만나서 부탁을 하기도 했습니다.

기나긴 동면에서 깨어나듯 학교들이 하나 둘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 하나가 김제고등학교였습니다. 김제고는 원래 일반계 고등학교였지만, 교육감인 저의 눈에 처음 들어왔던 김제고는 종합고등학교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하나의 고등학교에 일반계와 전문계가 공존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학교 제도는 교육부가 만들어 놓은 것이었고, 교육청은 교육부가 시키는 대로 했던 것입니다.

저는 김제고를 일반고로 완전히 전환하는 작업부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교육감의 의지만 있으면, 교육감의 권한으로 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지금의 김제고는 김제에서 중학교를 다니고 있는 아이들이 가고 싶어 하는 학교로 탈바꿈을 했습니다.

김제고 사람들은 이 사실을 스스로 확인하고 외부에 알리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학교, 스스로 더 즐겁게  지평선에서 하늘을 품다>(2020. 8, 도서출판 기역)는 그렇게 해서 나온 책입니다.

이 책을 엮는 일에 김동연 작가가 도움을 줬습니다. 책의 지은이가 ’김동연·김제고교육공동체’로 되어 있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이 책에는 아이들의 생각과 이야기가 많이 들어 있습니다. 처음에는 학교의 혁신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었던 학부모들의 사연도 자리 잡고 있습니다. 변화의 몸부림을 하고 있는 모교의 상황에 주목한 동창회원들이 돈을 모아 후배 학생들의 백두산현장체험학습을 지원해 준 감동의 물결도 넘실대고 있습니다. 교장, 교감, 교사, 행정실 공무원 들께서 서로에게 학교변화의 공(功)을 돌리는 정경도 펼쳐지고 있습니다.

책은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1장. 행복한 사람들, 2장. 솔깃한 여행이야기, 3장. 쑥쑥 자라나는 학교, 4장. 희망을 품고 미래로).
1장 행복한 사람들의 첫 번째 이야기는 “전지적 소나무 시점”입니다. 학교의 역사를 말하고 자 하는 것입니다.


정문 오른편 작은 숲, 오래된 소나무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높다랗게 서있어요. 시원하게 쭉쭉 뻗은 긴 몸을 따라 쭉 내려간 곳에는 씨앗이 떨어져 싹이 났어요. 싹은 조금씩 자라나 아기 소나무가 되었어요. 아기 소나무는 키 큰 소나무를 올려다보며 말했어요.
“멋진 소나무 할아버지! 저도 할아버지처럼 멋진 소나무가 되고 싶어요.”
키 큰 소나무는 아기 소나무를 내려다봤어요.
“너도 멋진 소나무가 되고말고. 꼭 그렇게 될 테니 걱정하지 말거라.”
아기 소나무는 기뻤어요. 아기 소나무는 작은 팔을 공중으로 뻗으며 물었어요.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언제부터 여기 있었어요?”
“허허허, 내가 언제부터 여기 있었는지 궁금하냐? 1951년 9월 25일이었지. 처음 학교가 생겼지. 그때는 나도 지금처럼 키 큰 나무는 아니었단다. 천천히 점점 키가 자랐지. 그러는 사이 1974년 1월 2일에 새로 학교 건물을 세웠단다. 저기 저 건물이 바로 그거란다.”(11쪽).


2018년에 김제고는 혁신학교로 선정되었지만, 그에 이르는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습니다. 학부모회와 동문회의 의견 수렴을 해야 했고, 반대하는 교사들을 설득해야 했습니다.

그때 교장선생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변화 없이 성공 없고, 혁신 없이 변화 없습니다. 오로지 옛 방식으로 교실에서 강의만 듣다가 대학에 들어가 길을 잃은 학생들이 한둘입니까? 진로탐험을 하고 자신이 뭘 잘하는지, 어떤 부분에 관심이 있는지, 자신의 적성을 알아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현 교육의 문제점을 알면서 그것을 외면하고, 안주하면 안 됩니다. 행복한 공동체 구성을 위하여 실천해야 할 일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혁신학교입니다. 혁신학교 운영계획을 실행합시다! 이것이 우리 학교 발전의 터닝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13쪽).

“초보교사 성장일기”에는 ‘이 선생님’이라는 분이 나옵니다. 그는 “임용고사에 합격했을 때를 떠올렸다. 첫 학교 발령을 받았을 때의 설렘이 어제 일 같은데, 이제는 교사생활에 대한 환상이 사라졌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던 이 선생님이 ‘자기 일처럼‘ 김제고 혁신학교 운영계획을 세우는 일을 맡았고, 자문을 구하자 몇몇 선생님들이 적극적으로 알려 주었습니다.

그는 “이 선생님, 참으로 수고 많아요.”라는 따뜻한 말 한 마디에 위로를 받았다고 합니다.
“맞춤형 특기적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특색사업으로 생각의 지평선 넓히기를 하기로 했다. 진로체험과 자기 주도적 체험학습으로 자기 이해와 진로능력을 향상한다는 목표가 세워졌다. 또한 학생자치를 활성화한다는 것과 지역사회와의 협치, 수업혁신을 통한 참학력 신장과 교직원 전문성을 신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작성하고 보니 뿌듯함이 가슴 깊은 곳에서 샘솟았다.”(29쪽).

3차례에 걸쳐 학부모교육이 기획·실행되었습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고 합니다.
“학부모 재능기부로 아토피 제로 교실 특강이 이루어졌다. 이후, 한방 샴푸 만들기를 했다. 재료비도 많이 들지 않았지만, 반응은 뜨거웠다. 하나 더 만들어가도 되냐고, 누군가에게 선물해야 할 사람이 있어서 그렇다고 하는 이도 있었고, 집에 재료가 있는데 친구들을 모아서 함께 만들어야겠다는 이도 있었다. 딱딱한 교육이 아니라서 좋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35쪽).

중학교 단짝인 동현이와 성훈이는 어느 고등학교로 가야 좋은지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의 이야기 속에는 동현이의 아빠와 엄마의 모습도 재미있게 등장합니다.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아빠 학부모와 엄마 학부모의 모습 그것입니다.

김제고 학교설명회에 참석한 동현이와 성현이의 마음을 끌어당긴 것은 김제고 2학년 학생의 학교 설명이었습니다.

“이곳에 입학하기로 결정했을 당시, 지금처럼 좋은 학교라고 결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지금의 저는 김제고등학교에 온 것이 참으로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생님은 친근하게 대해 주셨고, 같은 동아리 선배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모두가 친하게 지낼 수 있으니까요. 여러분도 이 학교를 선택한다면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 그리고 가장 좋은 점 중에 하나는 생각의 지평선 넓히기입니다. 지리산, 서울 등 먼곳으로 체험학습을 하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특히 중국의 만리장성, 백두산 탐방은 평생 잊지 못할 멋진 기억이 될 것입니다.”(46쪽).

중국으로 현장 체험학습을 가는 길 버스에서 아이들은 이런 주의 사항을 듣고 있었습니다.
“여러분. 주의사항을 한 번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모르는 사람의 짐은 어떤 경우라도 운반해 주면 안 됩니다. 밀수품, 흉기, 마약 등 공범자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혹시 노인이 무겁다고 들어달라고 해도 절대 들어주면 안 됩니다.”(51, 52쪽).

이 부분을 읽으면서 2013년에 개봉했던 전도연과 고수 주연의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이 떠올랐습니다.

김제고가 다시 비상하게 된 결정적 이유는 공부하는 교사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꿈꿈꿈‘은 정기적 수업 나눔 및 협의회를 통해 교사 간 소통·협력 문화를 조성하고, 수업개선 연수를 통한 교사의 전문성을 신장하며, 교과통합수업을 실시하고자 만들어진 전문적 학습공동체다. 수업혁신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럴 때면 새로운 의욕이 샘솟았다.”(81쪽).

교장선생님은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직접 차를 끓여 대접한다고 합니다.
“교장선생님은 항상 손수 차를 준비한다. 그것이 권위를 없애는 방법이라 생각하고, 또 상대를 위하는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가만히 앉아서 윗사람이 타주는 차를 받아 마시는 것이 김 선생님에겐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그러나 그것이 한 번 두 번 반복되면서 점점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86쪽).

김제고를 졸업한 김예랑. 그는 기자가 되어 모교를 찾았습니다. 학교 관계자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선생님, 저 김예랑입니다.”
“아~! 김 기자!”

그 김 기자가 선생님에게 물은 질문 중 이런 것이 있습니다.
”김제고의 변화에 대해 간단히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선생님들이 떠나지 않는 학교가 되었지. 학생들도 좋고, 혁신학교 잘했구나. 만족하는 정도로 인정받았지. 유능한 교감선생님을 모셔오고 공간혁신가꿈프로젝트 지정받고, 참 많이 변했구나 생각이 드네.”(125~127쪽).

“선생님들이 떠나지 않는 학교가 되었지.” 아마 김제고등학교의 변화를 이보다 더 정확하고 실감나게 표현할 수 있는 말은 없을 것 같습니다.

이런 인터뷰 내용도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나요?”
“음, 많은 학생이 기억나지. 그중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지.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던 학생이었어. ’엄마한테 이를 거야‘라는 말을 했대. 아이들이 그걸 꼬투리 삼아 ’엄마한테 일러!‘라고 놀렸다네.”
“마마보이였나 보네요.”
“어느 날, 그 학생이 수학 문제집을 들고 나를 찾아왔어. 수학 실력이 좀 모자라서 공부에는 영 취미가 없는가 했는데 그게 아니었어. 난 그게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어. 교사의 보람이란 게 그런 거잖아. 성의껏 최대한 쉽게 가르쳐줬지. 이후로 종종 찾아왔고, 수학 실력이 크게 향상되었지……. 참 많이 변했지. 열심히 공부했고, 나도 최선을 다해 도와줬지. 공부에 집중하게 되니 자연스럽게 자존감이 높아졌어. 신기한 경험이었어. 마치 갈대가 변해서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나무가 된 것 같았어.”(128, 129쪽).

졸업 후 멕시코로 가서 회사에 다니고 있다는 황인정은 이렇게 말합니다.
“…… 수업하는 데 있어서도 선생님들께서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적절한 비유나 예시를 들어 차근차근 설명해 주셔서 수업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본인의 꿈에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들과 동아리 개설을 해서 꿈을 이루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이렇게 좋은 수업과 좋은 활동들이 저의 노력과 결합해서 제가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졸업 후에도 가끔 학교에 찾아왔는데 학교 시설이 계속 좋아지고 있고 더 많은 활동들이 생겨서 정말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학생들이 학교의 노력에 잘 부응한다면 수시뿐만 아니라 정시로도 학생들이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는 학교가 될 것 같습니다.”(141, 142쪽).

김제고와 관련해서 저의 개인적 경험 하나가 있습니다. 교육감 1기 때 어느 날 김제고에 행사가 있어서 갔습니다. 행사를 마치고 저의 차로 다가가 문 앞에 다다랐을 때, 뒤를 보니 학생회장이 서 있었습니다. 그 아이를 끌어안고 등을 두드리면서 “건강하게 잘 자라요.”라고 말했습니다. 승용차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어떤 아이가 뛰어오면서 “교육감님! 저도 한 번 안아 주세요.”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얼른 승용차 밖으로 나가 껴안아 주자, 아이가 무척 좋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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