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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반크
한글 파괴 도 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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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강예현 | 등록일 | 17.08.17 | 조회수 | 524 |
번역을 맞기다(맡기다○)’, ‘댓가(대가○)를 치뤄야(치러야○)’, ‘행동:앉다 / 서다 / 눕다 / 업드리다(엎드리다○).’ 주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콘텐츠의 한글맞춤법 오류가 심각하다. 검증 없이 웹툰 작가나 업체로부터 제공받은 콘텐츠를 그대로 내보낸 탓이다. 포털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이와 관련한 실태 조사조차 없었다는 게 더 큰 문제다. 한글날(9일)을 이틀 앞둔 7일 대형 포털의 웹툰과 운세 등에서 맞춤법 오기가 수두룩하게 발견됐다. ‘토요일’을 ‘토욜’로 표기하는 줄임말 신조어나 은어를 제외하더라도 ‘번역을 맡기다’를 ‘맞기다’로 적는 등 기본적인 한글맞춤법조차 엉망인 사례가 눈에 띄었다. 한 웹툰은 8월24일자 하루치에서만 ‘이세끼들아’, ‘동네 애들 혼네지 마세요’, ‘나도 왠만한 건 견디거든’ 등 3건의 맞춤법 오기가 발견됐다. 포털이 제공하는 콘텐츠에 맞춤법 오류가 잦은 것은 별도의 검증절차가 없기 때문이다. 국내 3대 포털 업체 중 별도 교열 담당자를 둔 곳은 NHN이 유일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 관계자는 “웹툰은 저작권이 작가에게 있어 맞춤법 수정도 작가의 몫”이라며 “운세도 업체가 제공하는 콘텐츠를 그대로 게재한다”고 말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도 사정은 똑같았다. 한국어처리팀을 운영 중인 NHN 측도 “자체 생산 콘텐츠와 외부에서 제공받는 서비스 모두에 대해 맞춤법을 검토하지만 100여 가지 서비스를 다루다 보니 놓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스마트폰 사용이 늘면서 포털의 잘못된 한글표기로 인한 부작용이 우려되지만, 실태 조사는 전무한 실정이다. 취재진이 국립국어원과 대학 부설 국어문화원, 한글 관련 시민단체에 문의한 결과 “관련 자료가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국립국어원은 “인력이나 예산 문제상 공공기관의 언어 개선을 주로 다루는데, 사기업에서 운영하는 포털에 관여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글문화연대 관계자는 “포털사이트의 한글사용 실태를 조사한 적은 없다”며 “한글 관련 시민단체들은 학술단체적인 성격이 대부분이라 정작 언어 사용에 대한 감시나 계몽 등의 활동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글 연구뿐 아니라 사용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측면에서 역점 사업으로 추진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대 민현식 교수(국어교육)는 “포털사이트 내 맞춤법 문제는 심각성에 비해 대처가 미흡한 것이 사실”이라며 “인터넷을 접하는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이를 그대로 접하는 청소년들을 감안해서라도 하루빨리 적절한 대책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지희 기자 gee@segye.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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