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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프로 자막 속 우리말은 상처투성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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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강예현 | 등록일 | 17.08.17 | 조회수 | 498 |
예능프로그램에서는 자막이 ‘제2의 진행자’로 각광받는다. 프로그램의 이해를 돕는 수준을 넘어 기발한 한 줄로 시청자의 웃음을 책임지기도 한다. 그러나 프로그램별로 회당 약 300건이 쏟아지는 ‘자막 홍수시대’에 지나치게 재미를 좇다 보면 거짓 정보를 강조하고, 틀린 맞춤법이 그대로 전파를 타는 등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가장 심각한 부분은 내용의 진위를 확인하지 않은 무책임한 자막이다. 지난 7월 케이블채널 엠넷은 〈스쿨 오브 락〉에서 가수 이특의 거짓 발언을 ‘이특의 굴욕’이라는 자막으로 내보내 사실 확인을 해야 하는 방송사 본연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방송위원회의 중징계를 받았다. 티브이엔도 8월 〈리얼스토리 묘〉에서 지하철 성추행범을 검거하는 장면을 거짓으로 연출하고도 “본 내용은 20여일 간 철도공안 수사대와 잠복 수사를 통해 성추행범을 검거한 현장기록입니다”라는 자막으로 장면을 강조해 시청자의 빈축을 샀다. 지상파보다 상대적으로 제약이 적은 탓에 생기는 현상이다. 지상파에서는 구어체 사용, 문법에 맞지 않는 문장 등 잘못된 우리말 정보가 넘쳐난다. 문화방송 〈지피지기〉 〈황금어장〉 〈놀러와〉, 한국방송 〈미녀들의 수다〉 〈상상플러스〉 〈해피투게더 시즌3〉(사진), 에스비에스 〈야심만만〉 〈대결 8:1〉은 10월 첫 주 방송에서 회당 10~20건의 잘못된 자막을 내보냈다. 특히 〈지피지기〉 ‘바라보려구요’(바라보려고요), 〈미녀들의 수다〉 ‘없더라구요’(없더라고요), 〈황금어장〉 ‘고만해’(그만해) 등 출연자의 음성을 단순 전달하는 잘못이 많았다. 〈야심만만〉 〈놀러와〉는 모두 ‘딴죽 걸다’를 ‘딴지 걸다’로 내보내 관성처럼 빚어진 언어 사용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외국어나 은어를 그대로 표기하는 경우는 몇 년 전부터 계속됐다. 〈해피투게더〉는 ‘오렌지주스’를 ‘오렌즈주스’로 잘못 표기했고, 〈야심만만〉은 ‘밸런스’, ‘다이렉트’, 〈미녀들의 수다〉는 ‘부라보’를 우리말로 순화하지 않고 내보냈다. 〈무한도전〉 ‘ㅋ ㅋ ㅋ ’, 〈지피지기〉 ‘청순 미소녀’처럼 인터넷상의 언어를 그대로 내보내는 경우도 도드라진다. 〈미녀들의 수다〉 〈해피투게더〉에서는 ‘찾는게’(찾는 게), ‘글 올린지’(올린 지)처럼 띄어쓰기 잘못이 많았다. 전문가들은 잘못된 자막의 남발은 방송사 혹은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는다고 지적한다. 또 무분별한 사용으로 소리보다 글에 시선이 먼저 가는 경우가 생기면서 시청자의 몰입을 방해한다고 우려한다. 춘천교육대학교 리의도 교수는 “귀로 듣는 것보다 눈으로 보는 것이 더 오래 기억되는 만큼 자막이 시청자들에게 끼치는 영향력은 크다”며 “올바른 우리말로 자막을 만들려는 제작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culture/entertainment/241429.html#csidx978c7ec1ec51dbea01021a98c800df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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