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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전일' 앞둔 日…'가해책임반성'없고 '피해자코스프레'만 활개

이름 최시온 등록일 17.08.15 조회수 454
"72년전 어느날 아침 한발의 원자폭탄이 히로시마(廣島)에 떨어져 십수만명의 귀중한 생명을 앗아갔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지난 6일 세계 최초 원폭 투하지역인 히로시마(廣島)에서 열린 희생자위령·평화기원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거리는 한순간 초토화됐고, 목숨을 부지한 사람들에게도 고난의 날들이 이어졌다"며 "이런 참화가 두번 다시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사흘 뒤인 지난 9일 두번째 피폭지인 나가사키(長崎)에서 열린 추도식에서도 같은 말을 했다.

그러면서 강조한 말이 '세계 유일의 피폭국'이라는 말이다.  

아베 총리는 물론 일본의 모든 정치인과 언론도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 투하나 2차대전 참상을 전하면서 빼놓지 않고 하는 말이 '세계 유일의 피폭국'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아베 총리가 취임후 거의 빼놓지 않고 참석하는 이들 행사장에서 2차대전 가해국으로서의 책임에 대한 반성은 물론 이에 대한 언급도 찾아보기 힘들다. 

군국주의로 치달은 일본이 2차대전을 일으키고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각국을 침략하며 자행한 온갖 만행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 언급 없이 72년전 히로시마 원폭 투하 이후의 '피해'만 강조하는 것이다.

아베 정권이 2015년 12월 한일간 위안부 합의를 명목으로,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진정한 사과 요구에 대해 "양국 정부간 이미 합의한 일"이라거나, 사과 편지를 보내 달라는 말에 "떨끝(毛頭)만큼도 생각하지 않는다"(아베 총리)고 한 것도 이의 연장선상에 있다.
일본 언론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일본 정부와 언론은 패전일인 15일을 '종전기념일'이나 '종전일'이라고 부른다. 애써 전쟁을 유발한 국가이며, 자국이 패했다는 점을 감추려는 단어로 받아들여진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패전일을 하루 앞둔 14일 '오사카대공습'을 다룬 기사의 제목을 '마치 지옥'이라고 잡았다.

오사카대공습은 2차대전 막바지 3월부터 8월 14일까지 약 8차례에 걸쳐 이뤄진 미군의 대반격을 말한다.

1945년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이 만들어 낸 버섯 구름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 신문은 오사카대공습에 이르는 역사적 과정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고 "정말로 지옥이었다. 두번 다시 전쟁을 일으켜서는 안된다"는 생존자들의 폭격 피해 체험담만을 전달하는데 그쳤다.

마이니치신문도 이날 시민단체의 조사를 인용해 "종전 전일인 1945년 8월 14일부터 다음날까지 전국 10곳 이상에서 미군의 공습이 있었다"고 미군에 의한 피해를 강조했다. 

이 신문은 "14일에만 미군 전투기 1천기가 출격하는 등 미군의 공습은 집요했고, 2천300명 이상이 희생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지만 일본이 일으킨 전쟁에 결국 자국이 피해를 봤다는 점은 어디에도 언급이 없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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