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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飛上)의 꿈!
1. 페스트(알베르 카뮈) / 생활과 과학(1학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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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양시현 | 등록일 | 20.08.12 | 조회수 | 41 |
<페스트>는 ‘오랑’이라는 해안도시에 페스트가 유행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책이다. 처음 이 책을 접한 계기는 ‘요즘 책방: 책 읽어드립니다’라는 TV 프로그램이었는데, 코로나19가 유행한 뒤로 이 책의 서점 판매량이 급증했다고 하니, 나와 같은 생각을 한 사람이 꽤 많았던 모양이다. 이 책의 초반부, 즉 오랑 시에 페스트가 퍼지는 부분부터 흥미로웠는데, 주인공인 의사 리외가 사는 건물에 어느 날 비틀거리다가 피를 토하며 죽는 쥐가 나타나는 것으로 시작한다. 처음에는 별로 신경쓰지 않았지만, 원인 모를 죽음을 맞이하는 쥐 떼가 오랑 시 전역에 걸쳐 수백, 수천 마리로 불어남에 따라 오랑 시는 비상사태에 빠지고 페스트의 확산을 막기 위해 철저히 고립되고 만다. 여유롭고 평화롭던 일상에서 ‘쥐’라는 조짐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하다가 사람들이 혼돈에 빠지고, 어느 순간부터는 체념(혹은 외면)하게 되는 과정이 담담하게 묘사되어 있어 더욱 기억에 남았다. 코로나19도 초기에는 중국에서 잠시 유행하다 그칠 사소할 전염병이라고 치부되지 않았던가. 이 책에는 의사 리외 말고도 다양한 직업과 성격의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그중에서도 ‘랑베르’라는 기자가 기억에 남는다. 랑베르는 취재차 오랑에 방문했다가 페스트로 오랑이 봉쇄된 이후 그 안에 발목이 잡혀 사랑하는 여자와도 헤어지게 된 인물이다. 처음에 그는 오랑의 ‘외부인’으로서 철저히 오랑의 상황을 외면하고 오직 오랑 밖으로 탈출하는데만 관심을 갖는다. 하지만 그는 끝내 오랑을 탈출하지 않고 남아 페스트와 싸우기로 결심하며 보건대에 참여한다. 이 인물을 통해 카뮈는 집단의 위기 앞에서 개인의 이기심이 이타심, 혹은 공공선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모를 드러내고자 한 것 같다. 실제로 코로나19로 우리나라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을 무렵, 많은 사람들은 정부의 방역 지침에 동참하고 선행을 이어가는 등 훈훈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랑 베르의 이러한 선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은 페스트에 맞서 담담하고 우직하게 자기 할 일을 해 나가는 의사 리외가 아닐까 싶다. 그 둘의 대화 중에서도 다음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페스트와 싸우는 유일한 방법은 성실성입니다.” “성실성이 대체 뭐지요?” 하고 랑베르는 돌연 신중한 태도로 물었다. “일반적으로는 모르겠지만 내 경우에 그것은 나의 직책을 완수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창궐하고 있는 오늘날에도 자기 할 일을 묵묵히 해 나가며 전염병과 싸우는 사람들이 있다. 의료진은 물론이요, 경제적 위기에도 꿋꿋이 장사를 해 나가는 소상공인, 공연과 경기 등이 줄줄이 취소된 상황에서도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려 노력하는 예체능 계열 종사자, 나는 그 중에서도 가수를 꼽고 싶다. ‘비긴어게인’이라는 TV 프로그램에서 가수들은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관객과 소통하고 음악으로 위로를 전하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며 버스킹을 하는데, 나 역시 그 버스킹 무대를 통해 많은 힘을 얻곤 했기 때문이다. 오늘날 코로나19는 우리 일상의 한 부분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널리 퍼져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지만, 소설 ‘페스트’ 속 인물이 그러하였듯이, 우리 또한 우리의 일상을 성실하게 살아내길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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