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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거 하며 살기’ (인턴십 발표회)
작성자 이무흔 등록일 26.10.24 조회수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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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거 하며 살기’ (인턴십 발표회)

 

한글날을 앞두고 학교 시청각실의 불이 켜지면서 조금 특별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2학년 인턴십 수업의 결과를 공유하는 자리이다. 여름방학을 활용하여 저마다의 삶의 현장으로 당차게 걸어 나갔던 19명의 2학년들이 자신의 경험을 전교생과 나누기 위해 모인 것이다. 이번 ‘2026 인턴십 발표회’는 단순한 학교 행사를 넘어, 학생들이 온몸으로 부딪히며 배워온 삶의 기록이자 성장의 변곡점인 셈이다.

고교학점제의 틀 속에도 우리 교육은 아직도 교과서의 활자를 외우고 시험지 위에 정답을 고르는 기계적인 방식에 갇혀 있다. 그리고 거기에는 등급이라는 차별을 둔다. 그러나 푸른꿈고등학교의 ‘인턴십 수업’은 이러한 교실의 벽을 과감히 허물어 뜨린다. 주입식 교육과 입시 경쟁이라는 삭막한 굴레에서 벗어나, 배움의 주체를 온전히 ‘학생 자신’으로 돌려놓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보여준다. 이번 여름방학을 앞두고 학생들은 예술, 공연, 돌봄, 지역사회 등 자신이 평소에 품어왔던 관심 분야의 일터를 직접 찾아내고 섭외하였다. 그리고 방학 중 현장의 어른(멘토)들과 호흡하며 진짜 세상의 공기를 들이마시고 돌아왔다.

 

발표 순서에 적힌 학생들의 이름과 제목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치열하고도 다채로웠던 여정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사진을 탐구한 학생의 이야기부터 게임 프로그래밍에 도전한 학생, 의류 디자인과 마케팅 현장을 누빈 학생, 그리고 독립서점의 고즈넉한 책방지기가 되어 본 학생까지. 학생들의 발걸음이 닿은 곳은 모두 달랐지만, 그 속에서 피어난 가치는 저마다 눈부셨다.

 

이 인턴십이 학생들에게 준 가장 값진 선물은 '진로의 주도성'과 '실패를 통한 성장'일 것이다. 많은 청소년이 사회가 정해준 표준화된 길을 맹목적으로 달리다 성인이 된 후에야 깊은 방황에 빠지곤 한다. 반면 푸른꿈고등학교의 학생들은 고등학교 시절에 이미 현장의 달콤함과 지독히 강한 씁쓸함을 미리 맛본다는 것이다. 한 학생의 발표 제목처럼 ‘사회성 기르기 프로젝트’를 겪으며 자신이 꿈꾸던 직업이 생각과 달라 실망하기도 하고, 반대로 예상치 못한 곳에서 숨은 재능을 발견하기도 한다. 이 모든 시행착오는 상처가 아니라, 진짜 '내가 원하는 삶'을 찾아가게 해주는 강력한 마음의 면역력이자 나침반이 된다.

 

이러한 과정은 학교 혼자만의 힘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학생들은 사회속에서 멘토의 삶을 곁에서 지켜보며 단순한 업무 기술을 넘어, 직업인으로서의 책임감과 소통의 기술, 그리고 사회를 바라보는 성숙한 시선을 배웠을 것이다. 우리 사회 역시 학교의 문턱을 넘어 찾아온 청소년들을 통해 새로운 활력을 얻고, 미래 세대를 함께 키워낸다는 자부심을 공유하게 될었을 것이다. 학교와 사회가 씨실과 날실처럼 엮여 단단한 교육 생태계를 만들어낸 결과이다.

 

독일의 교육학자 하르트무트 폰 헨티히는 "학교는 삶을 준비하는 곳이 아니라, 삶 그 자체여야 한다"고 했다. 발표 무대에 선 19명의 학생들은 교실 벽에 갇힌 박제된 지식이 아니라, 세상 속에서 살아 숨 쉬는 배움을 증명해 보였다.

 

이제 우리는 학생들에게 "나중에 무엇이 될 거니?"라는 질문을 던지기 전에, "지금 세상과 어떻게 연결되고 싶니?"를 통해 스스로 탐색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오늘 당차게 자신만의 이야기를 들려준 19명의 푸른꿈들처럼, 더 많은 교실의 벽이 허물어지고 더 많은 학생이 세상이라는 거대한 배움터로 기쁘게 걸어 나갈 수 있기를 마음 깊이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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