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서대 식품영양학과 정혜경 교수는 “보라색에는 안토시아닌, 레스베라트롤 등이 들어 있어 노화지연, 심장·인지·동맥 건강에 도움을 준다”면서 특히 가지에는 항암효과가 뛰어난 알카로이드, 지방질을 흡수하고 혈관 속의 노폐물을 용해 배설시켜 피를 맑게 하는 히아신 등이 들어 있다고 말했다.
보라색 채소 중에서도 성분이 뛰어난 가지는 값도 싸다. 제철을 맞은 요즘 1000원어치만 사도 한끼 반찬으로 모자람이 없을 정도다.
자연요리 전문가 3명에게 가지의 특성과 고르는 요령, 보관법과 함께 요리를 추천받았다.
‘평화가 깃든 밥상’ 저자 문성희씨는 “가지는 동서양에서 고루 사랑받는 채소로 다양한 요리를 할 수 있는 팔방미인”이라고 소개했다. 문씨는 지난해 서울 광화문에서 펼쳐진 ‘서울 농부시장’에서 박원순 서울 시장을 조수 삼아 비빔밥을 만들었던 자연요리연구가다. 우리나라에선 절임, 구이, 볶음, 조림 등 반찬으로 많이 이용하지만 미국, 이탈리아 등 서양에선 샌드위치나 파니니와 같은 일품요리로 만들어 먹거나 스테이크, 파스타, 라자냐 등에 곁들여 먹는다. 그가 추천한 요리는 치즈가지전. 가지를 잘 먹지 않는 아이들도 말캉말캉 씹히는 치즈가 피자와 비슷해 좋아하게 마련이란다. 문씨는 “가지는 기름과 같이 조리하면 비타민A의 흡수율을 높여 주기 때문에 전을 붙이면 영양가도 업그레이드된다”고 말했다.
국내에 생소한 마크로비오틱(곡채식장수섭생법)을 소개해 현미의 주가를 드높인 이양지씨는 “가지는 영양가가 뛰어나면서도 칼로리는 낮고, 칼륨성분이 풍부해 염화나트륨 배출을 도와 부기를 빼준다”면서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는 기특한 채소라고 말했다. 가지는 100g에 22㎉다. 그는 한끼 식사로도 거뜬한 ‘가지구이라이스롤’을 추천했다. 가지를 오븐에 구워 고소한 맛이 일품이란다.
국내 1호 채소 소믈리에 김은경씨는 “수분이 90%이상 되는 가지는 더위에 지친 몸에 활력을 줄 수 있어 이맘 때 딱 맞는 먹거리”라고 했다. 그는 “모양이 곧고 껍질은 짙은 보라색을 띠고 흠집이 없고 광택이 나면서 육질이 단단하고 꼭지부분에서 까칠한 가시가 만져지는 것이 싱싱한 가지”라고 알려 준다. 가지는 저온에 약하기 때문에 냉장보관을 하면 쉽게 시들거나 딱딱해질 수 있으므로 조금씩 사다 빨리 먹는 것이 상책. 김씨가 추천한 요리는 가지의 촉촉한 맛을 살려서 생으로 먹는 ‘파프리카 가지말이’. 생가지의 쌉싸래한 맛을 초절임으로 없애고, 색색의 파프리카를 곁들이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넘어갈 정도.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