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년 인문학기행_ "소년이 온다"를 기억하다.

10월의 가을날에 5월의 봄을 만나다.

3학년 아이들과 홍쌤, 이시윤쌤은 10월의 마지막 날이지만 5.18을 만나러 가는 걸 알듯이 봄날같은 포근함을 가지고 있었다.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한시간을 달려 국립 5.18민주묘지에 도착했다. 따스한 햇살이 우리를 감싸고, 병풍처럼 둘러싸인 묘역은 고이 잠든 민주열사들께서 우리를 지그시 바라보는 듯 했다. 역사 의식이 투철한 윤*연 학생을 대표로 해서 분향을 하고 참배를 한 다음, 묘역 안에 있는 열사들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특히 임을 위한 행진곡을 만들게 된 윤상원 열사, 노벨문학상에 빛나는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실제 주인공 등의 묘역을 보며 흙으로 돌아갔으나 영혼과 뜻은 숭고히 남아 살아있다고 느껴졌다.

따사롭게 느껴지는 날씨 덕분에 다행히 이 분들이 편안히 잠들어 있는 듯 했다.

묘지를 나와서 광주 금남로 시내에 있는 옛 광주가톨릭센터, 지금 5.18민주화기록관으로 가서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기리는 여러 기록물, 전시물 설명을 들었다. 인문학은 인간의 학문이고, 인간은 기록으로서 지나간 모든걸 남겨주는 존재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했다.

기록관 설명과 관람을 끝내고 전주에 약간 못 미치지만 맛의 고장 광주의 맛깔스런 음식을 즐길 수 있었다. 주물럭 최고! 엄청 친절한 사장님 덕분에 맛좋게 식사를 마쳤다.

아시아문화전당으로 와서는 인문학 기행 영상을 찍고, 문화정보원과 창조원에서 전시 해설을 들었다. 박물관과 미술관 형태여서 인문학 소양을 기르기에 더할나위없이 좋았다. 이때도 홍쌤은 어제 영화배우님들이 오해했듯이, 여기서도 도슨트분이 학생인줄 알고 오해를 오지게 받았다.

끝나고 정원으로 나와서 잠시 휴식하며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 광주시장 사모님과 대구시장 사모님을 동시에 만나서 같이 사진 찍는 영광을 누렸다. 그 안에 팔짱 끼고 사진 찍은 홍쌤은 동서통합의 가교역할을 했다.

우리의 짧았던 3학년 여행은 빛고을을 떠나 이렇게 아쉬움을 뒤로 하고 지평선을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