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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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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온 편지187(20241230)
작성자 송창우 등록일 24.12.30 조회수 23
첨부파일

제나온 백여든일곱 번째 편지, 20241230일 월요일에

 

우리가 눈발이라면 / 안도현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문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 이의 길고 붉은

상처위에 돋는 새 살이 되자

 

 

하느님이 천사님들과 완주 윈터푸드 페스티벌에 갔어요. 삼례에서 열리는 모락모락 맛있는 겨울잔치가 열리는 삼례문화예술촌에는 추억을 굽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어요. ‘찐빵 속 금반지행사를 하는 곳에서는 사람들이 긴 줄을 서 있었어요. 우리밀로 찐빵을 빚어 팥소대신 노란 고구마가 들어 있는 찐빵을 가진 사람에게는 금반지를 주는 즉석 이벤트였거든요. 찐빵은 불티나게 팔렸고 사람들은 왁자하게 모여서 찐빵도 먹고 기대감에 부풀어 신바람이 났어요. “포기를 모르고 저렇게 즐거워할 일이 많았으면 참 좋겠지요?” 하느님 말씀에 세실리아 천사님이 말했어요. “여기 오는 사람들은 포기로 먹고 사는 농촌 사람들이에요. 배추 포기, 마늘 포기, 생강 포기, 양파 포기, 상추 포기, 벼 포기, 밀 포기. 한 포기, 두 포기 농사지은 곡식으로 먹거리를 가지고 오늘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고 있지 않나요?” 미소 짓던 마르첼리나 천사님이 말했어요. “실패로 먹고 사는 시장 사람들도 있어요. 저쪽 공예 천막에서는 바느질 솜씨공예품들이 예술작품이 되어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잖아요? 모두가 실패에 감긴 실을 얼마나 많이 풀었겠어요? 빨강 실패, 노랑 실패, 파랑 실패, 검정 실패, 보라 실패, 초록 실패. 실패 한 개, 실패 두 개, 눈물 줄기만큼이나 길고 긴 수많은 실패로 예쁜 수를 놓아 아름답고 멋진 예술품을 만들어내지 않았겠어요?” 킥킥거리던 마리아 룻 천사님이 말했어요. “우리들 웃음꽃처럼 하늘에서도 눈꽃이 흩날릴 날씨죠? 날에도 씨가 있어 날마다 흡족한 씨앗을 뿌려주고 있어요. 어떤 날은 함박눈 씨를, 어떤 날은 소낙비 씨를. 어떤 날은 여우비 씨, 어떤 날은 찬바람 씨, 어떤 날은 맑은햇살 씨, 그리고 어떤 날은 흐린진눈깨비 씨. 때로는 황사바람 씨도 있고, 미세먼지 씨도 있지요. 사람들이 날씨가 좋다, 나쁘다 하지만 날씨야말로 사람들에게 골고루 포기가 자라고 실패가 돌아가게 하려고 날마다 색다른 씨앗을 내려주는 것 아니겠어요? 그나마 사람들이 이런 사실을 모르니 날씨 탓하는 사람들에게 욕을 먹으면서도 설레는 마음으로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변덕을 부리는 것 아니겠어요?

 

 

12월이 이틀 남았습니다. 겨울방학을 앞둔 마지막 주입니다. 마무리 잘 해봅시다!

 

학교생활 중, 친구나 선생님과 찍은 사진을 보내주거나 제나온 편지에 대한 답장이나 소감문 등을 보내주는 친구에게는 위클래스 상담실에서 정성으로 준비한 선물을 드리고 내용에 따라 선별하여 본인 허락을 받은 후, 제나온 편지에 싣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학교생활 중 궁금한 일, 함께 하고 싶은 일,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해 주세요. 즉시 달려가 기꺼이 마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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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제일고 심리 전문상담교사 곽소라 063-840-9769(익송관3층 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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