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나온 편지180(202412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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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송창우 | 등록일 | 24.12.13 | 조회수 |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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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온 백여든 번째 편지, 2024년 12월 18일, 수요일에
집중치료실 꽃밭에서 / 송창우
제비꽃씨는 봄비 맞으며 자주빛 꽃이 피고
코스모스씨는 장맛비 마시고 연분홍 꽃을 피우는데
진욱 씨는 링거 주사액 마시다 웃음꽃을 피울까?
봄 가기 전 꽃 피겠지? 가을 오기 전 꽃 보겠지?
▷ 기적을 파는 할머니가 있었어요. 눈물이 다 마른 사람만이 기적을 살 수 있었답니다. 마지막 눈물 한 방울이 할머니한테 기적을 살 수 있는 유일한 가격이었고요. 그러니 아무나 기적을 사러 올 수는 없었지요. 깊은 산비탈 오두막에 살고 있는 할머니 집에는 사람들 발걸음이 끝없이 이어졌어요. 오는 사람마다 마지막 남은 눈물을 흘리며 과거의 절망을, 어제의 끔찍함을, 아니 방금 여기 오기 전의 죽음을 하소연했어요. 잔디씨는 연인의 죽음을 한탄했습니다. 나리씨는 동생의 끔찍한 죽음을 쏟아놨어요. 천리향씨는 절친한 친구의 마지막 투병을 이야기했어요. 달래씨는 아찔한 사고로 죽음에 이른 망가진 몸을 보여줬습니다. 이팝나무씨는 무서웠던 어린 시절로 어둠속을 살아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낱낱이 늘어놨어요. 국화씨는 젊은 자식의 죽음을 갈라진 목소리로 얘기하며 할머니께 기적을 보여주기를 간구했답니다. 할머니는 작은 오두막에 달려온 사람들을 앉히고 이야기를 하나하나 들었습니다. 잔디씨 이야기를 나리씨, 천리향씨, 달래씨, 이팝나무씨, 국화씨와 잔디씨 손을 꼭 잡고 들었습니다. 나리씨 아픔을 잔디씨, 천리향씨, 달래씨, 이팝나무씨, 국화씨와 같이 나리씨 등을 토닥이며 들었습니다. 천리향씨 이야기를 잔디씨, 나리씨, 달래씨, 이팝나무씨, 국화씨와 함께 천리향씨를 할머니 품에 안고서 귀 기울여 들었습니다. 달래씨, 이팝나무씨, 국화씨 이야기도 그렇게 서로서로 듣게 되었지요. 그때 어디선가 꽃잔디 향기가 나는 듯했습니다. 나리꽃 향기가 스멀스멀 떠돌았습니다. 천리향 내음이 머리를 맑게 했습니다. 달래향이, 이팝나무꽃 향기가, 알싸한 산국화향이 코를 찔렀습니다. 그리고 모여 있던 잔디씨, 나리씨, 천리향씨, 달래씨, 이팝나무씨, 국화씨의 말랐던 마지막 눈물에 꽃이 피었습니다. 꽃향기는 어느새 그들이 살던 곳으로 퍼져나갔습니다. 꽃향기를 따라 다시 돌아가는 꽃씨들 발걸음이 닿는 곳에는 온갖 꽃들이 그들을 배웅하고 있었답니다.
▷ 2학기 2차 고사 치르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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