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나온 편지179(202412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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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송창우 | 등록일 | 24.12.13 | 조회수 |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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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온 백일흔아홉 번째 편지, 2024년 12월 17일, 화요일에
꼴뚜기와 모과 / 오탁번
술 좋아하는 아빠가 포장마차에 갈 때 그림일기 그리다 말고 나도 따라나선다 아빠는 똥집 안주로 소주 한 병 마시고 살짝 데친 꼴뚜기 한 접시는 내 차지다 “꼴뚜기처럼 생긴 아이가 꼴뚜기를 참 좋아하네” 포장마차 할머니는 아빠를 본 체도 안하고 꼴뚜기 먹는 나만 바라본다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다 시킨다더니 우리 집 망신은 요놈이 다 시키누나“ 아빠는 하하 웃으며 술잔을 비운다
엄마 따라서 춘천 가는 국도가에는 호박이랑 모과를 쌓아놓고 파는 곳이 많다 엄마는 춘천대학 국어선생님 나는 용두동 소화유치원 병아리반 학생 엄마는 모과 다섯 개를 고르고 나서 “과일가게 망신은 모과가 시킨다는데 오천 원은 비싸요 천원 깎아요“ 모과 파는 아줌마는 안 된다고 말하다가 “요즘 모과는 망신이 아니고 자랑이에요 이 아이가 모과처럼 예뻐서 주는 거예요“ 내 머리를 쓰다듬는 아줌마를 보면서 “우리 집 망신은 요놈이 다 시키누나” 엄마는 깔깔 웃으며 모과봉지를 집어든다
큰소리치면서 작은 것 잡아먹는 상어나 문어는 나는 싫다아 잘 생긴 커다란 과일도 싫다아 조그맣고 못생기고 맛있고 향기로운 꼴뚜기와 모과가 나는 젤이다아 오늘 오가혜 그림일기는 이만 끝
https://www.youtube.com/watch?v=XFoFRGRt8EU
▷ 횟집에 가면 오징어 가격이 붙어있어요. “산 것은 만 원, 죽은 것은 이천 원” 아무리 예쁘고, 맛있고, 잘 생겼어도 죽은 것은 반의 반값도 안 됩니다. 대신 아무리 밉고, 맛없고, 못생겼어도 살아 있으면 엄청 비쌉니다. 우리가 잡아먹고 깎아먹는 것의 죽고 살고는 싱싱함의 차이일진대, 엄마아빠를 닮고 하느님까지 닮은 오가혜는 오죽할까요? 애호박처럼 엄마아빠 곁을 따라다니는 오가혜가 포장마차 할머니 눈에는 귀엽기만 합니다. 모과처럼 망신살이 시키는 눈총 맞는 말썽쟁이 오가혜일지라도 과일가게 아줌마 눈에는 오가혜가 마냥 예쁘기만 합니다. 하물며 망신을 시키든, 잘못을 했든, 설사 죽을죄를 지었다 한들 엄마아빠 곁에 있는 오가혜는 맛난 꼴뚜기보다, 향기로운 모과보다도 백만 배는 더 엄마아빠에게 소중한 자식 아니겠어요? 천만 배는 더 하느님에게 사랑스러운 피조물이 아니겠어요? 살아서 웃음꽃을 피우는 오가혜 그림일기 속에서는 어물전 망신을 시키는 꼴뚜기도, 과일가게 망신을 시키는 모과도 벌떡 다시 살아 나와서 우리에게 살맛을 보태주는 거룩함이라니요!
▷ 1,2학년은 2차 고사 마지막 날입니다. 힘냅시다! 시험 기간 중에도 응원의 제나온 편지는 계속 띄웁니다. 크리스마스 전까지 제나온 편지에 답장(아래 위클래스 담당자에게 제나온 편지 잘 받아보고 있다는)을 보내는 친구에게는 하루에 1명씩 골라 크리스마스카드를 보내드립니다.
▷ 학교생활 중, 친구나 선생님과 찍은 사진을 보내주거나 제나온 편지에 대한 답장이나 소감문 등을 보내주는 친구에게는 위클래스 상담실에서 정성으로 준비한 선물을 드리고 내용에 따라 선별하여 본인 허락을 받은 후, 제나온 편지에 싣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학교생활 중 궁금한 일, 함께 하고 싶은 일,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해 주세요. 즉시 달려가 기꺼이 마중하겠습니다!
▷ 마음 치유 도우미(상담실) : 전북제일고 심리 전문상담교사 곽소라 063-840-9769(익송관3층 상담실)
▷ 학교생활 도우미 : 전북제일고 위클래스 담당교사 송창우 010-7163-7249, songbee1223@hanmail.net (본관 동쪽 3층 생활안전부)
▷ 이글은 우리 학교 홈페이지(https://school.jbedu.kr/jbjeil)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홈페이지→학생마당→제나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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