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나온 백일흔여덟 번째 편지, 2024년 12월 16일, 월요일에

모두 다 꽃이야 / 류형선

산에 피어도 꽃이고

들에 피어도 꽃이고

길가에 피어도 꽃이고

모두 다 꽃이야

아무데나 피어도

생긴 대로 피어도

이름 없이 피어도

모두 다 꽃이야

봄에 피어도 꽃이고

여름에 피어도 꽃이고

몰래 피어도 꽃이고

모두 다 꽃이야

▷ 좀 오래 전 얘기예요. 그해 여름방학에 우리 반 근영이에게 문자를 보냈어요. “근영아, 세상에서 젤 좋은 게 뭐게? 현금도 아니고 순금도 아니고 지금이래! 방학 신나게 잘 보내고 개학 날 반갑게 만나자! 나? 창우…” 그랬더니 한소끔 있다가 답장이 왔다. “웃기고 자빠졌네. 더운데 학원 다니느라 죽겠고만, 뭔 개소리…. 암튼 고마워. 너도 개고생 방학 잘 보내라!” 담임인 저는 찜솥 더위만큼 속이 부글부글 끓는 걸 참아가며 문자를 꾸욱꾹 눌렀지요. “너 무해, 나 배추할게! 아니, 송창우 할게!” 그랬더니 바로 띠링, 문자가 떴지요. “헉…. 쌤, 죄송해요. 송창우 선생님인 걸 깜빡 하고, 울반 한창우인 줄 알았어요..ㅠㅠ” “뭐라고? 한창우가 이렇게 폼나는 말을 언제 하든? 아예 너랑 친한 옆반 남창우라고 하지 그랬어? 아님 벽창우인줄 알았다고 하든가?” “용서해 주세요, 쌤! 정말 몰랐어요…” “흥, 용서? 너 같으면 하겠니?” “에궁..ㅠㅠ” “그럼 내가 낸 문제를 맞히면 봐줄게. 힘들게 학원 다니고 있다니 특별히 생각해 주는 거야?” “문제요? 무슨 문제? 쉬운 걸로 내주세요…!” “ 깝치지 말고 잘 들어! 이 세상에서 제일 이쁜 꽃이 뭐게? 힌트는 난센스 퀴즈라는 거.” “꽃이요? 젤 이쁜 꽃? 나팔꽃?” “나팔꽃? 입술이 벌렁 까진 게 뭐가 이뻐?” “해바라기?” “ 웃기고 있네! 얼굴이 초가지붕 호박만 한 게 니 눈엔 이뻐 보이니?” “그럼, 뭐지? 코스모스?” “그렇게 약해 빠진 걸 누가 좋아하니? 그만 좀 웃겨라, 응? 암튼 방학 끝날 때까지 못 알아맞히면, 담임 모독죄를 적용해서 울반 친구들에게 문자 공개해서, 알쥐?” 그해 여름방학엔 저도 모르는 온갖 꽃들을 근영이는 어디서 찾았는지 시도 때도 없이 보내왔어요. 제 주머니에서 매미소리마냥 서늘하게 울어대는 손전화 알림음에, 저는 담장 아래 봉선화 같은 웃음꽃을 피워대며 근영이 만날 날을 꼽았답니다. 근데, 난센스 퀴즈 정답은 찾으셨나요? 이 글 속에 있는데…^^

▷ 1,2학년은 2차 고사 셋째 날입니다. 힘냅시다! 시험 기간 중에도 응원의 제나온 편지는 계속 띄웁니다. 크리스마스 전까지 제나온 편지에 답장(아래 위클래스 담당자에게 제나온 편지 잘 받아보고 있다는)을 보내는 친구에게는 하루에 1명씩 골라 크리스마스카드를 보내드립니다.

▷ 학교생활 중, 친구나 선생님과 찍은 사진을 보내주거나 제나온 편지에 대한 답장이나 소감문 등을 보내주는 친구에게는 위클래스 상담실에서 정성으로 준비한 선물을 드리고 내용에 따라 선별하여 본인 허락을 받은 후, 제나온 편지에 싣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학교생활 중 궁금한 일, 함께 하고 싶은 일,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해 주세요. 즉시 달려가 기꺼이 마중하겠습니다!

▷ 마음 치유 도우미(상담실) :

전북제일고 심리 전문상담교사 곽소라 063-840-9769(익송관3층 상담실)

▷ 학교생활 도우미 : 전북제일고 위클래스 담당교사 송창우 010-7163-7249, songbee1223@hanmail.net (본관 동쪽 3층 생활안전부)

▷ 이글은 우리 학교 홈페이지(https://school.jbedu.kr/jbjeil)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홈페이지→학생마당→제나온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