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나온 편지177(202412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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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송창우 | 등록일 | 24.12.13 | 조회수 |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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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온 백일흔일곱 번째 편지, 2024년 12월 13일, 금요일에
시(詩) / 최영미
나는 내 시에서 돈 냄새가 나면 좋겠다
빳빳한 수표가 아니라 손때 꼬깃한 지폐 청소부 아저씨의 땀에 절은 남방 호주머니로 비치는 깻잎 같은 만 원권 한 장의 푸르름 나는 내 시에서 간직하면 좋겠다 퇴근길의 뻑적지근한 매연 가루, 기름칠한 피로 새벽 1시 병원의 불빛이 새어 나오는 시 반지하 연립의 스탠드 켠 한숨처럼 하늘로 오르지도 땅으로 꺼지지도 못해 그래서 그만큼 더 아찔하게 버티고 서 있는
하느님, 부처님 썩지도 않을 고상한 이름이 아니라 먼지 날리는 책갈피가 아니라 지친 몸에서 몸으로 거듭나는 아픈 입에서 입으로 깊어지는 노래 절간 뒷간의 면벽한 허무가 아니라 지하철 광고 카피의 한 문장으로 뚝 떨어지는 슴슴한 고독이 아니라 사람 사는 밑구녁 후미진 골목마다 범벅한 사연을 끌어안고 벼리고 달인 시 비평가 하나 녹이진 못해도 늙은 작부 뜨듯한 눈시울 적셔 주는 시 구르고 구르다 어쩌다 당신 발 끝에 채이면 쩔렁! 하고 가끔씩 소리 내어 울 수 있는
나는 내 시가 동전처럼 닳아 질겨지면 좋겠다
『교실 밖으로 걸어 나온 시/ 김선우·손택수/ 실천문학사/ 2012』 중에서
▷ 하느님과 천사들이 교실 바닥에 100원짜리 동전을 발견했습니다. 주인을 찾았지만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할 수 없이 동전을 집어 주머니에 넣으며 하느님이 말했습니다. “돈이면 다 된다고 생각하는 세상인데, 백원짜리는 거들떠보지도 않는군요. 돈이 뭐기에 사람들은 돈돈돈 할까요?” 세실리아 천사가 말했어요. “돈은 ‘돌다’에서 나온 말이죠. 돌고 도는 게 돈이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해요. 내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 것도 되기 때문에 내게 있을 때는 돈이 제 역할을 하도록 신중해야지요. 자칫 우습게 알면 부메랑이 되어 날아다니는 돈에게 뒤통수를 맞아 끔찍한 일을 당하지만 떠나고 돌아오는 게 자연의 섭리처럼 돌고 도는 인생의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여기면 돈에 끌려다니며 사는 일은 없을 테니까요.” 마르첼리나 천사가 말했어요. “옛날 동전은 상평통보(常平通寶)라고 했어요. 겉이 둥글고 속이 네모난 건 하늘은 둥글고 땅이 네모진 것처럼 돈으로 세상의 순리를 거스르면 안 된다는 것이죠. 돈이 바탕이 되는 경제라는 말도 경세제민(經世濟民)이라는 말에서 왔어요. 세상을 다스리고 백성을 구한다는 뜻으로 세상을 평화롭게 하는 역할이 돈 본연의 임무이니 제대로 쓰일 경우 참평화를 만드는 구실을 하니 돈돈돈 할 만 하지요.” 마리아 룻 천사가 말했어요. “상평은 상시평준(常時平準)이란 말로 늘 일정한 가치를 지닌다는 말이고, 통보(通寶)라는 말은 보물이라는 뜻으로 돈의 귀함을 뜻하지요. 이런 돈을 자신을 구하는 신으로 섬긴다면 돈의 노예가 되겠지만 자신의 노력과 정성만큼 돈과 가까워질 수 있다고 여기며 돈을 소중하고 꼭 필요한 식량처럼 생각한다면 돈은 친구가 되어 삶의 중요한 활력소가 되지 않을까요?”
▷ 1,2학년은 2차 고사 둘째 날입니다. 힘냅시다! 시험 기간 중에도 응원의 제나온 편지는 계속 띄웁니다. 크리스마스 전까지 제나온 편지에 답장(아래 위클래스 담당자에게 제나온 편지 잘 받아보고 있다는)을 보내는 친구에게는 하루에 1명씩 골라 크리스마스카드를 보내드립니다.
▷ 학교생활 중, 친구나 선생님과 찍은 사진을 보내주거나 제나온 편지에 대한 답장이나 소감문 등을 보내주는 친구에게는 위클래스 상담실에서 정성으로 준비한 선물을 드리고 내용에 따라 선별하여 본인 허락을 받은 후, 제나온 편지에 싣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학교생활 중 궁금한 일, 함께 하고 싶은 일,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해 주세요. 즉시 달려가 기꺼이 마중하겠습니다!
▷ 마음 치유 도우미(상담실) : 전북제일고 심리 전문상담교사 곽소라 063-840-9769(익송관3층 상담실)
▷ 학교생활 도우미 : 전북제일고 위클래스 담당교사 송창우 010-7163-7249, songbee1223@hanmail.net (본관 동쪽 3층 생활안전부)
▷ 이글은 우리 학교 홈페이지(https://school.jbedu.kr/jbjeil)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홈페이지→학생마당→제나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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