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나온 편지170(20241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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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송창우 | 등록일 | 24.12.04 | 조회수 | 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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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온 백일흔 번째 편지, 2024년 12월 4일, 수요일에
* 지난번 가족 그림책 읽기 행사에 참여하신 가족 중, 가족과 함께 책 읽는 사진(뒷모습 권장)을 보내주시는 분께는 위클래스에서 정성들여 마련한 선물을 보내드립니다. 많은 참여 바랍니다..^^
이별 후의 안부 / 류시화
궁금이가 죽은 후 몇 날 며칠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새벽에 일어나 글 쓸 때마다 책상 밑에서 나의 맨발을 몸으로 덥혀 주던 녀석 슬프고 그리워서 숨 쉬는 것도 힘들었다 심장이 이전으로 돌아올 것 같지가 않았다 살아 있음에 대한 의지도 사랑도
어느 날 꿈에 궁금이가 나타나 너무도 생생하게 나를 향해 달려왔다 병에서 다 나은 건강한 모습이었다 그 큰 몸으로 뛰어올라 내 품에 안기는 녀석에게 “궁금아! 너 살아 있었구나! 난 네가 죽은 꿈을 꾸었어!” 그렇게 소리치다가 잠이 깨었다 나를 안심시키기 위한 궁금이의 마지막 사랑이었다 누군가에게 나도 그렇게 할 수 있기를
*궁금이 : 삽살개(2007~2015)
《당신을 알기 전에는 시 없이도 잘 지냈습니다, 수오서재, 2024》 중에서
▷ 하느님이 천사들과 인천의 민들레국수집을 찾았습니다. 골목길을 따라 한 마장쯤 걸어가니 햇살 좋은 언덕위에 노숙인과 배고픈 이들을 위한 국숫집이 있습니다. 이곳 손님은 모두가 VIP입니다. 길고양이들도 VIP대접을 받고 골목길 햇살을 즐기고 있습니다. 청송교도소를 비롯해 전국의 교도소에 갇힌 형제들을 위로 방문하는 목요일과 금요일을 빼고는 토·일·월·화·수·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무료로, 공짜로 맘껏 주린 배를 채울 수 있으니까요. 설거지 봉사를 하다가 하느님이 말했습니다. “왜 굶주린 사람들이 넘칠까요?” 세실리아 천사가 말했어요. “식량이 모자라서겠지요. 요즘 기후 변화를 넘어서 기후 위기, 아니 기후 재앙으로 치닫다 보니 식량생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니 먹거리가 줄들 수밖에 없잖아요? 더구나 채식동물인 인간이 육식을 하면서 사람이 먹을 곡물을 동물사육에 쏟다보니 식량 부족 사태는 더 심해지지 않을까요?” 마르첼리나 천사가 말했어요. “환경오염이나 기후변화로 식량을 생산하는 조건이 위태로운 면도 있지만 실제 식량이 부족하진 않다고 해요. 잘 먹는 사람은 너무 잘 먹어서 병들어 죽고, 못 먹는 사람은 너무 못 먹어서 병들어 죽는 세상은 불평등에서 온다고 해요. 같이 나눠먹으면 해결될 것을 혼자서만 많이 먹겠다고 아우성치는 인간의 이기심이 굶주린 이웃을 만들어내는 것 아닌가요?” 마리아 룻 천사가 말했어요. “지구온난화를 가져오는 기후변화, 이간의 이기심이 만든 불평등, 이 모두가 굶주림의 원인이지만 정작 중요한 까닭은 다른 데 있어요. 한때는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공동체가 망가지고 절대빈곤에 시달렸던 브라질의 네 번째 큰 도시 벨루 오리존치에는 지금은 굶주린 사람이 없는데 파트루스 아나니아스라는 사람이 시장이 되면서, 밥을 먹는 게 인권이라며 ‘식량주권’을 법률로 제정했다고 해요. 식량을 상품으로서 대하는 게 아니라 누구나 공평하게 접근할 수 있는 공공재로서 함께 책임지는 거였죠. 한마디로 식량 공공 정책들이 씨줄로 날줄로 엮여서 코로나 팬데믹 때도 한 사람도 굶는 사람이 없었답니다. 지금은 범죄도 줄고 일자리도 늘어나 살맛나는 세상이 되어가는 걸 볼 때, 굶주림은 식량부족도 아니고 기후 탓도 아닌 사람이 주인 되는 민주주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탓 아니고 뭐겠어요?” 하느님이 엄지척 하면서 물었습니다. “근데, 국수를 젤 맛나게 먹는 법을 아시나요?” “좋은 재료?” “육수?” “쫄깃한 면발?” “하하, 다들 헛짚었어요. 최고의 레시피는 배고픔이랍니다. 오~래오래 굶을수록 최상의 맛이라니 맛있는 국수를 드시고 싶을 땐 쫄쫄 굶는 걸 잊지 마세요!”
- 위 글은 ‘이송희일’의 sns에서 일부 발췌한 내용입니다.
▷ 수은주가 많이 내려가고 있습니다. 따뜻한 옷, 따뜻한 말, 따뜻한 인사로 따뜻한 학교생활이 될 수 있도록 서로를 따뜻한 눈길로 마중합시다.
▷ 학교생활 중, 친구나 선생님과 찍은 사진을 보내주거나 제나온 편지에 대한 답장이나 소감문 등을 보내주는 친구에게는 위클래스 상담실에서 정성으로 준비한 선물을 드리고 내용에 따라 선별하여 본인 허락을 받은 후, 제나온 편지에 싣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학교생활 중 궁금한 일, 함께 하고 싶은 일,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주세요. 즉시 달려가 기꺼이 마중하겠습니다!
▷ 마음 치유 도우미(상담실) : 전북제일고 심리 전문상담교사 곽소라 063-840-9769(익송관3층 상담실)
▷ 학교생활 도우미 : 전북제일고 위클래스 담당교사 송창우 010-7163-7249, songbee1223@hanmail.net (본관 동쪽 3층 생활안전부)
▷ 이글은 우리 학교 홈페이지(https://school.jbedu.kr/jbjeil)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홈페이지→학생마당→제나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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