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나온 편지164(2024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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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송창우 | 등록일 | 24.11.25 | 조회수 |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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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온 백예순네 번째 편지, 2024년 11월 26일, 화요일에
구부러진 길 / 이준관
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구부러진 길을 가면 나비의 밥그릇 같은 민들레를 만날 수 있고 감자를 심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날이 저물면 울타리 너머로 밥 먹으라고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구부러진 하천에 물고기가 많이 모여 살 듯이 들꽃도 많이 피고 별도 많이 드는 구부러진 길. 구부러진 길은 산을 품고 마을을 품고 구불구불 간다. 그 구부러진 길처럼 살아온 사람이 나는 또한 좋다. 반듯한 길 쉽게 살아온 사람보다 흙투성이 감자처럼 울퉁불퉁 살아온 사람의 구불구불 구부러진 삶이 좋다. 구부러진 주름살에 가족을 품고 이웃을 품고 가는 구부러진 길 같은 사람이 좋다.
『꽃잎의 말로 편지를 쓴다, 도종환 엮음, 창비, 2007』에서
▷ 하느님이 천사들과 모래재를 넘고 있었습니다. 굽이굽이 고개를 넘어가다 보니 가을 단풍이 황홀한 풍경으로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굽어진 길이라서 더 운치가 있어요. 뻥뻥 직선으로 뚫린 길보다 부드러운 곡선의 길이라서 자연과조화가 더욱 아름다워요.” 세실리아 천사가 말했습니다. “길이 굽어진 것은 자연의 섭리가 아닐까요? 물길이 반듯하면 유속은 빠르겠지만 깨끗할 순 없잖아요? 굽이굽이 흐르는 물은 천천히 흘러가지만 수초와 모래·자갈을 거치면서 맑게 정화되는 것을 보면 곡선의 부드러움은 자연을 닮은 모습이라서 우리 몸과 마음까지도 아름답게 만드는 것 같아요.” 마르첼리나 천사가 말했어요. “사람의 육신도 모두가 곡선 아닌가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뼈와 살가죽에 들어 있는 오장육부도 모두가 나뭇잎이나 식물의 열매를 닮은 곡선의 모습입니다. 우리 심장도 하트 모습인 것처럼. 이런 찬란한 겉모습을 빼닮다 보니 속 모습까지도 자연스럽게 하느님을 닮은 부드럽고 아름다운 마음을 가져 세상을 다스리라는, 다 살리라는 명령을 실천하면서 살아야되는 것 아니겠어요?” 마리아 룻 천사가 말했어요. “뾰족한 직선들은 거칠고 상처를 냅니다. 물이 부딪히며 흘러가야 생명이 살아나는 곡선의 강줄기가 만들어지듯, 처음에는 모두가 직선처럼 날이 서서 부딪히는 아픔을 겪게 마련이죠. 시간이 흘러 조금씩 다듬어지고 상처가 아물어지면서 다른 것들을 껴안을 수 있는 곡선이 되는 거 아니겠어요? 엄마가 자식을 품는 것마냥, 눈부신 대지의 부드러운 곡선이 되기까지의 인내의 여정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자만이 마음까지도 하느님을 닮아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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