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나온 편지133(202410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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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송창우 | 등록일 | 24.10.09 | 조회수 | 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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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온 백서른세 번째 편지, 2024년 10월 10일 목요일에
사막의 지혜 / 수피(이슬람 신비주의) 우화시
강이 있었다. 그 강은 머나먼 산에서 시작하여 마을과 들판을 지나 마침내 사막에 이르렀다.
강은 곧 알게 되었다. 사막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자신의 존재가 사라져 버린다는 것을.
그때 사막 한가운데서 어떤 목소리가 들려왔다. ‘바람이 사막을 건널 수 있듯이 강물도 건널 수 있다.’
강은 고개를 저었다. 사막으로 달려가기만 하면 강물이 흔적도 없이 모래 속으로 사라져 버린다고. 바람은 공중을 날 수 있기에 문제없이 사막을 건널 수 있는 것이라고.
사막의 목소리가 말했다. ‘그 바람에게 너 자신을 맡겨라. 너를 증발시켜 바람에 실어라.’
하지만 두려움 때문에 강을 차마 자신의 존재를 버릴 수가 없었다. 그때 문득 어떤 기억이 떠올랐다. 언젠가 바람의 팔에 안겨 실려가던 일이.
그리하여 강은 자신을 증발시켜 바람의 다정한 팔에 안겼다. 바람은 가볍게 수증기를 안고 날아올라 수백 리 떨어진 건너편 산꼭대기에 이르러 살며시 대지에 비를 떨구었다.
그래서 강이 여행하는 법은 사막 위에 적혀 있다는 말이 전해지게 되었다.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류시화 엮음, 오래된미래, 2005
▷ 하느님이 천사들과 한옥마을을 돌아보다가 전주한옥도서관에 들렀습니다. 들창문이 걸린 마루를 지나 한옥 본실과 별실을 드나들며 보내는 시간이 꿈결처럼 감미로웠습니다. 본실에는 개다리소반 책상이 있어 허리를 곧추세우고 바른 자세로 책을 읽다 보니 옛날 과거 공부하는 선비인 듯싶었습니다. 세실리아 천사가 하느님께 물었습니다. “여기 도서관에 있는 책들은 참 행복하겠어요. 늘 이런 좋은 곳에서 잠들어 지내니까요. 모음 품에 안겨 있는 자음들도 책 속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지 않을까요?” “맞아요, 세실리아 천사님. 하나가 된다는 건 참 기쁜 일이죠. ‘하나’라는 깊은 뜻을 한번 헤아려 볼까요?” 하느님 말씀에 세실리아 천사가 바로 대답했어요. “하나라는 말은 ‘한아(韓我)’라는 말이지요. ‘큰 나’라는 말로써 우리는 원래 하나였다는 뜻 아니겠어요? 스티븐 호킹의 빅뱅설처럼, 우주는 한 점에서 폭발하여 지금도 계속 확장되고 있다는데, 씨앗 하나가 온 세상에 퍼져 삼라만상이 되는 것처럼 우리는 모두 하나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어요.” 고개를 끄덕이던 마르첼리나 천사가 말했어요. “아하, 하나가 ‘큰 나’인 ‘한아(韓我)’에서 왔다는 말이 수긍이 가네요. 비슷한 뜻이지만 ‘한울’이라는 말도 있지요. 한울타리라는 말인데, 우리는 서로 떨어져 있는 게 아니라 하나로 연결된 울타리 안에 있다는 뜻이지요. 모두를 뜻하는 ‘우리’라는 말도 외양간의 ‘소 우리’, 돼지 막의 ‘돼지우리’라는 말의 ‘우리’에서 왔다고 해요. 살아도 죽어도 우리는 한 몸과 같은 일심동체라는 걸 명심하고,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여기며 살아야 하지 않겠어요?” 입 꼬리가 올라간 마리아 룻 천사가 말했어요. “하나가 쪼개져서 우주 삼라만상이 되었으니 처음 씨앗 같은 존재가 ‘하나님’이고, 우주 삼라만상은 결국 한 덩어리에서 퍼진 씨앗이 새로운 씨앗을 낳아 퍼뜨리고 있으니 그 모두가 또한 ‘하나님’이 되는 거군요. 한편으로 내 앞의 음식이 내 속에 들어와서 나와 하나가 되고, 내 앞의 사람과 부드럽고 다정한 소통을 해서 둘이 한 몸처럼 여기면 서로 하나가 되기도 하지요. 둥근 원처럼 우리는 돌고 돌아 결국 하나가 되는 거죠. 내 몸에 들어왔던 것이 나가서 돌고 돌아 다시 내 몸으로 들어와 하나가 되는 자연의 순환 법칙을 도(道)라고 하는 것도 그런 이치 아니겠어요? ‘나’라는 말도 처음엔 ‘너’라는 말과 같은 뜻이었다고 해요. 나를 너처럼 여기고, 너를 나처럼 여기는 게 서로를 하나로 여기는, 하나님으로 바라보는 하나가 된 세상이 천국이고 극락 아니겠어요?”
▷ 시험 치르느라 고생이 많습니다. 1차 고사가 하루 남았습니다. 조금만 더 힘내요!
▷ 오늘은(10월 10일)은 임산부의 날입니다. 풍요와 수확의 달 10월과 임신기간 10개월을 뜻하며, 임산부를 배려하고 축하하는 날입니다. “나의 어머니가 돼주셔서 고마워요!”라고 인사하며, 나를 낳아주신 어머니께 감사하는 마음을 전해 보면 어떨까요?
▷ 학교생활 중, 친구나 선생님과 찍은 사진을 보내주거나 제나온 편지에 대한 답장이나 소감문 등을 보내주는 친구에게는 위클래스 상담실에서 정성들여 준비한 선물을 드리고 내용에 따라 선별하여 본인 허락을 받은 후, 제나온 편지에 싣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학교생활 중 궁금한 일, 함께 하고 싶은 일,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 즉시 달려가 기꺼이 마중하겠습니다!
▷ 마음 치유 도우미(상담실) : 전북제일고 심리 전문상담교사 곽소라 063-840-9769(익송관3층 상담실)
▷ 학교생활 도우미 : 전북제일고 위클래스 담당교사 송창우 010-7163-7249, songbee1223@hanmail.net (본관 동쪽 3층 생활안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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