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나온 편지125(202409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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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송창우 | 등록일 | 24.09.24 | 조회수 |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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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온 백스물다섯 번째 편지, 2024년 9월 25일 수요일에
말나리 / 송창우
하늘 보면 하늘나리 땅을 보면 땅나리 앞을 보면 말나리
하늘 보고 한탄 하지 말고
땅을 보고 한숨 쉬지 말고
날라리라 수군대도 참나리가 되라 해도
앞만 보고 달리는 말나리가 되는 거야
▷ 세상 모든 것을 어여쁘게 만드신 하느님께서 들판을 걷다가 물었어요. 세상에서 제일 예쁜 꽃 이름은 무얼까? 꽃향기를 맡으며 함께 걸어가던 천사들 중에 세실리아 천사가 먼저 거들었지요. “하느님, 뭐니 뭐니 해도 코스모스라는 이름이 최고 아니겠어요? 세련된 말에서 풍기는 느낌도 좋지만 ‘우주’라는 엄청난 의미를 지녔잖아요? 더구나 색색이 하늘거리는 꽃잎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누구나 영혼의 고향에 가고 싶은 알 수 없는 향수에 빠져들고 말지요.” 마르첼리나 천사가 말했어요. “하느님이 만드신 것 중에 아름답지 않은 것이 어디 있겠어요? 더구나 사랑스럽기까지 한 꽃이야말로 어느 한 가진들 귀하지 않은 건 없지요. 그 중에서도 부처님 손길로 피어난 우담바라는 아주 먼 옛날부터 가장 고귀한 꽃으로 사람들이 간절히 찾는 존재랍니다. 삼천 년이 지나야 겨우 한 번 꽃을 피우는 존재라, 그저 꽃 이름을 듣는 인연이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으로 여기는 꽃이랍니다. 가끔 그 아름다움에 현혹되어 가짜 꽃을 진짜라고 우기는 일도 종종 나타나곤 한답니다.” 그러자 풀꽃향기를 맡으며 웃음꽃을 연달아 흘리던 마리아 룻 천사가 말했어요. “코스모스도 우담바라도 둘째가라면 서운해 할 하느님의 작품이고, 절대로 없어서는 안 될 귀한 존재입니다. 하지만 나리처럼 갖가지 종류로 사람들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것은 없을 듯해요. 하늘을 바라보고 피면 하늘나리, 땅을 바라보면 땅나리, 앞을 보고 옆을 보면 말나리가 되어 피고 싶은 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하느님의 뜻대로 평화롭답니다. 아무데나 피는 개나리도 있고, 들판에는 참나리가 있고, 산에는 산나리가 있고, 바다 속에는 바다나리도 있어요. 그리고 꽃보다 눈부신 멋진 나리가 되려고 쉼 없이 활개 치는 사람들이 있지요. 바라만 봐도 웃음 나리, 쳐다만 봐도 기분 나리, 괴로운 일 있으면 벗어나리, 힘든 일 있어도 까불까불 신 나리, 심지어는 방학이 끝나고 개학을 하는 월요일이 와도 춤추고 난리 나리! 손길만 닿아도 살맛 나리, 슬픈 세상에서도 웃음꽃 피어 나리, 비바람 불고 눈보라 몰아쳐도 훨훨 나리, 그리고 이 모든 것들 다 지나리, 그러다 보면 기쁨만 솟아나리! 어때요, 하느님? 이렇게 깊은 뜻이 가득 담긴, 나리만 한 꽃 이름도 드물지요?”
▷ 오늘은 좋은 날! 오늘이 어떤 날인가는 내가 정하기 나름입니다. 어떤 일이든 내가 어떻게 마중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거 아니겠어요? 오늘은 무슨 날? 아하, 그래. 오늘은 좋은 날,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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