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나온 편지111(202409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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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송창우 | 등록일 | 24.09.01 | 조회수 | 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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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온 백열한 번째 편지, 2024년 9월 02일 월요일에
내게 작고 예쁜 인형이 있었단다, 애들아 / 찰스 킹즐리
내게 작고 예쁜 인형이 있었단다, 애들아 이 세상에서 제일 예쁜 인형이었지 하얀 얼굴에 볼이 빨간 인형이었어, 애들아 머리카락은 매력적으로 곱슬거렸지 그런데 어느 날 히스 벌판에서 놀면서, 애들아 그 귀여운 인형을 잃어버리고 말았단다. 나는 일주일 넘게 펑펑 울었어, 애들아 하지만 어디에서 잃어버렸는지 찾을 수가 없었지
어느 날 히스 벌판에서 놀면서, 애들아 그 귀여운 인형을 다시 찾게 되었단다 사람들은 인형이 너무 변해 몰라보겠대, 애들아 칠이 다 벗겨져 버렸거든 암소들에게 밟혀 팔도 떨어져 나갔어, 애들아 머리카락도 곱슬거리지 않았지 하지만 그 인형은 정이 들어 내게는 아직도, 애들아 이 세상에서 제일 예쁜 인형이란다
▷ 어느 남학생 반에서 있었던, 초여름 국어수업시간이었어요. 한낮의 수은주가 오르자 아이들이 교실창문을 열자고 했어요. 그때 한 아이가 추워서 안 된다고 했죠. 할 수 없이 문을 닫기로 하고 더운 사람은 옷을 벗으라 했지요. 한 아이 때문에 창문을 닫고 수업을 한다는 게 속상했지만 이런 더위에도 추위를 타는 아이를 위해서 한 아이만 빼고 모두들 윗옷을 벗었답니다. 그런데 입술을 살짝 벌린 크기로 아이들 앙가슴마다 붉은 바느질자국이 나 있지 않겠어요? 이게 무슨 자국일까? 선생님 물음에 한 아이가 대답했어요. 제 처음사랑이 제 몸을 빠져나간 자국이에요. 너무 아파서 심장이 빠져나가는 줄 알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잘 아물어서 제 심장을 더 튼튼히 지키고 있지요. 정말 사랑스럽답니다. 다음 아이도 선생님 질문에 말했어요. 처음 겪어 본 제 두 번째 사랑이 빠져나간 자국이에요. 너무 아파서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하고 물에 빠졌는데, 낚시꾼 아저씨가 드리운 낚시 바늘에 제 가슴이 걸려서 살아났어요. 사랑은 모두가 처음으로 해보는 첫사랑 아니겠어요. 그런 첫사랑이 저를 살려주었다고 생각하니 사랑의 흉터가 아니라 훈장처럼 자랑스러워졌어요. 세 번째 처음 사랑을 했다는 아이도, 네 번째 처음 사랑을 했다는 아이도 모두 그렇게 앙가슴에 난 바느질자국을 소중히 생각하며 빛나는 눈으로 선생님 말씀에 대답을 했지요. 추워서 옷을 벗지 않던 아이가 윗옷을 벗어 올리며 검은 가슴을 보여주었어요. 그런데 가슴에는 찬란한 꽃문양의 타투가 새겨져 있었어요. 내가 태어난 나라는 추위를 모르는 나라야. 옷을 걸칠 이유도 없지. 얼굴에는 형형색색의 장식을 하더라도 사랑이 머무는, 모두에게 늘 보이는 아름다운 앙가슴을 간직하기 위해서는 사랑의 흔적도 특별하게 간직한단다. 너희들처럼 처음 해보는 첫 번째 사랑도, 처음 해 보는 두 번째 사랑도, 처음 해 보는 세 번째 사랑도 모두가 아름답고 소중한 사랑이라 안아주니 바느질자국 같은 상처는 없어. 가슴속에 고이 잠을 자듯 머물러 있다가 다음 사랑이 오면 함께 어울리며 기뻐하니까. 꽃을 만나든, 새를 만나든 사람을 만나든, 가슴 두근대는 사랑은 모두가 첫사랑이자 끝사랑임을 알기 때문이지. 불어오는 바람이 내 얼굴을 스치고 지구를 한 바퀴 돌아 네 뺨을 스치듯, 네 가슴을 훑고 지나간 사랑이 다시 내 가슴에 살포시 안겨 오듯이 말이야. 오늘 만나는 첫사랑은 오늘이 지나면 끝사랑이라는 걸 잊지 마렴. 사랑의 상처대신 이렇게 아름다운 사랑의 꽃무늬가, 검은 앙가슴에도 피어나는 거란다….
▷ 폭염의 8월과 작별을 했습니다. 어쩌면 가장 시원한 여름이라는 말이 틀리기를 고대하면서 새롭게 배달된 9월의 선물을 맘껏 향유하는 출발이기를 기대합니다. 무더위와 함께 한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설렘으로 멋진 9월을 장식해 봅시다!
▷ 학교생활 중, 친구나 선생님과 찍은 사진을 보내주거나 제나온 편지에 대한 답장이나 소감문 등을 보내주는 친구에게는 위클래스 상담실에서 정성들여 준비한 선물을 드리고 내용에 따라 선별하여 본인 허락을 받은 후, 제나온 편지에 싣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학교생활 중 궁금한 일, 함께 하고 싶은 일,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 즉시 달려가 기꺼이 마중하겠습니다!
▷ 마음 치유 도우미(상담실) : 전북제일고 심리 전문상담교사 곽소라 063-840-9769(익송관3층 상담실)
▷ 학교생활 도우미 : 전북제일고 위클래스 담당교사 송창우 010-7163-7249, songbee1223@hanmail.net (본관 동쪽 3층 생활안전부)
▷ 이글은 우리 학교 홈페이지(https://school.jbedu.kr/jbjeil)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홈페이지→학생마당→제나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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