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나온 편지110(202408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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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송창우 | 등록일 | 24.08.29 | 조회수 |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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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온 백열 번째 편지, 2024년 8월 30일 금요일에
구두닦이 아저씨 / 한원섭
주차장 뒤의 길 한구석에 구두닦이 아저씨 나이는 사십 살쯤 된 것 같다. 얼굴엔 산골 같은 주름살 청년이 와서 “어이, 구두 좀 닦아.” 아저씨는 열심히 닦았다. 저거 말라꼬 닦아 주노 사람을 사람처럼 여기지도 않는데. 아저씨보고 괜히 내가 화를 냈다. 아저씨는 시커먼 얼굴로 구두만 보면서 열심히 열심히 구두를 닦았다. 그 청년의 마음도 빤질빤질하게 윤낼 듯이 닦고 있었다.
▷ 하느님이 지으신 세상이 자꾸 기침을 해댔어요.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고 다니질 않나, 물과 공기를 사 마시질 않나, 빙하가 녹아서 북극곰이 굶어 죽지를 않나…. 그래서 원래대로 깨끗이 청소를 잘하는 자에게는 큰상을 주기로 했어요. 모두들 부산하게 움직였습니다. 물고기들은 바다를 청소한다고 태풍을 소리쳐 불렀습니다. 고래는 가장 깊다는 마리아나 해구까지 들락거리며 물청소를 해대고, 펭귄은 남극에서 태평양을 오가며 바다 수족관 구석구석의 물때를 닦아냈어요. 육지에서도 모두가 바쁘게 움직였어요. 두더지는 땅속을 부지런히 청소를 하고, 남생이는 기름때 절은 강물 속 수초들을 닦아내고, 다슬기는 시냇물 줄기마다 훈련소 군인들처럼 낮은 포복을 하며 바닥 청소를 해대느라 정신없었답니다. 마파람 샛바람들도 허리케인 토네이도까지 전화를 해서 들판을 쓸고 사막까지 뒤집어엎으며 털이개질을 하듯이 대륙을 돌며 뛰어다녔어요. 사람들도 하느님 음성을 듣고 깜짝 놀라 바삐 움직였답니다. 비누며 치약으로 자기 몸때를 벗겨내고 세제를 듬뿍 넣어 세탁기를 돌려 빨래를 하고 자동차에 반짝반짝 광을 내느라고 구두약 같은 광택제를 잔뜩 바르기도 했겠지요? 나무들도 온갖 힘으로 가지와 잎을 내밀어 신선한 산소를 뿜어내며 공기를 정화하고, 꽃들은 눈부신 모습과 진한 향기로 산천을 아름답게 장식하느라 웃을 새도 없었답니다. 하느님이 세상을 가만히 내려다보시다가 빙그레 웃으시며, 꽃 한 송이를 들고 말했어요. 애들아, 이 꽃을 보려무나. 내가 만든 것은 하나같이 마음이라는 게 있는데, 이 마음의 크기는 우주와 같단다. 이렇게 넓고 넓은 마음을 청소하는 일이 제일 힘들겠지? 이 꽃을 보면 마음이 깨끗해지고 맑아지고 환해진단다. 처음 생명을 불어넣었던 순수한 모습이 되는 거란다. 그러니 이 꽃보다 더 청소를 잘하는 게 어디 있을까? 모두가 눈을 크게 뜨고 그 꽃을 부러운 듯이 바라봤어요. 그러다 모두가 웃음을 터트리게 되었지요. 그 꽃은 바로, 힘들 때마다 하느님도 웃게 만들어 잠시 우주의 주인임을 알게 해주는 웃음꽃이었으니까요!
▷ 한 주간 동안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8월 마지막 주가 흘러갑니다. 8월 배웅 잘하시고 9월 마중을 힘차게 껴안으시길 바랍니다.
▷ 2학기에도 학교생활 중, 친구나 선생님과 찍은 사진을 보내주거나 제나온 편지에 대한 답장이나 소감문 등을 보내주는 친구에게는 위클래스 상담실에서 정성들여 준비한 선물을 드리고 내용에 따라 선별하여 본인 허락을 받은 후, 제나온 편지에 싣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학교생활 중 궁금한 일, 함께 하고 싶은 일,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 즉시 달려가 기꺼이 마중하겠습니다!
▷ 마음 치유 도우미(상담실) : 전북제일고 심리 전문상담교사 곽소라 063-840-9769(익송관3층 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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