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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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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온 편지97(20240731)
작성자 송창우 등록일 24.07.30 조회수 15
첨부파일

제나온 아흔일곱 번째 편지, 2024731, 수요일에

 

떡갈나무 에게 인사하기 / 신형건

 

 

도토리를 줍는데

정신이 팔린 사람들은

눈에 불을 켜고 땅바닥만 봐요.

 

도토리를 수십, 수백 개나 줍고도

듬직한 어깨를 가진 떡갈나무를 보려고

잠시 고개를 드는 사람이

하나도 없어요.

 

다람쥐는

떡갈나무를 오르락내리락 하다가도

맛있는 도토리를 주어서 고맙다고

가끔씩

꼭 껴안아 주기도 하는데

욕심 많은 사람들은

떡갈나무에게 인사한다는 것이

기껏

발로 쾅쾅 차기나 해요.

 

 

초여름이었어요. 부처님이 하느님나라로 소풍을 갔어요. 하느님은 부처님을 보자마자 힘껏 껴안아주었어요. 부처님도 사람들 기도소리 때문에 당신만큼 힘든 줄 잘 알 테니까요. 이내 쉴 만 한 곳으로 부처님과 보살님들을 안내했어요. 부처님과 보살님들은 에덴숲속에서 도시락을 맛있게 까먹었지요. 누군가가이렇게 멋진 숲을 누가 만들었을까?”하는 소리에 관세음보살님이 기대고 있던 떡갈나무가 말했어요.“그야 당연히 나 아니겠니? 내가 도토리를 온 숲에 뿌려서 이렇게 울울창창한 숲이 되었잖니? 내 잎사귀는 커다랗고 두꺼워. 더구나 털이 많이 나 있어서 떡을 찌거나 싸먹기도 하지문수보살님에게 그늘을 만들어준 나무도 거들었어요. “안녕, 나 상수리나무야. 오죽하면 가짜가 많은 세상에서, 사람들이 우리더러 진짜나무라는 뜻으로 참나무라 했겠니? 세상에 꼭 필요한 나무라서 그런 거 아니겠니?”미륵보살님에게 뿌리방석을 내주던 굴참나무가 말했어요.“참나무라고 다 같은 게 아니지. 난 도토리뿐만 아니라 껍질까지 사람들에게 내줘서 굴피지붕을 만들게 하지. 집도 숲처럼 아늑하게 하는 게 바로 나, 굴참나무 아니겠니?” 아미타보살님에게 삭정이 잔가지로 젓가락을 내준 졸참나무가 말했어요.“ 작은 고추가 맵다는 소리 들어봤지? 잎도 작고, 깍정이 속에 든 씨알이 작아서 날 졸참나무라고 부르지. 하지만 맛은 제일 좋아서 수랏상에 올라 임금님도 시식하는 게 바로 나야. 아름다운 숲도 내 덕이 젤 크고말고!”아미타보살 곁에서 산들바람을 안겨주던 갈참나무도 끼어들었지요.“난 갈참나무라고 해. 땅 힘이 좋고 습기가 많은 계곡에서 버티면서 숲에 생명을 불어넣는 진짜사나이 같은 참나무야. 나처럼 씩씩한 나무가 있으니 숲에 온갖 짐승들도 함께 살 수 있지 않겠니?”비로자나보살님에게 부채그늘을 만들어주던 갈참나무도 질세라 한 마디 했어요.“난 기왓장을 포개놓은 것 같은 껍질로 열매를 감싸고 있다가, 가뭄이 들어서 흉년이 오는 해이면 유난히 도토리를 주렁주렁 많이많이 매달아서 사람들이 보릿고개를 넘도록 하지. 갈참나무인 나도 세상을 구하는 큰 몫을 하지 않겠니?” 약사여래보살님이 두 팔을 벌려 안고 있던 신갈나무가 발가진 얼굴로 부끄럼타며 말했어요.“사람들이 날 신갈나무라고 부르는 것은 옛날부터 내 잎사귀를 짚신 속에다 넣고 다녀서야. 그 정도로 날 귀하게 여겼어. 숲을 푸르게 만드는 일도 중요하지만 세상 어디든 발자국을 찍고 다니며 푸른 세상을 만드는 일도 중요하게 여긴 나야말로 참말 대단하지 않니?” 그러자 부처님이 김밥을 다람쥐와 나눠먹다가 조용히 한 말씀하셨어요.“모두 맞는 말이야. 하지만 여기 다람쥐가 없었다면 숲은 만들어지지 않았을 거야. 다람쥐가 도토리를 모아 여기저기 온갖 곳에 숨겨놓거든. 하지만 어디다 숨겨놨는지 까먹고 말지. 봄이 오면 다람쥐 한숨 소리를 들으며 깨어난 도토리들이 아름드리나무로 자라나고. 그러니 진짜나무라는 참나무를 키워서 울창한 숲을 만드는 1등공신은 바로 다람쥐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모두들 부처님말씀에 고개를 끄덕이며, 맛있게 김밥꼬투리를 갉아먹는 다람쥐를 흐뭇하게 바라보았지요.

 

 

7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7월 배웅 잘하고, 힘차게 8월 마중해요! 이제 방학이 이틀 남았습니다. 우리 함께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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