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나온 편지94(202407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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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송창우 | 등록일 | 24.07.26 | 조회수 | 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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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온 아흔네 번째 편지, 2024년 7월 26일, 금요일에
느티나무에서 매미가 더 세게 우는 이유 / 송찬호
느티나무에서는 매미가 더 세게, 울지
가려운 데 많은 늙은 느티나무 등이나 어깨를 매미 소리가 시원하게 긁어 주는 거지
고무장갑 낀 엄마 손을 대신해 우리가 엄마 콧등을 긁어 주듯이
시금털털 땀 냄새 나는 느티나무 겨드랑이도 쓰르람 쓰르람, 긁어주는 거지
▷ 느티나무 그늘아래서 매미소리를 듣고 있노라니 세상 부러운 게 없는 하느님이 곁에 모여든 아이들에게 물었어요. 세상에서 가장 듣기 좋은 소리가 뭘까? 한 아이가 빗방울소리라고 했어요. 그러자 곁에 있던 다른 아이들도 모두가 빗방울소리라고 하는 거예요. 그럼 어디 빗방울소리가 왜 좋은지 말해 볼까? 사실은, 달빛 고요한 맑은 밤하늘에 구름이 지나가는 소리가 제일 좋아요. 그 구름이 빗방울이 되어서 신나게 달리는 소리는 정말 기쁨이 넘치는 소리이니까요. 다른 아이가 말했어요. 사실은, 석 달 가뭄에 텃논으로 물 들어가는 소리가 최고이지요. 바싹 마른 논바닥으로 쏟아질 빗방울은 개울물에 닿기까지 얼마나 기쁜 함성으로 내닫겠어요? 또 다른 아이가 말했어요. 아마도 옆집 도련님 낭랑한 글 읽는 소리를 따라갈 게 있을까요? 이다음에 장원급제해서 나라를 구할 정승이 될 테니까요. 하지만 그 소리도 알고 보면 빗방울이 내려와 맑은 우물이 되어 도련님 입속을 촉촉이 채워준 것이니 하늘에서 내려오는 빗방울 심정은 얼마나 떨리겠어요? 그 곁에 있던 아이가 말했어요. 엄마 등에서 웃는 아가 웃음소리보다 더 흐뭇한 소리가 어디 있을까요? 하지만 그 웃음소리도 알고 보면 엄마 눈물이 고여서 새어나온 웃음소리 아닌가요? 고단한 엄마 가슴을 촉촉이 적셔줄 눈물이 되려고 내려오는 빗방울이 내는 소리도 짜릿한 기쁨의 비명소리이지요. 가만히 듣고 있던 느티나무가 말했어요. 나도 처음에는 볼품없는 나무였어. 남들 시선도 따갑고 못난 내가 밉기도 했지. 지금은 이렇게 늦게 귀공자 테가 난다고 해서 느티나무라는 이름까지 얻었잖니? 이 모든 게 빗방울 덕이야. 가랑비 이슬비 안개비 보슬비 소낙비 등등 온갖 모습으로 속삭이고 소리치며 두드려주고 안아주며 응원하는 소리에 내가 이렇게 멋지게 자라지 않았겠니? 아 참, 깜깜한 땅속에서 칠년 만에 나온 매미가 하는 소리 들었지? 땅속에서도 많은 소리를 들을 수 있지만 지상에서 들리는 소리가 가장 그리웠다고. 천둥번개소리도, 장마 지는 소리도, 태풍소리까지도, 참 아름답지 않은 게 어느 것 하나 없었다며 날 간질이며 들려주는 소리를….
▷ 오늘은 학생회장 선거와 제나온 축제가 열리는 날입니다. 선거도 축제도 신명 나는 한바탕 행사가 되도록 함께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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