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나온 편지92(202407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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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송창우 | 등록일 | 24.07.23 | 조회수 | 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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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온 아흔두 번째 편지, 2024년 7월 24일, 수요일에
우리에게는 작별의 말이 없다 / 메리 톨마운틴/ 류시화 옮김
소코야, 하고 나는 불렀다 주름살투성이 속 검은 연못 같은 그녀의 지혜로운 눈을 들여다보며 아타바스카어에서는 서로 헤어질 때 뭐라고 해요? 작별에 해당하는 말이 뭐예요? 바람에 그을린 그녀의 얼굴 위로 언뜻 마음의 잔물결이 지나갔다 ‘아, 없어.’ 하고 말하며 그녀는 반짝이는 강물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나를 찬찬히 바라보았다 우리는 그냥 ‘틀라아’하고 말하지 그것은 또 만나자는 뜻이야 우리는 결코 헤어지지 않아 너의 입이 너의 가슴에 작별의 말을 하는 적이 있니? 그녀는 초롱꽃이나 되는 것처럼 가만히 나를 만졌다 헤어지면 서로 잊게 된단다 그러면 보잘것없는 존재가 돼 그래서 우리는 그 말을 쓰지 않아 우리는 늘 네가 돌아올 거라고 생각한단다 어딘가 다른 곳에서 만나게 될 거야 무슨 말인지 알겠지 우리에게는 작별의 말이 없단다
▷ 이별이와 저별이는 좋은 친구랍니다. 사람들은 저별이만 좋아하고 이별이를 무서워했지만요. 저별은 코가 잘 생기고, 저별은 눈이 참 예쁘고, 저별은 따뜻한 구들장처럼 다정했다지요. 이별은 언제 보아도 주먹코에 찢어진 눈에 차가운 마룻장처럼 쌀쌀맞아 보였다지요. 그러니 반짝반짝 빛나고 맘씨 좋은 저별이만 사람들이 찾아다녔지요. 저별이는 이별이가 참 딱했어요. 알고 보면 이별이야말로 착하고 살갑고 다정한데다가 가지가지 손재주에 요리솜씨까지 유별난 것이 저별이보다 한 수 위였다는데요. 따지고 보면 이별이는 저별이보다 부족한 게 둘도 없거든요. 겉보기에 저별이가 번지르르 생긴 것 하나 빼고는요. 더군다나 이별이는 저별이한테 둘도 없는 친구였으니까요. 그래, 만나는 사람마다 저별이는 이별이를 소개했어요. 자꾸 이별이와 인사를 나누다 보면 이별이가 정말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친구인가를 알고 말테니까요. 하지만 사람들은 이별이를 딱 한 번만 보면 다시는 만나지 않고 싫다고만 했어요. 그래도 다행이에요. 이별이와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이 자꾸 늘어나고 있으니까요. 첫 만남은 두렵고 떨렸지만 두 번, 세 번, 자꾸 만나면서 이별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았으니까요. 두려움 없이 이별의 소중함을 알아가는 용기 있는 멋진 만남이라니요! 하찮은 것에서 거룩한 것으로 올라서는 이별과 저별의 친숙함이라니요!
▷ 1학기 2차 고사 치르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여름방학 때까지 폭염과 장마에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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