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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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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온 편지91(20240723)
작성자 송창우 등록일 24.07.22 조회수 12
첨부파일

제나온 아흔한 번째 편지, 2024723, 화요일에

 

용서/ 김창완

 

 

엄마

나 학교 가다

길고양이도 용서하고

신호등도 용서하고

큰 트럭도 용서했다

자전거 타고 가는 누나도 용서하고

날아가는 새도 용서했는데

그때 구름도 용서했어요

너 용서가 뭔지 아니?”

용서가 한번 봐주는 거 아니에요?

 

 

기말고사가 끝난 다음 날 5교시 국어수업시간이었어요. 아이들이 선생님을 졸랐지요. “선생님, 도서관에서 책 읽어요! 국어공부가 따로 있나요, 에어컨 아래서 독서하는 게 최고의 공부이자 피서 아니겠어요?” “좋아! 대신, 용서가 뭔지 멋진 대답이 나오면 가는 거야!”한 아이가 번쩍 손을 들고 말했어요. “용서는 하느님이나 하는 거예요. 우리 같은 사람은 용서를 할 수가 없어요. 사람 마음에 심어준 상처는 씨앗처럼 자라서 가슴을 찢어지게 하고, 아이처럼 웅크리고 있다가 언제든 목청껏 울어대지요. 그러니 용서는커녕 분노만 더 커갈 뿐이랍니다.” 다른 아이가 말했어요. “그래요. 만약에 누군가가 용서를 한다면, 그건 사람이 거룩한 하느님이 된 까닭일 거예요. 가장 미워하던 사람이 예쁘게 보여야만 용서가 가능할 텐데, 하느님이 아니고서야 어찌 원수가 친구로 보이는 사랑스런 눈길을 가질 수 있겠어요?”또 다른 아이가 말했어요. “용서? 그거 눈감아주는 거 아니에요? 딱 한 번 못 본 체 하는 거잖아요? 죽이고 싶을 정도로 밉지만, 그러다가 내가 죽는 수도 있으니까 내가 영원히 눈감지 않기 위해서라도 상대방을 눈감고 모른 척 하는 거, 그게 바로 용서 아닐까요?” 말썽꾸러기 아이가 말했어요. “선생님, 눈감아 주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아예 눈 크게 뜨고 한 번 봐주면 어떨까요? 처음엔 봐주는 것이 끔찍하겠지만, 일단 한 번 봐주는 용기가 필요하지요. , 이 새끼 눈구멍이 두 개네? 또 한 번 보고, 이 녀석 콧구멍이 두 개네? 또 한 번 보고, 어 이놈 귓구멍이 두 개네? 한 번 더 보고, 어 이 사람 입 구멍은 하나네? 다시 한 번 보고, 어 이 분 머리에 뿔도 안 달렸네? 또 다시 한 번 보고, 아니 이 친구가 나랑 닮은 게 많네? 그러다가 한 번 더 봐주면, 그 죽일 놈의 새끼가 나한테 한 짓이 하느님이 시켜서 한 것처럼 보일 때가 있잖겠어요? 그때 한 번만 더 봐주면 용서가 되는 거죠. 그러니까 용서, 그까짓 것은 그냥 바라봐주는 거예요!” 선생님 입 꼬리가 올라가며 큰 소리가 입술에서 새어나왔어요. “출발, 도서관으로! 오늘은 모두 누워서 책보기다. 엎어져서 책보는 놈도 용서한다. 아니, 눈감아 준다. 아니, 한 번 봐주는 거야!”

 

   

1학기 2차 고사가 끝났습니다. 그동안 시험 치르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결과에 관계없이 기쁘고 평안한 시간 누리기를 바랍니다.

 

 

학교생활 중, 친구나 선생님과 찍은 사진을 보내주거나 제나온 편지에 대한 답장이나 소감문 등을 보내주는 친구에게는 위클래스 상담실에서 정성들여 준비한 선물을 드리고 내용에 따라 선별하여 본인 허락을 받은 후, 제나온 편지에 싣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학교생활 중 궁금한 일, 함께 하고 싶은 일,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 즉시 달려가 기꺼이 마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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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제일고 심리 전문상담교사 곽소라 063-840-9769(익송관3층 상담실)

 

학교생활 도우미 : 전북제일고 위클래스 담당교사 송창우 010-7163-7249, songbee1223@hanmail.net (본관 동쪽 3층 생활안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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