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나온 편지84(202407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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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송창우 | 등록일 | 24.07.12 | 조회수 | 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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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온 여든네 번째 편지, 2024년 7월 12일, 금요일에
내 품에 그대 눈물을 / 이정록
내 가슴은 편지봉투 같아서 그대가 훅 불면 하얀 속이 다 보이지
방을 얻고 도배를 하고 주인에게 주소를 적어 와서 그 주소로 편지를 보내는 거야 소꿉장난 같은 살림살이를 들이는 사이 우체부 아저씨가 우리를 부르면 봉숭아 씨처럼 달려나가는 거야
우리가 같은 주소를 갖고 있구나 전자레인지 속 빵봉지처럼 따뜻하게 부풀어 오르는 우리의 사랑
내 가슴은 포도밭 종이봉지야 그대 슬픔마저 알알이 여물 수 있지 그대 눈물의 향을 마시며 나는 바래어가도 좋아
우표를 붙이지 않아도 그대 그늘에 다가갈 수 있는 내 사랑은 포도밭 종이봉지야
그대의 온몸에 내 기쁨을 주렁주렁 매달고 가을로 갈 거야 긴 장마를 건너 햇살 눈부신 가을이 될 거야
▷ 하느님이 부처님 사는 절간에 놀러갔어요. 부처님이 보살님들과 놀이동산을 간다며 김밥나라에 김밥을 사러 가는 중이었어요. 하느님은 보살님들 사이에 끼어서 한마디 했지요. “세상이 공평하다고 생각하나요?” 아미타 보살님이 말했어요. “ 그야 당연하죠. 매일 놀이동산에 가면 재미가 어련하겠어요? 어쩌다 한 번 놀이동산에 가야 신나고 재밌는 것처럼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기쁨과 슬픔의 크기가 중요하니 세상은 공평하지요.” 관세음보살님이 말했어요. “감나무 꼭대기에 달린 잎눈이 하느님한테 햇볕 한 줌 달라 했는데, 온 세상이 햇볕 속에 있잖아요? 더불어 모두 따스한 가을 햇볕을 쪼이니 세상은 공평한 거죠.” 비로자나불 보살님이 말했어요. “다글다글 열린 포도 한 송이가 목이 말라 하느님한테 편지를 했을 때, 하느님이 우리 집 앞 들녘 포도밭을 위해 장맛비를 밤새 내려주셨잖아요? 덕분에 평야와 강물이 흠뻑 젖어서 벌레며 물고기까지 며칠 동안 축제를 벌였답니다. 지난여름 무더위에서는 부안댁 할머니가 고추밭에서 쓰러졌을 때 급하게 울린 전화를 받고, 태풍을 둘씩이나 달음박질시켜 통 큰 바람 보내주었을 때, 반도와 바다가 시원한 등목을 했다며 야단이었잖아요?” 하느님은 김밥 하나를 입에 물며, “그래, 맞아요! 보살님 입속의 김밥과 제 입속의 김밥처럼!”
▷ 오늘 금요일입니다. 한 주간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2차 고사 시험공부로 지치는 날들일 텐데, 더위와 장마에 건강 잘 챙기시고 주말 잘 건너가시길 기도합니다.
▷ 학교생활 중, 친구나 선생님과 찍은 사진을 보내주거나 제나온 편지에 대한 답장이나 소감문 등을 보내주는 친구에게는 위클래스 상담실에서 정성들여 준비한 선물을 드리고 내용에 따라 선별하여 본인 허락을 받은 후, 제나온 편지에 싣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학교생활 중 궁금한 일, 함께 하고 싶은 일,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 즉시 달려가 기꺼이 마중하겠습니다!
▷ 마음 치유 도우미(상담실) : 전북제일고 심리 전문상담교사 곽소라 063-840-9769(익송관3층 상담실)
▷ 학교생활 도우미 : 전북제일고 위클래스 담당교사 송창우 010-7163-7249, songbee1223@hanmail.net (본관 동쪽 3층 생활안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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