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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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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온 편지85(20240715)
작성자 송창우 등록일 24.07.13 조회수 16
첨부파일

제나온 여든다섯 번째 편지, 2024715, 월요일에

 

헌신 / 복효근

 

 

내 마음이 그대 발에 꼭 맞는 신발 같은 거였으면 좋겠다

거친 길 험한 길 딛고 가는 그대 발을 고이 받쳐

길 끝에 안착할 수 있다면

나를 신고 찍은 그대의 족적이 그대 삶이고 내 삶이니

네가 누구냐 물으면

그대 발 치수와 발가락모양을 말해주리

끝이 없는 사랑이 어디 있으리

다만 그 끝의 자세가 사랑을 규정해 주리니

그대 다시 나를 돌아보거나 말거나

먼 길 함께 했다는 흔적이라면

이 발 냄새마저도 따스히 보듬고 내가 먼저 낡아서

헌신, 부디 헌신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해외여행을 앞둔 하느님이 설레는 마음으로 천사들에게 물었습니다. 먼 길 떠날 때 꼭 가져가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세실리아 천사가 말했어요. “멀리 길을 떠난다는 것은 다시 돌아올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거잖아요? 어느 곳에서 삶이 멈출지 모르니 저와 깊은 인연이 있었던 것을 가져가고 싶어요. 제가 좋아하는 채송화 씨앗을 안 주머니에 잘 챙겨가고 싶어요. 어쩌다 제 발길이 멈추는 곳에 제 몸이 묻히듯 고이 씨앗을 뿌려주고 싶어요. 저는 스러져 사라지겠지만 제 마음을 아는 까만 씨앗은 저 대신 삶을 멈추지 않고, 피어나는 아름다움으로, 오가는 수많은 생명을 응원하며 삶의 희망을 끝없이 노래할 거예요.” 마르첼리나 천사가 말했어요. “저는 일기장을 가져갈 거예요. 낯선 세상을 친구처럼 사귀기까지 얼마나 많은 설레는 일이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쓰다만 일기장을 말이에요. 제 삶이 오롯이 담은 일기를 읽은 사람은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고 남은 빈 공책에 자신의 삶을 이어가는 일기를 써나가며 새로운 세상의 자랑스러운 척후병이 되지 않겠어요? 그러니 다른 것은 빠뜨리더라도 일기장과 아끼는 필기구를 배낭에 꼭 넣어갈 거예요.” 마리아 룻 천사가 말했어요. “저는 제가 신던 신발 한 켤레를 가져가겠어요. 언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인으로 출발할 때 어머니께서 사 주셨던 구두 한 켤레, 지금은 낡아서 헌신이 되어버린 그 신발을 배낭에 넣고 길을 떠나겠어요. 내가 가야할 곳에 어디든 동행해주고, 내가 가지 말아야 할 곳도 함께 다니면서 내 모든 것의 흔적을 두 눈처럼 마음속에 새겨가며 똑똑히 내 인생을 군말 없이 품어주기만 했던 신발. 이제는 운동화처럼 내 발에 꼭 맞고, 뻣뻣한 가죽은 두툼하고 부드러운 양말처럼 내 발을 어루만져주는 듯한 헌신을 낯선 거리에서 꺼내 신으며, 노크를 하고 초인종을 누르듯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거리를 돌고, 길 위를 일기장 삼아 헌신을 신은 두 발로 아름다운 제 생을 기록하는 헌 구두 한 켤레로 다시는 못 돌아올지도 모르는 여행을 마무리하고 싶답니다.” 하느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신발장에서 헌신 한 켤레를 꺼내서 배낭에 넣었지요.

 

 

학교생활 중, 친구나 선생님과 찍은 사진을 보내주거나 제나온 편지에 대한 답장이나 소감문 등을 보내주는 친구에게는 위클래스 상담실에서 정성들여 준비한 선물을 드리고 내용에 따라 선별하여 본인 허락을 받은 후, 제나온 편지에 싣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학교생활 중 궁금한 일, 함께 하고 싶은 일,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 즉시 달려가 기꺼이 마중하겠습니다!

 

오늘 월요일입니다. 이번 주는 목요일부터 2차 고사를 치릅니다. 다음 주 화요일까지 힘내서 1학기 마지막을 잘 마무리 하면 어떨까요? 여름 방학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마음 치유 도우미(상담실) :

전북제일고 심리 전문상담교사 곽소라 063-840-9769(익송관3층 상담실)

 

학교생활 도우미 : 전북제일고 위클래스 담당교사 송창우 010-7163-7249, songbee1223@hanmail.net (본관 동쪽 3층 생활안전부)

 

이글은 우리 학교 홈페이지(https://school.jbedu.kr/jbjeil)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홈페이지학생마당제나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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