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나온 편지74(202406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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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송창우 | 등록일 | 24.06.26 | 조회수 | 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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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온 일흔네 번째 편지, 2024년 6월 27일, 목요일에
거미 / 백석
거미새끼 하나 방바닥에 나린 것을 나는 아모 생각 없이 문 밖으로 쓸어버린다. 차디찬 밤이다
언젠가 새끼거미 쓸려나간 곳에 큰거미가 왔다 나는 가슴이 짜릿한다 나는 또 큰거미를 쓸어 문 밖으로 버리며 찬 밖이라도 새끼 있는 데로 가라고 하며 서러워한다
이렇게 해서 아린 가슴이 삭기도 전이다 어데서 좁쌀알만 한 알에서 갓 깨인 듯한 발이 채 서지도 못한 무척 적은 새끼거미가 이번엔 큰거미 없어진 곳으로 와서 아물거린다 나는 가슴이 메이는 듯하다 내 손에 오르기라도 하라고 나는 손을 내어미나 분명히 울고불고할 이 작은 것은 나를 무서우이 달어나버리며 나를 서럽게 한다 나는 이 작은 것을 고히 보드러운 종이에 받아 또 문밖으로 버리며 이것의 엄마와 누나나 형이 가까이 이것의 걱정을 하며 있다가 쉬이 만나기나 했으면 좋으련만 하고 슬퍼한다
▷ 부처님이 보살님들과 라면을 먹고 있었어요. 부처님이 보살님들한테 말했어요. “채식라면도 좋지만 어렸을 적 먹던, 조미료가 듬뿍 들어간 스프를 넣어 먹던 삼양라면이 최고였어요. 삼양라면 버금가는 게 ‘그대와함께라면’이었던가요? 근데, 생각만 해도 소름 돋는 무서운 라면이 뭔지 아세요?” 아미타 보살님이 말했어요. “하하하. 이거, 난센스퀴즈로군요? 아무래도 ‘했더라면’보다 더 입맛 떨어지는 라면이 있을까요? 내가 만약 그대에게 사랑 고백을 했더라면, 내가 만약 공부를 열심히 했더라면, 내가 만약 용서를 했더라면, 등등의 후회의 라면이죠. 이 라면을 먹는 것처럼 바보 같은 짓이 또 있을까요?” 관세음보살님이 말했어요. “했더라면보다 미련한 짓은 ‘났더라면’이지요. 내가 만약 훨훨 나는 새로 태어났더라면, 내가 만약 부자로 태어났더라면, 내가 만약 평화롭고 아름다운 나라에 태어났더라면, 등등의 희망이라는 라면이죠. 태어난 운명을 원망하지 않고, 지금 삶에 만족하는 것이 진정 부처님의 뜻에 걸맞은 삶이 아니겠어요?” 비로자나불 보살님이 말했어요. “후회라면, 희망라면도 끔찍하지만 모든 일을 그르치게 바라보는 부정라면을 선택하는 일이야말로 정말 바보 같은 짓이라고 봐요. 내 열정이 물거품이라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게 상처받은 내 삶이라면, 비난 받는 게 그대를 향한 내 사랑이라면, 등등의 삶을 망가뜨리는 라면은 상상하지도 말아야 할 라면 아니겠어요?”
▷ 학생회장 선거가 7월 26일에 실시됩니다. 6월 24일에서 28일까지 후보등록 기간입니다. 많은 지원 바랍니다. 자세한 사항은 생활안전부에 문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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