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7일 경건의 시간(교육은 수단이 아니라 목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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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한승진 | 등록일 | 22.06.29 | 조회수 | 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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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수단이 아니라 목적
베드로전서 2장 9절
그러나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가 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이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게 하려 하심이라
2022년 5월 10일 제 20대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으로 우리나라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윤석열 대통령은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다양한 개혁과제를 제시했고 그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이 높고 한 편에선 우려도 있는 게 사실이다.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했던 그렇기 않았든 간에 그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직접투표로 선출한 대통령이다. 심각한 하자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그는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국정최고의 지도자이다. 그러니 그의 성공과 실패는 개인의 성공과 실패가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명운이 달린 중차대한 일이다. 그러기에 우리 모두는 그를 지지했던 안 했던 무관하게 그를 인정하고 그와 함께 아름두안 대한민국이 펼쳐지도록 지원하고 성원을 아끼지 말아야한다. 때로는 그의 말대로 대통령을 처음 해보다보니 의욕이 앞서서 본의 아니게 오해를 사거나 실수도 할 수 있다. 이를 대안 없이 비난을 위한 비난을 쏟아내는 건 옳지 않다.
나는 나 사는 것도 바쁘다보니 그 핑계로 그다지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고 살고 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정치가 미치는 영향이 크고 대통령의 국정지표와 정책이 내게 전해질 파급력이 크기에 눈과 귀를 막고 살 지는 못하고 있다. 최근 내가 눈여겨 본 사건이 있었다. 이는 나 자신이 특정 정치색을 띠거나 성향을 가져서가 아니라 나 자신이 딛고 서 있는 삶의 자리에서 기인한 것이다. 나는 교육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교육자이다. 나는 어느 정부기관의 장관이 누구인지 잘 모르고 어떤 정책이 발표되고 진행되는지 별다른 관심이 없다. 그러나 교육계에 몸담고 있다 보니 교육정책에는 눈길이 가고 귀를 기울이게 된다.
이런 내게 좀 의아한 뉴스가 눈에 띠었다. 한동안 인터넷 포털에 떠 있었으니 나와 같은 사람만이 아닌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었고 관심을 가졌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 7일 국무회의에서 반도체 등 첨단산업 인재 육성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교육부를 강하게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말한 직접 인용의 말들이다. "교육부의 과제는 산업 발전을 위한 인재 양성이다", "국가의 운명이 걸려있는 역점 사업을 우리가 치고 나가지 못한다면 이런 교육부는 필요가 없다. 시대에 뒤처진 일을 내세운 교육이 무슨 의미가 있나. 이런 교육부는 폐지돼야 한다."
나는 도저히 믿겨지지 않았다. 이것이 우리나라 대통령의 말인가 싶었다. 이를 그대로 좋게 이해해보려고 애를 썼다. 말의 맥락과 의도를 봐야한다. 그렇다. 그의 말은 “교육부를 폐지하라”는 게 아니고 산업 발전에 필요한 인재 양성이 시급하고 이를 제대로 수행해보라는 뜻이다. 그의 말에 따라 교육부는 반도체학과의 정원을 증원하는 방안을 모색한다고 한다. 그러나 그의 말은 교육의 본질적 가치와 목적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자신이 강조하고 싶은 것은 잘 알겠다. 이를 강조하는 의미로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말이 전 국민에게 전해지기에 그리고 그 말의 영향력이 막대하기에 말하기 전에 한 번쯤 심사숙고하고 말했으면 어떨까 싶다. 나는 그의 말을 좋게 생각해보고 싶다. 그래야 마음도 편하고 그랬으면 좋겠다. 그러나 혹시라도 그의 말이 실수가 아니라 그의 교육철학이랄까 교육관이 그대로 전해진 것이라면 좀 걱정이 앞선다. 정말 그의 말대로 교육이 국가발전을 위한 경제대국을 위한 수단이란 말인가? 그 역할을 잘 수행하는 게 교육부의 존재이유인가? 그렇다면 나와 같은 교육자도 국가와 산업에 필요한 인재양성을 주목적으로 헌신해야 맞는 건가?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다.
내가 중고교를 다니던 시절엔 이런 생각이 당연시되었다. 우리나라에 자연자원이 빈약하다보니 이를 대체할 것으로 인적자원이라는 말이 중요시되었다. 교육입국으로 교육을 통해 인재를 양성해서 국가와 사회에 이바지 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교육의 중점 과제였다. 이런 생각은 우리나라가 일제강점기와 전쟁을 겪어 나라가 피폐하였기에 일단은 기본적인 경제문제에 집중하자는 논리였다. 우리나라는 일정부분 경제대국에 진입한 성과를 거둔 것이 사실이지만 비민주적인 인권유린과 노동자 탄압 등의 문제와 복지가 유예된 것도 사실이다. 경제가 중요하다고 교육이 그에 집중하다보면 그로 인해 다양하게 필요한 학문 영역이 일그러진다. 즉각적인 산업에 필요한 학과나 학문과 교육도 필요하지만 자칫 기초학문과 다양한 분야의 학문이 고르게 발전하지 못할 수도 있다. 또한 산업만이 아닌 인간 존재 자체에 대한 관심을 통한 교육을 묵과할 수 있다. 또한 지나차게 한 쪽으로 쏠리는 교육과 산업 지상주의 교육은 지나친 경쟁과 실용적 가치만을 중시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자칫 교육이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고 비인간적으로 왜곡될 수 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한다. 이는 당장의 근시안적인 필요나 실용적 가치가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목표와 장기적인 안목으로 교육을 해야 함을 일깨워주는 말이다. 농부는 빨리 수확하려고 모를 뽑지는 않는다. 모를 심고 가꿔서 때가 차면 그때에야 수확을 한다. 지금 당장의 필요와 실용적 가치로 교육을 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문제는 인간관을 왜곡하는 위험이 있다. 국가와 경제에 이바지하는 사람은 인재로 중요하고 그렇게 만드는 것이 교육이면 이런 인재에 도달치 못한 사람들로, 장애인이나 여러 여건으로 그럴 수 없는 사람들은 무엇인가? 이들은 교육의 주된 대상에서 배제돼도 되는 것인가? 우수한 인재에게 집중지원양성이 과연 타당한가? 수월성 교육, 영재교육을 위해 평등교육과 사회적인 약자를 위한 복지적 교육의 가치는 유보돼도 좋은 건가? 우열반을 만들고 우수학교를 집중육성하고 열등한 존재는 배제하는 것의 위험성은 없는가? “잘 될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 스파르타 교육, 영재교육..소수의 영재교육 필요하다. 이들의 재능과 능력을 신장시켜주는 것도 좋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약한 자 편들기도 해야 한다. 이는 동정으로, 그저 마음 편 하려고 하는 게 아니다. 약자들이 누릴 당연한 권리이다. 토끼와 거북이는 평등한 게 아니다, 신체적 구조와 출발선 자체가 불공평하다. 이를 인식하는 것이 인권과 평화 감수성이다. 약자에게 너그러운 마음, 동반성장하려는 양보와 존중과 배려가 있어야한다. 값싼 동정은 아니함만 못하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가 갖는 의미와 파장을 생각해본다. 이는 나와 같은 교사도 마찬가지이다. 무심결에 내뱉는 말, 무엇을 강조하려다 보니 놓치는 것, 혹여 말에 상처받을 사람들을 생각해보자. 또한 내가 갖고 있는 생각이 옳은 것인지에 대한 자각, 그것이 갖고 올 영향도 생각해보자. 교육.. 그것은 멀리보고 깊이보고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기에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임해야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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