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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사(35년 정든 교직의 길을 떠나며)
작성자 김종복 등록일 23.02.14 조회수 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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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렘/눈물/한숨/아련함/기대 - 함께해온 우리, 함께 가야할 여러분 -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하는 오늘 퇴직을 앞두고 선생님들께 몇 마디 전해 봅니다. 지내온 시간을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 시간들이 기억속에 잊혀지는 것이 아니라 작은 울림으로 떠오르기에 살포시 꺼내봅니다.

따뜻한 한 끼 혹은 세 끼를 먹게해준 조리종사원분들, 깨끗한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새벽부터 학교에 나와 청소를 해주신 분들, 학생들의 안전한 등하교를 위해 수고해준 학교 지킴이분, 맛있는 간신을 제공해준 매점 여사님, 그리고 여러 교직원들이 각자의 처소에서 맡은바 역할을 잘 해주시기 때문에 오늘도 학교는 제자리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임을 새삼 느껴 봅니다. 1988년 7월 낯선 조회대 앞에 서서 학생들을 바라보며 교사로서 소감을 말함으로 나의 교직생활이 시작되었다.

설렘: 마음이 가라앉지 아니하고 들떠서 두근거림. 또는 그런 느낌.

저는 35년 전 교사가 되면 학생들에게 도전 정신과 긍정적인 마음으로 꿈을 심어주고, 공동체 학교를 행복하고 건강하게 만들고 싶다는 꿈을 꾸워왔습니다. 이런 설레이는 참마음을 가짐으로 저의 교사 생활의 첫 걸음을 내 딛었습니다. 교직생활과 가르치는 일이 재미있어서 학교에 오면 집에 머무르는 시간보다 동료교사분들과 학생들과 생활하면서 웃을일도 행복한 일도 많아 늘 설레이는 마음을 가지고 학교에 일찍 출근하였습니다. 

눈물: 눈알 바깥면의 위에 있는 눈물샘에서 나오는 분비물

첫 설렘의 기대와 다르게 시간이 지나면서 남다른 사명감을 가지고 생활하였지만 작은 인식의 차이로 선생님들과 보이지 않는 갈등을 겪으면서 저도 모르게 힘든 시간을 보냈고 더욱 서러운 것은 학생들을 향한 마음에 내 마음을 열고 참된 진실로 다가갔는데 그 진실이 보이지 않았을 때도 있었고 학생들이 원하는 대학, 학과에 합격하여 즐거워하던 모습, 마음을 열고 진실의 공감을 형성할 때의 모습에 눈물을 흘린 적도 많았습니다.

한숨: 근심이나 설움이 있을 때, 또는 긴장하였다가 안도할 때 길게 몰아서 내쉬는 숨.

우리가 살아갈 때 가장 필요한 것은 ‘쉼‘이라 생각했는데 교사는 늘 학생들과 호흡하면서 안내자, 희생자, 필요한 존재의 역할을 해야 하기에 쉼보다는 삶의 존재자로 살아온 것 같았습니다. 이런 자신의 모습을 돌아볼 때 삶과 생활의 여유를 가지고 살아야 했지만 그러지 못한 내 자신을 생각해 볼 때 긴 한숨이 쉬어 집니다. 여러 가지 과정 속에서 좀 더 낳은 쪽으로 했으면 지금보다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었는데 하는 일들이 있어서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한 숨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학생들과 생활하는 교사는 후회하는 한숨보다 희망과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아련함: 똑똑히 분간하기 힘들게 아렴풋하다.

긴 터널을 지난 기차처럼 걸어온 지난 교직의 길을 생각해보면 늘 기대감과 설레임으로 가득하는 행복한 교직의 길을 걸었습니다. 마음속에 간직하고 픈 일들, 힘들게 했던 제자들, 무엇보다도 나와 함께 긴 시간을 함께해 준 교직원들, 나의 일을 이해주고 묵묵히 기다려준 가족들을 생각해 보니 아련한 하루하루가 쌓여 두터운 책이 되버렸습니다. 이제는 신뢰와 정과 고마움으로 쌓아온 시간이 멀어져가 빛바래고 아련한 그리움으로 마음속에 남아있습니다.

기대: 어떤 일이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라면서 기다림.

늘 감사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교직생활을 해왔기에 앞으로 펼쳐질 제2의 인생을 생각해보면 이제는 직업이 아닌 취미의 일들을 마음 놓고 하며 살고 싶습니다. 그런 시간이 내 앞에 다가왔기에 즐겁고기대됩니다. 그동안 함께 해주셔서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하나님의 은혜가 선생님들의 가정과 학교에 항상 함께 하기를 기도드리며 저는 선생님들보다 먼저 내려가겠습니다. 건강히 잘 이겨내시기 바랍니다.

2023.2.28 제15대 교장 김종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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