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근영여자고등학교 로고이미지

RSS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네이버밴드 공유하기 프린트하기
봉사활동의 허와 실
작성자 최이정 등록일 09.11.12 조회수 1201
첨부파일
null
최근 다양한 입시 제도가 도입되면서, 학업성적으로만이 아니라 입학사정관을 통하여 개인 환경, 특기, 대인관계, 논리력, 창의력 등 잠재력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해 합격 여부를 가리는 입학사정관제도가 도입되었다. 많은 이들은 입학사정관 제도가 학생들의 폭 넓은 입시기회 제공에 기여 할 것이라고 한다. 입학사정관제도에 대비하려면 평소 학업성적과 독서나 취미생활, 봉사활동 등을 준비해야 한다. 좋은 취지와 뜻을 가지고 도입된 이 제도가 특히 봉사활동 측면에서 볼 때 과연 우리나라 학생들의 현실에 적합한 것일까?

과거에 학생들은 여름방학 또는 겨울방학을 이용하여 농촌에 있는 농민들을 도와 주었다. 계층을 뛰어넘어 함께한다는 의미를 포함하기도 한 이러한 농촌 활동은, 현재까지도 우리나라 학생들의 대표적인 봉사활동의 예이다. 자신들이 뜻과 목적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봉사했다는 점에서 이 활동은 큰 의미를 가진다.

하지만 현재의 학생들은 평일엔 보충수업과 야간 자율 학습으로 인해, 주말엔 학원이나 과외로 인해 여유를 가지고 봉사 활동을 할 시간이 부족하다. 시간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학생들은 중학교 때부터 정해진 봉사활동 시간을 채워야 할 의무가 주어진다. 교내 봉사활동시간과 외부 봉사활동시간이 포함되는 봉사활동 시간은 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우선 우리나라 학생들은 아직 봉사활동이 일반화 되어있는 미국이나 다른 유럽의 학생들처럼 봉사활동이 몸에 자연스럽게 배어있지 않다. 각 학교에서 행해지는 봉사활동에서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스스로 중요성을 느끼지 못한 체 의무적으로 행해지는 봉사 활동은 수박 겉핥기식 봉사활동일 뿐이다.

그리고 외부 봉사활동으로 채워야하는 나머지 봉사시간은 자신이 직접 시간을 내어 불우한 이웃이나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진정으로 돕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이나 다른 어른들의 도움을 빌려 형식적으로 행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게다가 해외 봉사활동 실적을 중요하게 여기는 해외 명문대학교에 진학하려는 일부 고등학생들은 방학 때 수백만 원을 투자하여 해외 봉사활동을 가기조차도 한다. 이렇게 남을 돕고자 하는 개인의 자발적 의지와는 상관없이 '만들어지는' 봉사활동 실적이 미래의 지도자가 될 만한 잠재력을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이 될까? 물론 모든 학생들이 어른들에게 의존하여 형식적으로 봉사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바쁜 와중에서도 시간을 내어 진정으로 남을 돕고자 하는 학생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다만 이러한 봉사정신이 아직 학생들 사이에서 보편화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위해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한국의 학생들이 현재 자유로운 봉사활동을 하기위해는 환경적 제약이 너무 많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입시 준비로 바쁜 학생들에게도 '봉사'에 자연스럽고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보다 현실적이고 다양한 대안이 마련된다면, 봉사문화, 나아가 기부문화까지도 발달한 대한민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전글 본교의 해외교류 프로그램 되돌아보기
다음글 '사교육과의 전쟁' 과연 승산있는 싸움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