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심리)

心連 , 深連 (심연)

다이어터의 보상심리,도덕적 문제에서도?

이름 이순영 등록일 18.09.21 조회수 80
흔히 다이어터 사이에는 '보상 데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동안 살을 빼느랴고 열심히 운동하고 적게 먹었으니,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그동안의 노력을 보상받아 마음껏 먹어도 괜찮다는 심리 때문이죠.

그런데, 이 보상심리가 도덕적인 문제를 만났을 때도 나타난다는 거 알고 있나요?

 

캐나다의 토론토 대학교 로트만 경영대학교의 니나 마자르와 첸보 총 교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와 관련된 실험을 했는데요. 우선 학생들에게 친환경 제품과 일반 제품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어요.

그리곤 이 상품과는 전혀 관계없는 아주 간단한 과제를 하나 주었어요. 대각선으로 분할된 사각형 위에 스무 개의 점이 찍힌 컴퓨터 화면을 보면서 어느 한쪽에 더 많은 점이 반짝일 때 엔터키를 누르라고 지시했죠.

그러면서 한 가지 조건을 내걸었는데요. 정답과는 상관없이 엔터를 누를 때마다 5센트의 돈을 준다고 한 것이죠. 실험은 누구도 지켜보지 않았고 상금도 학생들이 알아서 가져가도록 했어요. 즉 거짓말을 해도 들킬 염려도 없고, 돈도 마음대로 가져갈 수 있는 상황이었던 것이죠!

그 결과!

놀랍게도 친환경 녹색제품을 고른 학생들의 거짓 대답 횟수와 돈을 훔친 건수가 일반 제품을 고른 학생들에 비해 훨씬 높게 나타났답니다.

왜 그런 거냐고요?

그건 바로 아까 말했던 '보상 심리' 때문인데요. 나는 이미 친환경 제품을 선택한 도덕적인 사람이기 때문에, 아주 조금은 이기적인 행동을 한다 해도 나는 여전히 남들보다는 더 도덕적이라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에요. 그러니 이 정도의 도덕적이지 않은 행동을 해도 괜찮다는 보상 심리가 든다는 것이죠. 심리학자들은 이것을 '도덕적 허가 효과'라고 불러요.

이 '도덕적 허가 효과'는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도 나타났는데요. 런던정경대 마가렛 올미스톤 교수와 캘리포니아 주립대 엘라니 왕 교수가 포춘이 선정한 기업 중 49개를 대상으로 사회적 책임과 사회적 무책임 사이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 사회적 책임에 투자를 많이 했던 기업들이 나중에는 무책임한 행동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그 대표적인 예는 미국의 에너지 회사였던 'ENRON'인데요. 이 엔론은 각종 시민단체에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기부의 대명사로 알려졌었죠. 하지만 엔론의 실상은 그렇지 못했어요. 무분별하게 사업을 확장하고 유령 회사를 세워 빚을 감추고, 자금을 조작하는 등의 불법적인 일들을 벌였고, 그 결과 2001년에 파산하고 말았죠.

'도덕적 허가 효과', 결국 도덕적이라고 자신하는 사람들이 비도덕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와 같이 도덕적 우월감이라는 자기 정당화의 늪에 빠지면, 무엇이 문제인지 정확히 보기 힘들어진답니다.

혹시, 지금 여러분의 이야기는 아닌지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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