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샘(문예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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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6 조윤경

이름 조윤경 등록일 19.11.03 조회수 19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솔직히 제목만 봤을 땐 무슨 내용일지 예측이 되지 않았다. ‘다른 무엇도 아니고 왜 하필 고양이인가?’라는 의문으로 영화를 보았는데 내가 죽으면 슬퍼해줄 사람이 있을까요?’ 라는 물음 후에 쓸모없는 것들을 없애고 목숨을 하루 연장하겠다는 부분부터 대충 어떻게 흘러갈지 파악이 되기 시작했다. 뭔가 너무 뻔한 엔딩이 나올 것 같아서 왠지 재미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악마라는 다소 개연성이 떨어지는 존재를 등장시킴으로써 영화의 내용을 환기시키고 그 후에 사라지는 것들에 얽힌 주인공의 추억이 과하지 않고 담백해서 질리지 않고 재밌게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앞서 말했듯이 악마라는 인물의 등장이 개연성이 떨어진다고 느꼈는데, 오히려 이것이 영화가 자연스럽게 흘러가게끔 하는 매개체가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가 주는 감동과 인지하지 못했던, 당연하다 느꼈던 것들의 소중함이라는 교훈이 인상 깊었다. 덕분에 휴대전화, 영화, 시계와 같이 너무나 당연히 여겼던 것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고, 그 무엇보다도 죽음에 대해 돌아보게 된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다만, 다른 것들이 사라진 후, 고양이를 없애지 않겠다고 한 주인공의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았었다. 뭔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해야할까나. 물론, 고양이에 얽힌 추억은 주인공에게 그 무엇보다도 소중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고민했던 모습도 기억이 난다. 하지만 내게 고양이를 없애지 않겠다고 하는 장면은 그 장면이 있기까지의 모든 것들을 부정하고 무시한 것 같다는 느낌만을 주었다. 다른 것들은 그저 생명 연장을 위한 도구에 지났던 걸까. 아니면 다른 것의 잃음을 통해 느꼈던 소중함을, 고양이만큼은 지키고 싶었던 걸까. 아마 의문은, 이 영화가 내게 주었던 그 교훈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물음으로 평생 남아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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